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중고등부 최우수상] 진보의 그늘

진보의 그늘


최환웅


7차 교육 과정을 받고 자란 94년생인 나로서는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 간첩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의 지식 밖에 없었다. 하물며 남한의 지하당이나 종북 좌파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리도 없었다. 다만 부모님이나 나이 지긋하신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들은 옛날엔 간첩이 많았다던가 사상이 불온한 사람들은 잡혀갔다던가 하는 이야기들로부터 우리나라가 그랬던 시절도 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뉴스와 신문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보수와 진보가 무엇인지, 종북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종북 좌파라는 세력에 대해 그동안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자본론을 신봉하는 마르크스주의자였다. 하지만 학교에서 정치 경제 시간에 마르크스에 대해 배우고 나서는 이걸 사상으로 삼아 반정부 행위를 꾸미는 사람이 지금도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마르크스의 이론은 매력적이지만 소련의 몰락이 보여주듯이 비현실적이고 너무 현대 사회랑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사상에 대해 점점 더 자세히 알아가게 되면서 현대의 공산주의는 그 때와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어왔던 종북 좌파 세력은 내가 생각하던 것과 대체로 성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북한이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요소, 민족주의, 반미 투쟁 등의 영향으로 발생한 주체사상파는 1980년대 이후 남한에서 지하당의 주된 구성 세력이 된다. 책도 주로 이들 주사파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이들 주사파의 큰 특징이 따로 북한의 간섭 없이도 자생적으로 발생하였다는 점으로써 이 점이 상당히 신기하고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환상만을 쫓아 스스로 조직을 꾸리고 연구하고 북한의 간첩이 접촉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명령을 따른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 순진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다. 1980년대는 이미 남한이 북한에 비해 경제적으로도 앞지른 상황이고 북한에 대한 정보도 그 전보다 더 많이 알려진 상황인데 이를 위조된 통계로 생각하고 주사파가 된 사람들도 많은듯하다. 주사파였던 그들의 현재 행적을 보면 일부는 북한의 현실을 알고 전향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점과 북한의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금도 왕재산 사건등이 발생하는 것은 종북 세력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들을 볼 때 사람은 믿는 것만을 본다는 말이 실감이 간다.


