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분석] 北 핵실험, 국제사회에 어떤 파장 가져오나?

북한 핵실험이 미칠 국제적 파장으로는 우선 핵비확산 체제의 약화다.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행위가 국제적으로 용인된다면 다른 나라들도 핵무기 포기를 약속하고 NPT 회원국으로 남아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로써 NPT의 정당성은 훼손되며 화학무기폐기조약(CWC), 생물무기금지조약(BWC), 미사일기술수출통제기구(MTCR) 등의 존립기반도 함께 약화될 것이다. 국제 비확산 체제들이 약화되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이 촉발된다면 각국은 더 많은 안보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한국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핵실험 이후 미북 간의 강경대치는 한반도 안보환경에 즉각적인 파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그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간주할 것이다.

미국은 당연히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의 전면적 확대, 유엔안보리의 추가 결의문 추진, 금융제재 확대 등 압박조치들을 취할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대북 선제공격 계획도 수립할 것이다.

현재로서 북한이 굴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한은 군사태세의 강화와 함께 대미 전쟁 불사 선언, 대규모 군중대회 개최, 대중러 생존외교 강화, 대남 압박, 대일 위협, 체제단속 등으로 대응할 것이다.

핵을 보유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미국의 군사행동이 없더라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높아질 것이며, 이는 곧 한국의 안보불안, 사회적 분열, 경제활동 위축 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동북아 국제질서에 미치는 파장

북한의 핵실험이 동북아 국제질서에 미칠 파장이 한국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심대하고 직접적인 파장이 될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일본의 즉각적인 대응을 초래할 것이다. 일본은 북한 대량살상무기를 안보불안 요인으로 보고 대비하려는 자세와 함께 이를 일본 스스로의 군사·정치적 강대화를 위한 빌미로 사용하려는 자세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런 ‘두 마음’을 가진 일본으로서는 북한의 핵실험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여 선택의 폭을 넓히려 할 것이다. 7월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나카소네 전 수상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당장 핵무장을 요구하는 것이기 보다는 일본이 취할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었을 것이다.

물론, 미일동맹이 일본의 핵무장을 막아주는 ‘병마개(bottle cap)’ 역할을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빌미로 일본이 당장 핵무장을 결행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핵실험은 일본의 보수세력을 자극하고 군사현대화를 촉진시키는 명분이 될 것이다.

일본은 최근 미일 미사일방어(MD) 공동연구 합의(1998) 및 MD 실전배치 추진, 이지스함 및 AWACS 전개를 통한 정보능력 증강, 정찰위성 발사, 방위청 정보본부 확대, 주변사태법(1999. 5), 대테러특별조치법(2001. 11), 유사법제(2003. 6) 등을 통한 자위대 영역 확대 등 많은 군사현대화 조치들을 취해왔고, 북핵이나 미사일 문제는 이를 위한 훌륭한 명분이 되어왔다.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 지도자들이 행한 ‘적기지 공격력 필요성’ 발언도 결국 일본의 두 마음을 대변한다. 즉,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당연한 발언인 측면과 함께 차제에 전수방위 개념에서 탈피하여 정치적·군사적 강대화를 서두르겠다는 측면도 포함하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행보는 그렇지 않아도 ‘화평발전(和平發展)‘의 구호아래 차근차근 지역 맹주국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과의 상충이 불가피할 것이며, 결국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대치하는 대결적 국제질서의 태동을 앞당길 것이다.

이러한 사태진전은 새로운 군비경쟁 및 대량살상무기 경쟁을 동반하여 동북아의 안보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며, 한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은 더 많은 안보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특히, 대량살상무기의 보유를 추구할 수 없는 한국은 전략적 왜소화(矮小化)를 피할 수 없으며, 대결적 국제질서의 부상과 함께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기로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 미치는 즉각적 파장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와 한국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파장을 미칠 것이다. 북핵에 의한 한국의 인질상태가 심화되고 남북한 군사균형의 변질도 불가피할 것이다. 현재 재래군사력에 있어 북한의 양적 우위와 한국의 질적 우위가 상쇄되고 있으나, 한국이 대응수단을 강구할 수 없는 대량살상무기 분야에 있어서의 비대칭 위협(asymmetric threat)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핵우산이나 국제사회의 대북 억제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실험은 한국의 대미 및 대국제사회 안보 의존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사회에 대북 배신감이 팽배하면서 대북 유화정책에 대한 사회적 지지기반은 급속히 훼손될 것이다. 경제활동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의 단독행사 논의도 지속하기 어렵게 될 것이며, 한국의 핵무장 또는 미국 전술핵의 재반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북압박을 북한 핵실험을 가져온 원인으로 지목하는 반미주장들이 분출되어 한국사회는 극심한 보혁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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