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만권 KIDA연구위원] “6자회담 재개, 中 역할 회의적”

▲ 지난 2월, 김정일이 中 왕자루이 대표단을 접견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각국의 외교적 행보가 바빠지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이 커지면서, 중국의 역할론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국방연구원> 남만권 책임연구위원은 20일 발표한 ‘북핵 관련 중국 역할론에 대한 의구심’이란 제목의 발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남 연구의원은 “6자회담 성공 여부는 중국의 역할에 달려 있다는 것이 세계의 여론이지만, 중국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북한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중국을 불신하고 있는 이유를 ▲중국의 중재적 역할은 자발적 행위가 아니라 미국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애초부터 미국 측에 편향돼 있고 ▲핵문제는 미북 간의 직접 담판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으며 ▲미국이 중국을 중재자로 선택한 것은 북핵문제를 대화와 설득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를 활용, 핵포기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북한은 중국의 관심이 북핵문제 해결에 있기보다는, 미ㆍ중 관계를 발전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 다자주의적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국의 경제발전 추구와, 양안관계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계산에서 핵문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이 해외로부터 도입하고 있는 에너지의 70%와 식량의 절반가량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은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향후 중국의 대북한 정책 변화가 북핵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에, 중국이 어떤 정책을 취할지에 대해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청화대학 국제관계연구소장 옌쉐퉁의 3월 발언을 인용해 “한국, 중국 등 대부분 국가들이 북핵문제의 조기 해결을 바라지만 미국과 북한 모두 핵문제와 관련 동상이몽 상황이어서 적어도 수년 내에 타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하며, 이러한 상황 속에 중국은 북핵문제를 양안문제와 함께 장기간 가져갈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앞으로 중국은 점점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며, 선택을 내려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끝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미국 측의 대북제제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때 대북제재의 핵심인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우려사안이 해소될 수 있을 정도의 전향적 제안을 내놓았는데도 북한이 계속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핵물질의 대량생산이나 대량살상무기 또는 핵물질을 테러리스트에 유출시킬 경우에는 중국도 북한을 더 이상 감싸고만 있지는 못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