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10년] 현대 대북사업 ‘살얼음판’

금강산 관광이 4개월째 중단된 채 오는 18일 10주년을 맞이한다.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은 당초 금강산 관광 10주년을 맞아 성대한 행사를 계획했지만 지난 7월 남측 관광객이 금강산에서 북측 초병에게 피살된 뒤 관광 중단이 계속됨에 따라 조촐한 내부 행사만 치르기로 하는 등 우울한 분위기다.

올해 10주년 행사 전까지 내금강 비로봉 개방에 이어 백두산 직항로 관광까지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던 현대는 오히려 금강산 관광 중단 장기화라는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자 적잖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 금강산 관광 최대 위기 직면 = 지난해 금강산 관광 9주년에 남북에서 수많은 관계자들이 모여 자축을 하고 내금강을 둘러봤던 것과는 정반대로 올해 10주년에는 적막감만 흐르고 있다.

현재 금강산에는 관광객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현대아산 직원을 포함해 100여명이 남아 시설물만 관리하고 있으며, 북측 또한 10주년과 관련해 축전 등도 보내지 않은 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1988년 11월 18일 금강호의 첫 출항을 시작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7월 11일까지 195만6천명이 다녀갔다.

금강산 관광은 2003년부터 육로관광이 시작돼 2004년부터 바닷길이 아닌 육로로만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3월부터 자가용 관광도 가능해졌다.

금강산 관광객은 2006년 24만명, 2007년 35만명을 달성했다. 올해는 43만명을 기대했지만 갑작스런 관광 중단으로 20만500명에 그치고 있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매출 3천여억원에 10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3년 연속 흑자 행진을 했으나 올해는 금강산 관광 중단 때문에 매출이 2천억원대 초반에 그쳐 적자로 반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아산측은 16일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10주년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데 불미스런 일로 중단돼 너무 아쉽다”면서 “우리는 조만간 관광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금강산 사태에 현대 대북사업 ‘올스톱’ = 현대아산을 통해 대북사업을 총괄 지휘해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또한 속이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해 12월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개성 및 백두산 관광이라는 선물을 받아 한껏 고무됐었다. 또 올해에는 비로봉 관광까지 합의돼 금강산 관광 사업의 확대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남북 관계 경색에 따른 금강산 관광 중단 장기화로 모두 중단돼버렸다.

금강산 길이 막히면서 현 회장은 지난 8월 고 정몽헌 회장의 추모식 행사 조차 금강산에서 치르지 못했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 사업이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라는 점에서 “대북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돌파구가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다.

특히 북한군이 12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할 것이라고 밝혀 개성 관광에는 파장이 미치지 않기만을 기대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갈수록 남북 관계가 꼬이면서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되고 이에 따라 현대아산의 경영 압박이 심해지는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내년도 전반적인 그룹의 경영 환경도 좋지 않아 현 회장은 대북 사업에만 전념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10주년에 특별한 행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면서 “하루빨리 좋은 소식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