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훼드라] 두끼를 굶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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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ilyNK 편집국


강철환씨의 수기 『수용소의 노래』영역판을 읽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그를 만나보고 싶다는 희망을 언급하고 결국 강철환씨와 40분간 면담을 한 이야기가 연일 화제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집회 때 강철환씨가 연설에서 한 표현을 그대로 빌자면 “하늘이 열리고 땅이 생긴 이래 듣도 보도 못한 사회…… 도주하던 친구의 시신에 돌을 던져야만 하는곳…… 쥐를 잡아먹은 날이 최고의 행운이 되는곳…….”

북한에 대해 웬만큼 관심이 있는 남한인들도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하면 강철환, 안혁, 안명철(경비원)씨 정도만 기억하는데 데일리NK 기사의 언급에 의하면 현재 남한엔 수용소 출신 탈북자가 열명 안팎이라고 한다. 북한에 살면서 단 몇 년이라도 그곳에 수감되어본 사람이 그쯤 되는 셈이다.

그냥 북한땅에서도 탈출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데 수용소에서 탈출을 했다니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르겠지만, 수감생활중 탈출한것은 아니고. 수감기간이 끝난뒤 일반적인 북한사회로 복귀했다가 탈출을 한 것이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일정기간 수감생활이 끝난뒤 석방되는 ‘혁명화 구역’과 죽어서도 그곳에서 나오지 못하는 ‘완전통제구역’으로 구분되어 있고 현재 남한에 와있는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는 거의 다 ‘혁명화구역’ 출신인 셈이다.

헌데 월간조선 2000년 5월호엔 유일무이한 ‘완전통제구역’ 출신 탈북자 김용씨의 증언이 실린 바 있다. 그 기사에서 김용씨는 그나마 강철환씨가 있던 15호 관리소를 ‘천국’이라고 표현했다. 혁명화구역이 완전통제구역보다 조금 나은 것도 아니고 ‘천국’이라고 말한 것이다. (* 냉면장사로 유명한 김용씨 말고 동명이인임)

이 기사를 당시 나는 영풍문고에서 읽었는데, 읽고나서 그날 점심과 저녁 먹는 걸 포기해야만 했다. 내용 중 아직까지 잊을수 없는 부분은 북한 농구선수 출신인 ‘갈리영(사망)’이란 사람의 이야기다.

어떤 작업중의 실수로 경비원에게 구타를 당한 적이 있는데 그러고 난 뒤, 그 경비원이 갈리영에게 화장실 배설물 속에 있는 회충을 꺼내 반강제로 입에 넣으며 “이것도 고기니까 먹으라”며 집어넣더란 것이다. 혁명화구역은 그나마 쥐라도 잡아먹을수 있는곳인데 어찌된 일인지 그곳엔 쥐새끼 한마리 얼씬 못하더라는 것이다.

경악할 만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심지어 짐승의 배설물속에 있는, 혹은 도주자의 시신에 쥐어져있는 밤알이라도 주워먹으려는 수감자들. 그리고 그들에게 “너도 인간이냐?”며 구타를 하는 경비원들…….

사내자식이 변변치 못하게 비위가 약한 편이라 시골의 좀 낙후된 화장실만 갔다와도 밥을 잘 먹지 못하는데. 하물며 이 수기를 읽은 그날 내 기분이 어땠겠는가.

앞으로 다이어트를 할 땐 필히 김용씨 수기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까. 그 기사를 읽고나면 도저히 밥을 먹을수 없을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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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드라 (필명, 인터넷 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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