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회담] 긴장완화.경협촉진 장치 마련 `의미’

남북은 7년 만에 열린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지난달 양측 정상이 합의한 정상선언의 군사분야 이행을 위한 7개조 21개 항의 공동합의서를 채택했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군사공동위원회 구성.가동과 내년 차기 국방장관회담 개최 등에 합의함으로써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지난 정상회담과 총리회담을 통해 경제협력공동위원회(경협)와 사회문화협력추진위원회(사회문화) 구성에 합의한데 이어 군사분야 공동위원회까지 가동키로 함으로써 남북간 전방위 협력의 틀이 완비된 것으로 일단 평가된다.

또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 수송 등 남북 정상이 합의한 각종 경협사업의 군사적 보장을 우선 추진하기로 합의, 남북 경제협력과 군사적 긴장완화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인 서해상 공동어로수역 및 평화수역에 대해서는 끝내 이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장성급회담에서 추후 논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정상선언의 핵심내용인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합의 내용과 관련, 우선 주목되는 부분은 남북이 1992년 기본합의서에서 합의했지만 이행이 안된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의 부활이다.

남북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온 불가침경계선 구역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조항과 함께 군사적 신뢰조치와 해상불가침경계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차관급)를 구성하기로 했다.

군사공동위는 이르면 내년 초쯤 1차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며 우리 측에서는 국방부, 합참, 외교부 인사 등이 참여하고 분과위를 구성해 분야별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이 군사공동위 구성과 함께 2004년 6월4일 이미 합의한 서해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함정간 통신 등 `6.4 합의서’의 철저한 준수, 쌍방간 통신체제 현대화, 무력불사용, 종전선언을 위한 군사적 협력, 분쟁의 평화적 해결 등을 재확인한 것도 우발적 무력충돌과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또 내년에 서울에서 제3차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 남북국방장관회담의 정례화를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경협사업을 군사적으로 보장하는 조치에 합의한 것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이번에 합의하지 못한 서해공동어로를 비롯해 한강하구 개발, 문산∼봉동간 화물열차 운행, 서울∼백두산 직항로 개설 등의 군사적 보장대책을 군사실무회담에서 최우선적으로 협의, 해결하기로 해 경협사업의 활성화를 뒷받침했다. 또 남북관리구역의 통신.통행.통관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위해 다음달 초 판문점 통일각에서 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이 북측 민간선박의 해주항 직항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북측이 공동어로수역에 합의하지 않은 것에 비춰보면 다소 의외다.

해주항 직항로 허용과 관련해 회담 전부터 민간선박을 위장한 북측의 무장선박 통과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북측이 NLL 무력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어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25 전사자에 대한 유해발굴 필요성에 대해 양측이 공감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를 위해 남북은 비무장지대에서의 전사자 유해발굴을 위한 공동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도 서해상 공동어로수역의 구체적 이행을 위한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남북 군사당국 간 깊은 불신의 골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공동어로수역 설정은 북측이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직결돼 있는 것으로,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첫날부터 팽팽히 맞서왔다.

우리 측은 북방한계선(NLL)을 기선으로 가급적 등면적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자는 입장을 펼친 데 반해, 북측은 NLL 아래쪽을 평화수역으로 지정해 그 곳에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남북은 공동어로수역 문제가 이번 회담을 파행으로 몰고갈 `뇌관’으로 작용하자 결국 향후 장성급군사회담을 열어 계속 논의하기로 하는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동어로수역과 이를 평화수역화하는 방안은 남북 정상이 합의한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을 위한 핵심사항이기 때문에 서해 특별지대 조성에도 일정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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