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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미동맹의 파기냐, 유지냐를 논할 때가 아니라, 한미관계를 군사ㆍ정치ㆍ외교 영역에서 어떻게 안정시킬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평화네트워크> 주최로 22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한미동맹의 득실을 따진다’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국방연구원> 차두현 국방현안 팀장은 “한미관계의 득과 실을 따져봤을 때 그래도 아직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는 단계”라며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도 해체나 약화보다는 유지라는 차원에서 동맹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21세기 한미동맹은 득보다 실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동맹 유지론은 일정정도 논리적ㆍ현실적 타당성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주장은 대체로 ‘주한미군의 철수=안보불안’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가정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엘리트, 美에 자발적 노예근성?”
정 대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전략 및 중국에 대한 군사적 봉쇄 전략을 유지하기로 한 만큼 우리의 안보위협이 커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남한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전초기지가 될 경우, 한국은 중국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 역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문에 ‘우호적 결별’의 형식으로 한미동맹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호적 결별이란 한미 양국이 동맹의 목적을 달성했고, 동맹 유지의 필요성을 다른 대안, 예를 들어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상호 합의하에 동맹을 해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없으면 결단날 것처럼 주장하는 한국 정치엘리트들의 자발적 노예근성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차 팀장은 한미동맹에 대한 이러한 몇 가지 우려들은 지나친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에 자발적 노예근성을 가지고, 미국이 없으면 큰일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양안문제나, 군사적 전초기지라는 이유로 우리를 공격할 것이란 생각은 심리적 히스테리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의 한국 공격론, 심리적 히스테리 발상”
이어 “중국이 한국을 미국의 전초기지로 보고 공격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미중 관계는 모든 국가가 그러하듯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사이이며, 한미동맹 때문에 중국이 한국에 외교적인 압박과 불이익을 준다는 걱정도 너무 앞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팀장은 “미국의 선제공격론은 분명하고 현재적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정당방위의 개념”이라며 “이것을 다른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공격형 동맹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략적 유연성이 중국과의 갈등을 불러오고, 이것이 곧 군사적 갈등으로 비화된다는 것은 다양한 가능성 중 한 부분만을 끄집어내서 한미관계를 규정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우호적 결별이란 개념도 머리속에서 사고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가능성을 두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