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돌직구녀와 이상규

돌직구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단연 삼성라이온스의 오승환 선수이다. 무표정한 얼굴에 두둑한 뱃심을 깔고 타자들에게 윽박지르듯 던지는 그의 직구를 팬들은 그렇게 부른다. 근데 돌직구녀라 불리는 여성이 불현듯 나타났다. 이 여성은 이 돌직구를 통진당 이상규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던졌다고 한다. 이상규는 두 달넘게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당권파 소속이다. 그런 그가 돌직구를 맞은 사실이 생중계 돼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사정은 이렇다. 22일 ‘통합진보당, 어디로Ⅱ’라는 주제로 열린 MBC 100분 토론에 구당권파를 대표해 이의엽 전 통합진보당 공동 정책위의장, 이 당선자(서울 관악구 을)가 참석했다. 상대편 패널로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김종철 진보신당 부대표가 나왔다. 


토론 중 한 여성 시민 논객이 이 당선자에게 ‘이것만은 꼭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겠다’서 ‘북한인권, 북핵, 3대 세습에 대해 정확한 입장이 뭐냐’고 물었다. 이 당선자는 즉답은 거부한 채 “종북이라는 말이 횡행하는 것 자체가 유감이다. 여전히 남아있는 사상 검증은 양심의 자유를 옥죄어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질문과 그러한 프레임이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경제적 낙후성을 인정하는 투로 “평양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가서 본 느낌은 이랬다. 굉장히 회색빛이었다. 술병도 병뚜껑 기술이 정교하지 못해 기울이면 세더라. 그런 모습은 충격적이었다”면서 “북한에 대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동포애적 관점, 통일의 상대방의 협력에 기초한 관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질문에 대한 답은 회피했다. 


이 시민논객이 다시 “돌려서 이야기하지 말고 정확한 입장을 말해달라”고 촉구했다. 급기야 사회자가 나서 답변을 요구하자 이 당선자는 “이 세가지 질문 자체가 사상검증이고 남북간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평화적으로 끌고 갈 것인지, 악화되는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지의 이분법적이기 때문에 질문 자체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결국은 답변을 유보하는 것으로 상황은 마무리 됐다.    


돌직구녀라는 애칭을 얻은 시민논객과 이 당선자의 대화는 종북세력이 가진 한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국회 진출을 앞둔 당선자가 자신의 생각을 감추고 사상의 자유만을 부르짖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급기야 토론장에 있던 진중권 씨가 자신의 이념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기고 어떻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느냐고 한 마디 거들었다.  


이 당선자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또한 진보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양심의 자유를 옥죄는 것만 부당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북한 독재 권력이 2천3백만 주민의 자유를 옥죄는 것도 실로 부당하다고 말해야 한다. 동포의 비명에 침묵하는 것이 무슨 동포애적 관점인지 모르겠다.  


필자는 이 당선자가 돌직구를 맞고 잠시 잘못 생각한 것이리라 여기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당당했다. 결국 동포애적 관점, 통일의 상대방에 기초한 관점 운운하며 북한의 비정상적인 체제와 행동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낡은 사상적 틀을 지키기 위한 레토릭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 당선자 개인에게 이제 돌직구로 원스트라이크를 줬을 뿐이다. 앞으로 돌직구는 두 개나 더 남아있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건 개인의 몫이다. 퇴출위기에 놓여있는 구단과 운명을 함께하거나 이제라도 국회의원 다운 타격감각을 갖추고 종북주의와 이별을 고하는 길이 있다. 크게 기대하진 않지만 진심으로 고민해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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