[동영상] 김정은시대 ‘꽃제비’…영하 20도 ‘노숙’


북한 당국은 최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고강도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동시에 경공업대회 등을 개최해 ‘인민생활 향상’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나이 어린 무연고 아동들이 거리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개발 등에 돈을 탕진하면서도 주민생활 및 인권문제는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최근 유엔인권이사회가 22일 채택한 주민의 생존권 및 사회정치적 권리 박탈을 지적한 인권결의안이 ‘공화국에 대한 모략의 산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데일리NK가 최근 입수한 동영상에는 10세 안팎의 ‘꽃제비'(노숙자를 일컫는 북한 말)들이 2월 중순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진 양강도 혜산시 인근 주택가에서 노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한 주택 담 밑에서는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서로 엉켜 추위에 떨며 자고 있다. 오랫동안 제대로 씻지 못해 위생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고, 옷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누더기를 걸친 모습 있다.
   
한밤중에 촬영된 영상에서는 인근 지형 등 주변 환경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지만, 아이들이 눈 쌓여 있는 길가에서 서로 엉켜 노숙하는 모습이 나온다. 카메라 불빛에 잠을 깬 아이들은 흙으로 뒤범벅 돼 있는 얼굴을 심하게 찡그린다.


한 겨울 영하 40도 가까이 떨어지는 중국 창바이(長白)와 맞닿은 혜산 지역은 12~2월 사이에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진다. 촬영 당시 기온은 영하 20도 정도로, 열 살 안팎의 아이들이 동사하지 않고 생존하는 것 자체가 신기할 지경이다.  


북한의 꽃제비들은 한겨울에도 변변한 거처 없이 주택가에서 근근히 연명하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들은 전한다. 낮에는 장마당 등에서 구걸하고 저녁에는 삼사오오 짝을 져서 긴긴 밤을 보낸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꽃제비들은 주택가 쓰레기 더미 주변을 비롯해, 폐건물, 공공건물, 아파트의 외진 곳 등으로 모인다.


영상에서는 촬영자가 “일어나라 아직 여기 있냐? 집이 없니?”라고 묻자, “없어요”라는 아이들의 답이 들린다. 촬영자가 “집이 없냐”며 재차 묻자, 아이들은 기침을 하면서 “없어요”라고 했다.


촬영자는 다음날 오후 꽃제비들이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는 모습을 다시 촬영했다.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4명의 아이들은 둘러 앉아 불을 쬐고 신발과 발싸개(양말 대용) 등을 말리고 있었다. “여기서 일 해줄(할) 사람 없니? 재워주고 먹여주고 하니까?”라는 촬영자의 질문에 꽃제비들은 “무슨일이요?”라고 되 묻는다.


이에 촬영자는 “나무 베고 나르는 일 할 줄 알아?”라고 묻자 한 아이는 “팔이 없어서 나무를 못해요. 기차에 잘렸어요”라고 말했다. 다른 아이들도 “그런 일은 (힘들어서) 못해요”라고 답했다.


2009년 11월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북한 사회는 심각한 양극화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하루벌어 하루먹고 살던 도시 영세민들이 쌈지돈을 북한 당국이 강탈하면서, 이들이 취약계층으로 전락한 것이다. 특히 김정은 집권 1년간 별다른 경제개혁이 나오지 않은 탓에 이혼, 부모의 가출, 아동 유기(遺棄) 등이 늘어나면서 꽃제비로 전락한 아이들이 늘어났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핵실험 성공했다고 떠들어 대고 내부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투준비태세 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의 생활은 바빠만지고(힘들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생활 곤란으로 버려진 아이들이 장마당에서 장사꾼이나 행인에게 구걸해 연명하는 꽃제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은 보통 2, 3명씩 몰려다는데, 장마당 주변에 적게는 10명 많게는 30여명의 꽃제비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국가에서는 꽃제비들을 모아서 ‘구호소’에 보내 집단생활을 시키기도 하지만,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아 도망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북한당국은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 명절에는 특별 단속을 벌여 꽃제비들을 구호소에 강제 수용하기도 하지만 명절이 끝나면 대부분 방치한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최소 7억8,000만 달러를 투입했을 것으로 우리 국방부는 추산하고 있다. 핵개발 비용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비용은 최소 28억달러에 이른다. 


◆꽃제비=가족이나 친인척 등 돌봐줄 사람이 없어 유랑 걸식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북한말이다. ‘꽃제비’의 어원은 여러 설이 있지만 ‘유랑, 유목, 떠돌이’라는 뜻을 가진 러시아어 ‘꼬체비예(кочевье)’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북한의 외교관이나 해외주재원들은 귀국 후 반드시 ‘사상총화’를 거쳐야 한다. 1989년 구 소련 몰락 이후 1990~1992년 사이 러시아에서 귀국한 북한 외교관들은 “구 소련이 사회주의를 포기함에 따라 인민생활이 파탄났고, 유랑자가 크게 늘었다. 그것을 보고 우리식(북한) 사회주의를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확신이 갖게됐다”는 식의 사상총화를 즐겨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소형 캠코더로 러시아 유랑자들의 모습을 담아와 러시아의 실태를 설명하기도 했는데, 이 때 ‘꼬체비예’라는 단어가 북한 간부들에게 처음 소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1995년 봄 굶주림에 시달리던 지방 사람들이 평양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이를 본 간부들이 “우리나라에도 꼬체비예가 생겼구나”라고 탄식하면서, 일반 주민들 사이에 ‘꽃제비’라는 말이 널리 퍼지게 됐다. 







▲2월 중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인근 주택가에서 노숙하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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