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 “스탈린도 北처럼 인권탄압 안했다”

데이비드 호크 전 국제사면위원회(AI) 미국 지부장은 13일 미국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국제난민(Refugees International:RI) 주최 북한인권보고회에서 “유엔인권위에서 세 차례나 결의안이 채택됐는데도 북한 정권의 무관심으로 진전이 없다”면서 “유럽연합이 9월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호크. 그는 탁월한 인권 운동가이자 조사관이다. 2002년 북한 인권 현실을 접하면서부터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해오고 있다. 그는 1994년에는 미국난민협회 위촉을 받고 르완다 현지에서 대학살 사건을 조사했고, 1996년에서 1997년까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UNHCR) 캄보디아 사무소 책임자로 근무했다.

2002년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에서 활동해오다, 현재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에서 북한 종교문제에 대한 조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탈북자와 한국 종교관계자를 면담하기 위해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갔다. 다음은 이한(離韓) 전 <데일리엔케이>와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이번 방문 목적은.

현재 미국 국제종교위원회(USCIRF)에서 북한 종교문제에 대해 조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상, 양심, 믿음(종교)의 자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방한 목적도 이 문제에 대해 관련 전문가와 탈북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주요 조사내용은 무엇인가.

먼저 최근 한국에 입국한 40명의 탈북자를 인터뷰했다. 종교적인 활동을 본 적이 있는지, 교회에 가본 적이 있는지, 종교적인 장소에 가본 적이 있는지, 학교와 직장에서 종교에 대해서 배워본 적이 있는지, 종교의 대상이 되는 것이 있는지(유일사상)에 대해 물었다.

탈북자 대부분 종교시설 본 적 없다

-탈북자들의 반응은.

인터뷰 대상자들은 대개 낮은 (출신)성분의 사람이었다. 대부분은 평양에 가본 적도 없고 종교시설에 대해 전혀 몰랐다. 두세 명 정도가 평양에 가본 적이 있었지만 이들도 교회가 있는지는 몰랐다고 대답했다.

-남한 종교인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의 종교 관계자들과도 면담했다. 이들은 북한을 방문해서 교회나 사찰 같은 종교시설을 방문해본 사람들이다. 그 내용은 밝히기가 힘들다. 보고서를 작성해 차후 공개하겠다.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2년 美 북한인권위원회(U.S. 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에서 조사관으로 일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단체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조사작업을 의뢰해 오면서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위원회는 조사자 자격을 한국인이 아니며, 한국말도 하지 못하는 조건으로 제한했다. 어떠한 선입관도 배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조사 작업을 진행하면서 북한 인권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북한이 다른 국가와 인권문제에서 어떤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가.

북한은 전혀 다른 범주에 속한다. 북한에서는 매우 심각한 인권유린의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성분에 따라 식량, 교육, 직업, 여행, 보건문제, 거주문제까지 결정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오랫동안 제도적으로 꾸준히 인권탄압

두 번째는 정치적인 억압이다. 정치적 반대 의견을 낼 수가 없다. 세 번째는 관리소라든지, 수용소 시스템이다. 재판도 하지 않고 수용소에서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다. 이것은 국제법에 의해서 범죄이다. 이것은 국제사법재판소 법률 7조를 위반한 행위이다.

캄보디아, 수단, 르완다에서는 일시에 대량학살이 이루어졌지만, 북한은 오랫동안 제도적으로 꾸준히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이것이 여타 국가와 다른 현상이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과거 동구 사회주의 국가와 다른 점은?

▲ 데이비드 호크

먼저 북한은 가족을 모두 처벌한다. 이것은 예전에 조선왕조시대의 처벌 시스템에서 존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한 사람이 잘못하면 가족까지 처벌하는 연좌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것은 국제 사법관행에서 모순되는 것이다. 자식이 아버지가 한 일로 처벌을 받는 것은 다른 공산주의 국가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스탈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국 내 대다수 시민단체들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킨다는 이유를 들어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는데.

한국 NGO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식량을 보내고, 이산가족이 만나고, 남과 북이 화해 협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의 전체 인구 40%가 북한 38선 근처의 무기에 의해 공격당할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주장을 낮추려고 하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그런 것(남북교류)을 통해서 북한 인권 개선의 길을 찾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군사적인 대치 때문에 인권유린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한국에서 70-80년대 종교인들,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위해서 운동을 할 때 외부의 도움을 많이 찾았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들을 만나보면 그들(수형자들)에게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북한 인권문제를 외교적인 관계가 있는 나라들의 고위층 사람들이 몇 차례 제기했다. 그렇다고 북한 인권이 악화되지는 않았다. 헬싱키 협정 결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남아공 인종차별정책도 외부의 지원으로 해결됐다.

미국 북한인권법 평가 아직 일러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인권개선은 못하면서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인권법안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없다. 그러나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법안에는 실행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북한 난민의 미국 입국 허용문제는 별 실효성이 없다. 방송을 늘리는 것도 미국보다는 한국이 해야 더 효과가 클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평가를 내리기 이르다.

-북한 인권문제가 사회주의적 현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체제가 문제는 아니다. 체제는 정치적인 문제이다. 유엔 세계인권선언이나 다른 협약들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자본주의, 사회주의, 심지어 왕을 모신 사회에서도 참가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인권 기준을 만들었다. 인권은 체제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체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의 문제이다.

-북한인권을 개선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외부에 이 문제를 알리는 것이 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 다음으로 국제 인권단체들의 활동도 필요하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개선책이 있다. 북한이 북미나 유럽 국가에 투자나 지원, 무역을 원할 경우 국제인권을 지켜야 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매우 중요한 북한의 경제협력 대상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한미동맹이 유지된다면, 경제를 지렛대로 북한 인권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엔케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미국에 있을 때 <데일리엔케이>를 많이 본다.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다. 독자들도 이 신문을 보고 생생한 북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인터뷰/정리: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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