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訪中] 어떤 ‘경협’ 논의됐을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박4일간의 방중기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지도부와 잇따라 회담하면서 북.중간 경협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중간 경협 현안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만한 것은 역시 라진항 합작 개발이다.


라진항을 통해 동해 뱃길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화폐 개혁 실패로 곤궁한 처지에 놓이면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북.중 경협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와 있는 것도 현재로선 라진항 합작 개발뿐이다.


북한은 2008년 중국에 라진항 1호 부두 전용권을 부여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라진항 국제물류기지 합작 개발에 대해서도 중국과 합의했다. 라진항을 중계무역과 수출 가공, 보세 물류 등 국제 교역 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지린(吉林)성은 이미 라진항 개발에 소요되는 30억 위안(5천억 원)의 외자도 유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8년 만에 라선시를 방문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라선시가 특별시로 승격되는 등 북한도 라진항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 첫 행선지로 다롄(大連)을 선택, 물류 전용 부두인 3호 부두를 시찰한 것도 라진항 개발의 ‘롤 모델’로 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역시 지난해 두만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 개방 선도구’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확정하면서 동해로 뻗어나갈 수 있는 라진항 진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훈춘-북한 원정리를 잇는 두만강 다리 보수 공사에 착수했으며 원정리-라진항 고속도로 공사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북.중간 정상회담에서는 라진항 물류기지 합작개발에 대한 논의는 물론 중국이 새로운 동해 진출 루트로 관심을 쏟는 투먼-청진 벨트 경협 방안도 거론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경협 주요 의제로 압록강의 섬 황금평과 위화도의 자유무역지구 개발이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최근 황금평.위화도 개발권을 갖고 있는 룡악산지도총국이 나서 외자 유치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이 일대 개발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이와 함께 국가개발은행과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통한 외자 유치에 중국이 적극 협조할 것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0년내 도로와 철도, 항만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경제인프라 10년계획’을 추진하겠다면서 대풍그룹을 통해 100억 달러의 외자 유치를 목표로 세웠지만 지난해 5월 핵실험 이후 유엔 대북제재가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이외에는 자금 조달을 기대할 곳이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중국이 지난달 12일부터 전면 해제한 자국인의 북한 단체관광과 관련, 북한은 중국측에 좀더 적극적으로 관광을 확대해줄 것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 상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가장 용이하게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관광이기 때문이다. 금광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북한으로서는 그 빈 자리를 중국이 메워주기를 절실히 원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