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열차]성사 주역은 누구

일회성이기는 하지만 50여 년만에 남북 철도가 휴전선을 가로질러 왕래하기까지는 많은 이들의 땀과 열정이 필요했다.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경의선 연결에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 7년 만에 결실을 본 것은 역대 통일부 장관은 물론 총 61회의 크고 작은 북한과의 회담에서 밤샘 협상을 마다하지 않은 실무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북한 핵실험 이후 단절됐던 남북관계를 복원해 열차 시험운행까지 이끌어 냈으며 열차 시험운행 날짜에 합의한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위원장)과 군사보장 조치를 이끌어 낸 정승조 국방부 정책기획관(장성급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등도 일조했다.

아울러 `햇볕정책’으로 열차 운행의 물꼬를 튼 DJ를 비롯해 임동원, 박재규, 정세현, 정동영, 이종석 등 전직 통일부 장관들도 재임 기간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튼실한 기반을 닦았다.

이들처럼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묵묵히 실무 협상을 진행해 온 숨은 일꾼들도 적지 않다.

통일부 김기혁 남북기반협력팀장도 그 중 하나. 김 팀장은 작년 2월부터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의 실무 책임을 맡아 북측과 20여 차례의 공식.비공식 접촉을 통해 시험운행의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김 팀장은 “작년에 행사 하루 전에 시험운행이 무산되자 마치 벼락을 맞은 것같이 멍하고 북한의 협상 파트너들 얼굴도 보기 싫었었지만 곧 더욱 철저히 준비하자고 마음을 가다듬었다”면서 “국민의 변함없는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의 상사인 김중태 남북경제협력본부장도 남북교류협력국 총괄과장과 남북출입사무소장을 거치면서 품어오던 철도 연결의 희망을 남북경협 최일선에서 이루게 됐다.

김 본부장은 “출입사무소장으로 재직하면서 분단의 현장이 화해의 현장으로 바뀌는 과정을 목격하며 철도 연결의 희망을 가져왔다”면서 “앞으로 완전 개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사 실무접촉을 통해 군사보장 조치를 위해 노력한 문성묵 국방부 북한정책팀장과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에 참여한 김경중 건설교통부 남북교통팀장 등도 거론되지 않을 수 없고 철도 연결공사와 지뢰 제거 작업에 투입된 수 만 명의 근로자와 병력도 열차 시험운행을 가능케 한 조력자다.

또한 북측 장관급회담 대표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와 경협위 북측 위원장인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성 철도국 국장 등 북측 경협라인 인사들도 철도.도로 연결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시험운행 성사를 위해 노력했다고 각종 회담에 참석한 당국자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 내부 사정으로 시험운행 날짜까지 잡아놓고 무산시키는 등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적이 있었지만 남측 당국자들과 협상하는 자리에서만큼은 진지한 태도를 견지했다는 설명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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