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회담] 서해특별지대도 차질 불가피

남북이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서해상 공동어로수역 지정에 실패하면서 `2007 남북정상선언’의 핵심 합의사항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갈등의 바다’인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공동어로수역 조성 ▲해주 경제특구 ▲해주항 활용 ▲한강하구 공동이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 통과 등 5가지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귀환보고회에서 이를 두고 “공동선언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진전된 합의”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5가지 사업 중에서도 공동어로수역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의 첫 단추로 여겨져 왔다.

정부 당국자는 “공동어로수역을 통해 NLL(북방한계선)과 관련된 논란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정상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 문제를 남북장성급회담에서 빠른 시일 안에 협의ㆍ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행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달 초 제1차 총리회담에서 남북은 공동어로사업을 2008년 상반기에 착수하기로 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남북 정상의 의지를 등에 업은 양측 군 수장이 2박3일 간 머리를 맞대면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난제가 갑자기 돌파구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어로수역 조성과 관련한 남북의 첨예한 입장 차가 정상회담 이후에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낙관적 전망을 더욱 힘들게 한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남북 정상간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공동어로수역 지정에 실패한 것은 그만큼 NLL에 대해 남북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원칙이 있다는 것”이라며 “쉽제 풀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임기가 석달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이 사실상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개념을 구상하고 북측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의를 이끌어 낸 현 정부에서 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하지 못했는데 다음 정권에서 하기는 더욱 어렵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남북이 12월 중 개성에서 열기로 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추진위원회도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 지 불투명하며 열리더라도 심도있는 논의를 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공동어로수역은 좀 호흡을 길게 갖고 봐야할 것같다”면서 “남북관계가 발전하고 군사적 신뢰구축이 이뤄지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공동어로수역과 관련해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정상회담 이행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국방장관회담 결과가 다소 아쉽지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답방 등의 이벤트가 남아있으니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동력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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