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30신] “납북자 송환, 이제 시간이 없다”

▲ 호소문 읽는 6.25 납북자 가족

<6.25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 이미일 회장은 “한국전쟁 납북자 생사확인과 송환을 위해 국제연대를 통한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회장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더 이상 기다고 싶어도 기다릴 시점이 지났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납북자와 가족의 아픔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처절하고 오랜 가족사의 비극이며, 슬픈 인권유린”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정부가 자국민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6.25전쟁 납북자 실태파악과 생사확인, 문제해결에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했다. 이회장은 이어 북한당국에 납북자 생사확인과 송환을 호소했다.

— 다음은 납북인사 가족협의회의 호소문

북한인권국제대회 호소문

북한에 강제 억류된 피납치자와 북한 동포의 인권보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께 북한의 납치로 인한 인권 유린에 대하여, 그 진실을 알리고 호소할 수 있는 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한국전쟁납북자와 남한에 남겨진 가족들은 55년이 넘도록 가족의 생사도 모르는 심각한 인권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북한은 1946년 7월 당시 김일성이 남조선에서 인테리들을 데려오라는 지시에 의해 남한 주요인사들의 명단을 작성하였고,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남한을 점령하자 곧바로 명단에 의하여 남한 주요인사들을 가족과 분리하여 가족과 분리하여 계획적, 조직적으로 납치, 북송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전쟁이 장기화되자 남한 전역에서 청장년들을 의용군과 노무자로 강제 징집하여 전쟁터로 보내거나 강제 북송하였습니다.

우리 가족회가 발견한 1952년 대한민국 정부 작성 한국전쟁 피납치자 명부에 의하면 그 수가 82,959명이나 되는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납북되었습니다. 우리 가족회에서는 한국전쟁 납북사건을 입증하기 위하여 관련 증거자료들을 발굴 수집해 왔으며 지난 2005년 6월 25일 한국전쟁 납북사건 자료원을 개원하였고, 현재 피랍 당시 상황에 대한 목격자들의 증언채록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납북사건에 대한 보다 더 객관적이 증거 자료는 1950년 10월 주한 미대사관에서 조사하여 본국으로 보낸 보고서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미 국무부 기밀문서로 보관되어 있으며 당시 정황이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동력이 없는 자는 북한 전출을 금한다는 북한 당국의 비인도적인 지령으로 단란한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가, 또 부모에게는 자신들의 생명보다 귀한 아들이 가족과 강제 이별을 당해야 했습니다. 우리의 납북된 가족들은 북한에서 출신성분이 나빠 최하위 계급으로 온갖 노동 형벌과 고문에 시달리며 정치범수용소나 강제 노동교화소 등에서 한많은 생을 맞이 하셨거나 신음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을 하루아침에 빼앗긴 후 생사도 모른 채 살아야만 하는 남겨진 가족들은 55년이 넘도록 오늘도 오매불망하며 고통속에 살고 있습니다. 납북된 우리 가족들이 차디찬 북한 땅 어디에 과연 살아는 계신지, 굶주리며 고통을 겪고 계시지는 않는지, 돌아가셨다면 언제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 묻혀 계신지, 이 곳의 가족들은 그 분들을 그리면서 북녘땅을 바라보며 애를 태우다 눈도 감지 못하고 한 분 두 분 세상을 뜨고 있습니다.

이미 고령이 되신 그 분들이 연세로 미루어 보아서도 우리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집니다. 남은 시간이 정말 없습니다. 더 이상 기다리고 싶어도 기다릴 수 없는 시점에 와 있는 것입니다.

우리 납북 1세대들이 모두 세상을 뜨고 나면 생사가 확인된 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버지들이 납북되고 홀로 남겨진 어머니들은 온갖 험한 일을 하며 우리 자녀들을 키우고 가정을 지켜 왔습니다. 슬픔과 그리움으로 눈물의 세월을 보내며 지금까지 납북된 아버지를 기다려온 어머니에게, 그리고 오직 납북된 아들이 살아 잇기만을 기원하며 마지막 생명줄을 놓지 않고 남아 있는 어머니들에게 소식을 주십시오. 우선 생사라도 알려 주십시요. 납북된 아버지의 아들 딸들이 반세기가 넘도록 아버지라고 단 한 번만이라도 불러 보고 싶어 북녘 땅을 바라보며 눈물짓는 그 서러운 눈물을 이제는 멈추게 해 주십시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복 수 없는 처절하고 오랜 가족사의 비극이자 슬픈 인권유린은 이제 끝이 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그 동안 대북협상 과정에서 ‘전략’이라면서 ‘한국전쟁 납북자’라는 용어 대신 ‘전쟁시 소식을 모르게 된 사람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생사와 소재파악을 위한 합의를 세 번이나 하였습니다. 우리 한국전쟁 납북자 가족들은 더 이상 참고 기다릴 수 없어, 그러한 용어 사용도 감수하면서 성사되기를 그나마 기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3년이 넘도록 한국전쟁납북자 면담을 작성하기 위하여 정부당국에 실태파악을 해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아직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과연 정부가 자국민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6.25전쟁납북자 실태파악과 생사확인 및 문제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북한 당국에 호소합니다. 이제 더 이상 같은 민족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남은 가족들이 다 세상을 뜨기 전에 우선 우리 가족의 생사를 확인해 주십시오. 그리고 살아계신 분이 계시다면 서신교환과 가족에게로 돌아 올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돌아 가신 분은 유해라도 송환해 주십시오.

납치는 인간을 말살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가장 극심한 인권유린입니다. 한 인간의 생명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에 있는 우리 납북된 가족들에게 영원히 잊지 않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 영원한 사랑으로 납북된 가족을 반드시 우리 곁으로 모셔오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의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전쟁납북자 생사확인과 송환에 대하여 국제연대를 통한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요청하며 호소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리는 8~10일 DailyNK는 인터넷을 통해 행사를 현장 중계합니다. 국제대회의 진행상황을 가장 빠르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대회 특별취재팀 dailynk@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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