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60년]③노동당 누가 움직이나

올해로 창건 60년을 맞는 조선노동당은 정부보다도 3년 일찍 태어나 북한 정치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1990년 중반 밀어닥친 경제난 속에서 당의 기능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지만 노동당은 여전히 북한 사회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정치조직이다.

‘혁명의 주력군’이라고 불리며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크게 증대되고 있는 인민군도 상층부에 노동당의 집행기구인 군 총정치국이 있고, 중대 단위까지 당조직(정치부)이 설치돼 있다.

군내 당조직을 총괄하는 총정치국의 책임자 조명록 차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군 서열 2위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권부 핵심에 있는 노동당은 누가 움직이고 있을까.

국방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를 정점으로 중앙위 위원과 후보위원들이 노동당 정책을 다루는 정치국과 비서국, 검열위, 중앙검사위, 중앙군사위 그리고 중앙위 산하 전문 부서에 포진, 노동당을 이끌고 있다.

노동당은 1980년 10월 제6차 대회에서 중앙위 위원 145명과 후보위원 103명 등 248명을 선출했으나 사망과 은퇴 등으로 많은 변동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노동당 창건 때부터 당을 이끌었던 김 주석을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등 이른바 `혁명 1세대’급 인사들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속속 세상을 떠나면서 권력은 ‘혁명 2세대’로 이동했다.

현재 계응태.전병호.한성룡.최태복.김기남.김국태.연형묵.정하철 등 2세대 대부분은 70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국과 비서국, 전문부서에서 당의 핵심으로 활동하면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내각을 비롯해 북한 권력기관이 실무형 중심으로 3-4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달리 노동당 핵심간부들의 연령대가 높은 것은 조직을 통한 주민통제 및 사상교육에 주력하고 있는 노동당의 역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노동당에는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국제부, 과학교육부, 군사부, 군수공업부 등 20여개의 전문부서가 설치돼 있으며 그중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는 북한 사회 전반에 대한 당의 영도와 통제를 실현하는 데서 김 위원장의 양팔 역할을 하는 부서다.

특히 조직지도부는 김 위원장이 조직비서 및 조직부장을 모두 겸임하고 있어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조직지도부는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최근 주변의 견제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고 사실상 실각한 가운데 리제강 제1부부장이 발빠르게 그 자리를 메워 2인자로 등극했다.

리 제1부부장은 장 제1부부장의 업무분야를 포함해 사실상 노동당내 업무를 총괄하고 있어 주변에서는 ‘총독’으로까지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떠오르는 인물은 비교적 젊은 나이의 황병서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리재일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이들은 최근 김 위원장의 각종 시찰에 동행하면서 신실세로 부상하고 있다.

노동당내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당의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곳은 대남부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김용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대남 업무를 총괄해 왔으며 2003년 10월 그의 사망으로 제 자리를 찾지 못하던 대남업무는 림동옥 제1부부장의 득세 속에서 남북관계 정상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폐암설이 나돌기도 했던 림 제1부부장은 올해 김 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6.17면담에 배석하면서 각종 대남 업무를 총괄적으로 지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다 1986년부터 2003년까지 내각 국가계획위원장을 맡아 경제시찰단을 이끌고 남측을 방문하기도 했던 박남기 전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 부장에 기용돼 북한 경제를 이끌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리광호 당 과학교육부장을 비롯한 실무와 이론을 갖춘 비교적 젊은 인사들이 전문부서 책임자나 실무급인 부부장 등 자리를 서서히 자리를 메워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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