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학생ㆍ교수 한목소리로 “北인권 개선하자”

▲ 23일 명지대에서 ‘탈북자가 전하는 탈북난민 인권실상’을 주제로 열린 강연회 ⓒ데일리NK

23일 저녁 명지대 서울 캠퍼스.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새내기들의 활기로 한껏 들떠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캠퍼스 한 쪽에 위치한 경상관 4419호실에서는 진지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불 꺼진 강의실에서는 북한의 인권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꽃동산’이 상영됐다. 이 곳은 동아리 ‘ZiNKa(Zoom in North Korea)’가 개최한 ‘탈북자가 전하는 탈북난민 인권실상’이라는 주제의 강연회. ‘ZiNKa’는 북한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로, 정식 명칭은 ‘북한의 인권개선과 자유민주화를 위한 ZiNKa’이다.

마침 학교행사와 겹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참여하진 못했지만,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교수님들도 참석해 뜻 깊은 시간을 만들었다.

‘ZiNKa’의 지도교수인 경제학과 최창규 교수는 “과거 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한국의 양심세력들이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북한인권을 외면하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문제는 이념과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찾아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화정책으로 인권유린 개선, 환상일 뿐”

최 교수는 “과거 민주화를 달성할 때도 대학생들이 나섰듯이, 순수한 학생들이 인권문제를 계속 제기해 정부나 지식인층이 북한인권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길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명지대 <독일 및 유럽연구센터> 소장 이영기 교수도 참석, “독일 사람들은 과거 나치, 스탈린 독재 하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며 “이들은 유화정책이나 양보를 통해 인권유린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은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당에서 오히려 인권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제기한다”며 “한국의 진보진영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날 강연에는 1999년 북한을 탈출, 5년 간 중국에서 숨어살다가 2004년 한국에 입국한 한성주(27.가명)씨와의 만남도 이뤄졌다. 한 씨는 중국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후 8개월간 보위부 구류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성분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울 것 없이 자라던 그의 인생에 위기가 닥친 것은 군 고위간부였던 아버지가 지방으로 추방되면서부터. 다니던 학교(평양 금성정치대학)도 중퇴해야 했고, 아버지와 국가에 대한 불만만 쌓여가던 그는 북한을 탈출하게 되었고, 5년간의 중국 유랑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 탈북자 한성주씨의 증언을 듣고 있는 명지대 학생들과 교수 ⓒ데일리NK

“북한에서 태어난 것이 죄”

한 씨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든 고향과 가족들과 헤어져 탈북의 길에 올랐지만 그마저도 끝없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것이 탈북자들의 삶”이라며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고통받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은 인신매매의 위험 속에 놓여있고, 남자들은 하루 종일 힘든 노동을 하고도 제대로 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 중국 등 제 3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현실”이라며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길은 탈북 길보다 몇십 배, 몇백 배의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어느 참석자가 “북한의 상황이 좀 나아졌다고 하던데 실제 어떠한가”라고 질문하자, 한 씨는 “국가나 김정일이 무엇을 해줘서 주민들의 삶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 극심한 식량난을 거치며 주민들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간 것”이라고 답했다.

강연에 참석한 이주영씨(대림대 정보통신학과 05학번)는 “친구의 권유로 오게 됐는데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더 많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면 북한인권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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