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家 측근출신] “김정일, 장성택이 도전한다 생각했다”

▲ 지난 1월 28일 2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장성택(뒷줄 원 안) ⓒ연합

김정일의 동생 김경희의 남편으로 북한 내 실질적 2인자 역할을 했던 장성택이 2004년 초반 돌연 실각한 것은 그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된 것을 우려한 김정일의 위기감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월간『북한』최근호는 김일성 김정일 가족의 사생활 지원담당이었던 유수림(가명, 47세)씨의 인터뷰를 통해 장성택이 2000년대 초반까지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둘러오다가 김정일의 경계심을 자초, 결국 숙청에 이르는 과정을 소개했다.

장성택은 1995년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임명돼 당, 군, 내각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오다가 2004년 돌연 실각해 그 배경에 의문이 증폭돼왔다. 장성택은 지난해 말 복귀해 경제 분야에 한정된 업무만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장성택은 김정일을 보좌한다면서 권력관계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며 “과거 김정일이 김일성을 위에 놓고 실질적인 권력을 차지하던 방식대로 상당부분 혼자 해먹은 셈”이라고 말했다.

장성택 숙청과 수도건설총국 사건

유씨는 김정일이 장성택을 숙청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으로 ‘수도건설총국 사건’을 들었다.

수도건설총국사건은 박봉주 내각 총리가 평양시 수도건설총국에 나가 “지금까지 평양시 건설실태, 사용한 자재와 노력 등을 문서로 만들어 보고하라”고 지시하자 건설총국장이 박봉주에게 “장부장(장성택)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우긴 것이 발단이 된 사건.

당시 박봉주는 김정일이 “나와 함께 손잡고 나라 경제를 일으켜 세우자”고 할 정도로 상당한 신임을 받던 시절이었다. 박봉주가 이 사건에 대해 보고하자 김정일은 크게 격노해 “수도건설총국 지휘부를 해산하라”고 지시했다. 유씨에 따르면 수도건설총국장의 발언이 김정일에 대한 장성택의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

장성택은 현재 수도건설부 1부부장으로 철직의 배경이 된 부서에 재등장했다. 그러나 실권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약화됐다는 것.

장성택 측근 포함 가까운 간부들 대부분 숙청

이 외에도 장성택 부하의 호화 결혼식 사건, 김일성 특각에서의 방탕한 파티 개최 등이 연이어 발각되면서 장성택은 철저히 김정일의 눈 밖에 났다고 한다.

유씨는 “김정일은 2004년 3월 장성택을 독일로 병치료를 보낸 후 중앙당 검열 1과를 동원해 장성택 관련 부서에 대한 철저한 검열을 지시했다”면서 “장성택의 측근은 물론 그가 간부사업을 실시한 사람들 모두를 정치범수용소에 보내는 등 숙청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검열과정에서 사건이 많이 나오자 정식으로 장성택을 불러 검열했다”며 “그가 제1부부장 자리를 내놓고 구금된 것은 2004년 11월이었으며 당시 그는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성택의 측근은 물론 측근의 심복까지 숙청했다”면서 “장성택이 숙청되기 전에 그가 추천해 중앙당 부부장에 올랐던 두 명이 정년퇴직을 했는데, 이 사람들까지 다시 불러다 심문하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유 씨는 “장성택이 최근 다시 복권되었지만 힘은 없을 것”이라며 “장성택은 김정일에게 충직하면서 개인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있으나 간부사업이나 누구에게 도움을 주는 사업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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