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회담] `공동어로수역’에 막혀 비관론 고개

평양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남북 대표단이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에 대한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남북은 회담 이틀째인 28일 평양 대동강변의 송전각 초대소에서 전체회의에 이어 실무대표 접촉을 잇따라 갖고 공동어로수역 위치와 관련한 입장을 조율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산∼봉동간 화물열차 운행과 한강하구 개발, 해주항 직항로 통행, 서울∼백두산 간 직항로 개설 등에 필요한 군사보장조치 등의 의제는 제대로 논의도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로 지목됐던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와 관련한 양측의 이견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컸다.

공동어로수역 문제는 단순히 서해 지도에 특정한 위치를 정해 선을 그으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양측 모두 `영토’에 근접한 개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고도의 정치적 해법이 없는 한 쉽게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리 측은 1953년 이후 실질적인 해상경계선 역할을 해온 북방한계선(NLL)을 완전히 배제시킨 채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공동어로수역을 NLL 남쪽에 설정함으로써 NLL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남측은 NLL을 기선으로 가급적 남북에 걸쳐 같은 면적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해 공동의 이익과 서해평화를 달성하자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는 NLL을 영토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민정서 등을 정부가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북측도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는데 복합적인 계산을 하고 있어 보인다.

북측은 한강하구에서 끝나는 지상의 군사분계선(MDL)을 서해쪽으로 비스듬히 내려가는 해상분계선(경계선)을 1999년 일방적으로 선포한 바 있다. NLL 아래쪽 해상과 이 분계선 사이에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이곳에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NLL을 대신한 새로운 해상불가침경계선 설정을 위한 협의에 대비한 고도의 계산이 깔린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 측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위원장 차관급)를 가동해 해상불가침경계선 뿐 아니라 군인사교류, 대규모 훈련 일정 상호통보, 군축문제 등을 협의하자는 제의로 돌파구를 열어보겠다고 나섰지만 북측은 요지부동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소식통은 “매듭을 풀기가 참 어렵다”며 “밤 늦도록 실무대표 접촉을 해서라도 최대한 이견을 좁혀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북이 난관을 극복하고 막판에 극적 타결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남북 모두가 정상들이 합의한 정상선언 이행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군사분야 합의사항이 차질을 빚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측 사회에서 갖는 절대적 의미를 감안하면 오히려 북 측이 남측 보다 더 큰 부담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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