요즘 종북 좌파 세력이 큰 이슈가 된 것은 특정 정당들 때문이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꼭 유명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종북 세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각 종 인터넷 신문들 및 기사에 달리는 여러 댓글들,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서의 정치적인 토론에서 볼 수 있는 글들, 어디를 가더라도 북한을 찬양, 미화하고 근거도 없이 우리나라 정부와 미국을 비난하는 글들을 볼 수 있다. 젊었을 때 남한의 체제 전복을 기도하던 종북 정치인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의 결과는 끔찍하지만 민주주의적인 정치 과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종북 네티즌들이 유권자로서 종북 정치인들에게 표를 던진다면 종북 정권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지하 조직 등을 통해 오프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종북 세력의 확장은 자수나 신고 등의 방법으로 막을 수 있고 현재 잘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상의 정치적 활동에 대해서는 잘 감시나 규제가 안 되고 있다. 블루 아이즈 등의 단체와 그 밖에 여러 네티즌 분들이 신고를 해도 인터넷의 특징상 다 규제 할 수 없을뿐더러 여전히 종북 네티즌들은 활개를 치고 있다. 종북 네티즌들의 경우 골수부터 종북 사상을 가지고 활동하는 이들도 많지만 상당히 많은 수가 인터넷에서 접하게 되는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종북 사상을 가지게 된 경우이다. 인터넷의 특징상 수동적인 이용자에 대해 게시되어 있는 정보들을 무분별하게 노출하기 때문에 뚜렷한 정치관이 없던 이용자가 여러 인터넷 신문과 사이트 가운데에서 무심코 친북 성향의 신문이나 사이트에 접속할 수 도 있다. 이러한 장소에서 얻은 정보에 대해 이용자가 흥미를 가지게 되면 그와 비슷한 성향의 정보를 찾아보게 되고 해당 사이트에 다시 방문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인터넷의 또 다른 특징은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특정 정보를 원할 때는 원하는 정보만 보여준다는 것이다. 어쩌다가 보게 된 친북성향의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정보들을 검색하면 나오는 정보들 역시 비슷한 성향의 정보들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그런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종북 네티즌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네티즌들이 하나 둘 늘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것이 바로 원조 골수 종북 네티즌들이 의도한 바일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친북 정보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인터넷 이용자가 처음 접하는 정보들은 중립의 탈을 쓰고 있거나 아주 약간씩만 친북 성향을 띄고 있어서 제한을 할 수 없을뿐더러 제한을 할 수 있더라도 자유를 존중하는 우리나라의 이념에는 맞지 않는다. 자신의 주관으로 친북 성향을 가지는 네티즌들은 비난할 수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고 한반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찌라시 정보의 영향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받아들일 기회 없이 편협한 관점의 정보들만 접하고 친북 성향을 가지게 된 네티즌의 경우는 어떤 의미에서는 선동된 대중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네티즌들과 이를 의도한 네티즌들은 모두 문제가 있는 대상이다. 이러한 네티즌들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정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주로 텔레비전과 신문이었고 서로 의견의 교환 할 수 있는 상대는 일반적으로 편협하지 않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오프라인 상의 주변 인물들이었다. 방송사마다 약간의 정치색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중립에 가까운 객관적인 사실들을 보도하였고 매체의 특징상 원하는 것만을 고를 순 없다. 신문의 경우 좀 더 주관적인 보도를 하긴 하지만 신문지면 상의 정보 이상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클릭 몇 번이면 관련 기사를 모아서 볼 수 있는 인터넷과는 달리 지면상의 정보 이상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지나치게 한쪽 성향으로 빠져들 염려가 적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의 경우 정치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중되어 있지 않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 끼리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 활동을 하면서 얻는 정보는 편협할 수 밖에 없다. 대중의 정보원으로서 인터넷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역행하기에는 무리이고 인터넷에서의 정보를 제한하는 것도 무리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 가지 해결 방법으로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학교 등에서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정치적인 정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성인이 되어서 필요한 정보들을 충분히 알려주지 않는다. 한 예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정치 과목에서는 기껏해야 의원내각제, 대통령제와 같은 정치 구조정도 밖에 다루지 않는다. 성인이 되면 생기는 제일 큰 권리가운데 하나가 투표권인데 따로 정보를 더 얻지 않는 이상 교과서에서 배운 정도의 지식으로는 이 권리를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다. 실제 정치적인 내용은 교과서에서도 다루지 않고 입시의 영향으로 바빠서 성인이 되기 전에 선거에 참여할 충분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부족한 지식으로 인해 이제 곧 성인이 되는 학생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책 한 두 권이나 주워들은 소리에 기반한 얇은 사상으로 생각이 굳는 경우가 많다. 실제 내 친구들의 사례에서도 보면 대부분이 정치에 무관심하다. 일부 관심이 있는 친구들의 경우 물어보면 보수, 진보, 무정부주의 등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대화를 해보면 자신의 정치관에 대해 깊은 생각도 없이 특정 책을 읽고 감명 받아서, 혹은 주변 어른들이 말하는 것만 듣고 자신의 정치관을 만든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런 학생들이 나중에 쉽게 선동되어 주사파의 길을 걸을 수도 있는 학생들이다. 따라서 학교 차원에서 미리 학생들에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면 나중에 줏대를 가진 민주시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필독도서에 교과서에서 안 다루지만 알아야 될 내용들에 대해 다룬 책들, 이를테면 진보의 그늘등을 지정하는 방법 등이 있겠다.


20여년을 살아오면서 우리나라의 안보에 대해 크게 걱정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우리나라가 그렇게 쉽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중부지역당 사건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1995년 적화통일을 목표로 중부지역당이 활동했다는 부분에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부모님 어린 시절에나 있었던 줄 알았던 간첩과 지하당이 비교적 최근까지도 활동했다는 사실과 현대의 정치인들 가운데에도 그런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된 후 앞으로 통일이 되기 전까지 또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학교 학과로 사이버 국방학과를 준비하고 있고 인터넷과 친숙한 세대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러한 관심은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는 종북 네티즌들의 문제 및 그 해결 방안에 대해 많이 쏟아지게 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 자생적 주사파가 발생하여 그 후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듯이 종북 네티즌들이 앞으로 우리사회에서 큰 문젯거리가 될 것 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적인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의식 있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과 관련된 문제가 잘 해결되고 우리나라가 좀 더 튼튼한 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