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①]北 ‘정상국가’로 가는 6가지 전략대안

북한의 핵 실험 이후 햇볕정책이 존망의 위기에 섰다.

‘햇볕’이란 단어조차도 싫어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햇볕 정책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생각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좀 급해진 것 같다. 김 전 대통령까지 나서서 햇볕 정책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정책이 존망의 위기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과연 햇볕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햇볕 정책이 폐기되어야 할 정도로 문제라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

1. 햇볕정책의 본질

먼저 햇볕 정책의 본질이 무엇인지 재구명해보자. 햇볕 정책이란 이솝우화에서 인용된 것이다. 나그네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였는데 강풍보다는 햇볕이 더 유용했다는 얘기이다. 즉, 북한 또는 김정일 정권에게 압박이 아니라 지원을 통해서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처럼 스스로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서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나아가 통일을 이룩한다는 것이다.

햇볕 정책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정책의 가정과 수단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햇볕 정책의 가정은 북한을 움직이는 김정일 정권은 대외적 여건만 갖추어지면 반드시 중국처럼 개혁, 개방의 길로 나선다는 것이다. 그리고 햇볕 정책은 그 정책 수단으로 대북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대북 지원은 주로 경제적, 물질적 지원과 외교적 지원이다. 어차피 북한의 개혁, 개방은 김정일 정권이 결심해야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김정일 정권이 압박으로 느낄만한 정책 수단은 배제하고 김정일 정권이 좋아하는 정책 수단을 택해서 지원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금강산 관광, 개성 공단 등 김정일 정권에게 직접 현금이 제공될 수 있는 정책이 채택되었다. 또 인도주의적 지원에 있어서도 분배의 투명성을 꼼꼼이 확인하는 것은 김정일 정권이 싫어하기 때문에 분배의 투명성이 무시되더라도 지원하는 정책을 택했다. 이런 지원 정책을 통해서 김정일 정권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면 북한은 반드시 개혁, 개방의 길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이 논리를 좀 단순화 시키면 1) 김정일은 개혁, 개방을 향해 충분히 갈 수 있다. 2) 따라서 김정일에 전폭적인 올인(All-in) 지원을 하게 되면 3) 북한을 반드시 개혁,개방으로 이끌 수 있다는 논리이다.

2. 북한 핵 실험의 의미

그럼 햇볕 정책 입장에서 북한 핵 실험은 무슨 의미인가?

북한의 핵 실험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햇볕 정책의 전제 조건에 파열구를 냈기 때문이다. 북한의 개혁, 개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은 주변 국가들, 특히 중국, 한국, 미국,일본, EU 등과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나 핵 실험은 김정일 스스로 개혁, 개방을 위한 대외 여건을 스스로 차단하고 고립화 노선으로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중, 미, 일, 한, EU 등 국가들은 일관되게 북한이 핵 개발을 하지 말 것을 설득해 왔다. 특히 중국도 북한이 핵 개발을 하고 핵 실험을 하게 되면 대북 정책을 전환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핵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였다. 중국이 이에 찬성한 것은 물론이다.

결국 북한의 핵 실험은 김정일의 개혁, 개방 포기 선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햇볕 정책의 핵심 전제 조건이 오류였음을 김정일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일의 핵 실험은 햇볕 정책의 종언을 고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3. 새로운 대북 정책의 원칙-수단-목표

그렇다면 새로운 대북 정책의 내용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선 대북 정책의 목표는 햇볕 정책과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즉 북한을 현대 사회의 일반적인 정권처럼 정상적인 정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정일 정권은 이를 단호히 거부한 것이다. 비정상적인 국가로 개혁, 개방을 계속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이랬을 때 대북 정책의 새로운 대안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핵을 폐기하고 개혁, 개방 노선으로 나갈 수 있는 세력이 북한의 새로운 정권을 장악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지원하는 것이 새로운 대북 정책의 핵심 목표가 되어야 한다. 즉 ‘新 대북정책’은 북한 내 새로운 대체세력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무력을 통한 정권교체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배제되어야 한다. 무력을 통한 정권교체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 물질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또는 북한이 남한을 포함한 주변국가를 선제 공격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정권교체나 대체세력 형성 등을 천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국 정부의 외교적 레토릭은 “북한의 정상국가로의 전환을 지원한다”가 적절하다. 정상국가란 국제규범과 법규를 준수하며 국가가 범죄 행위에 개입하지 않고 자기 국민들의 안녕과 인권을 1차적으로 중요시하는 국가를 말한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김정일 정권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인권 규범을 이행하는 등 정상국가로의 전환을 시도한다면 당연히 김정일 정권을 교체할 필요성은 없어진다.

하지만 현재 김정일은 너무 멀리 나가버렸다. 이제 김정일에 대한 환상을 버릴 때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북한을 정상국가로의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도 북한 내 대체세력 형성 여건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정부의 정책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대략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정도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1) 북한 정상화 지원 법안, 북한 정상화(인권 포함) 기금 설치
2) 북한정보 유통 촉진
3) 인도주의 지원
4) 북한의 새로운 리더쉽 지원
5) 주변국들과 북한의 미래에 대한 전략적 비젼 공유
6) 전략적 상호주의

대략 이와 같은 관점에서 앞으로 하나씩 검토하도록 하겠다.(계속)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