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추위] 기조발언으로 드러난 쟁점과 전망

남북이 19일 비록 파행을 거듭했지만 제13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전체회의를 열어 양측의 입장을 담은 기조발언을 교환하면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대북 쌀 차관 제공이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양측 모두 기조발언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측의 2.13합의 이행 촉구에 북측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쌀 차관 제공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은 양측이 모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합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과 맞물려 있어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남측은 이 밖에 남북 간 직항로 정기노선 설치 등을 요구했고 북측은 개성공단 내에 북한 은행의 지점을 설치해 남북 은행 간 직거래를 하자는 의사를 비쳤다.

◇ 쌀 차관 제공 어떻게 되나 = 북측은 기조발언에서 지난달 초 20차 장관급회담에서 요구했던 쌀 40만t 차관 제공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김중태 회담대변인이 밝혔다.

북한이 이날 오전 1차 전체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식량 차관합의서 초안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등 쌀 차관에 신경썼던 모습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이미 쌀 차관에 대한 자신들의 의지를 남측도 인식하고 있다고 판단해 기조발언에서는 따로 요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쌀 차관이 연례적으로 이뤄져온 만큼 과거같으면 남측도 큰 고민이 없겠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끊겼던 지원을 재개하는 의미가 있는데다 핵시설 폐쇄.봉인을 비롯한 북한의 2.13합의 이행이 늦어지면서 쌀 차관 제공에 상당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끝난 제20차 장관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쌀 차관을 논의하게 될 이번 경협위의 개최 시기를 2.13합의의 초기조치 시한인 4월14일을 넘겨 잡은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들면서 오히려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우리측은 일단 북한의 2.13합의 이행 의지가 여전한만큼 북한에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한반도 정세의 추가 악화가 없는 한 쌀 차관 제공에 합의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13합의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남측 대표단의 발언에 북측이 `2.13합의를 남북경협에 결부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쌀 차관 제공 합의 과정이 지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쌀 차관에 합의하더라도 지원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경협위 합의문에 쌀 지원을 유보할 수 있는 일종의 조건을 담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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