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공동위] 수출·투자확대 협력은 성과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가 6일 첫 회의를 마쳤지만 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사항의 일정을 잡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당초 경협공동위가 부총리급으로 격상됨에 따라 유전개발 등 새로운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기존 합의사항의 일정을 확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합의서에는 한 문장에 그쳤지만 ‘남북이 수출 및 투자확대를 위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조항이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다.

남북 경협이 확대발전하기 위해서는 남한의 재정지원 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으로 이번 회의에서 선언적이나마 이러한 내용을 담았기 때문.

즉 지금까지의 남북 경협은 양측의 협력이 강조됐지만 미래지향적 남북 경협의 비전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 내는 연결고리로서의 역할도 강조된 것이다.

따라서 남측은 회의 첫날부터 전체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남한이 수출 주도로 경제성장을 달성했다는 경험을 소개하면서 북측은 풍부한 자원과 인적자원 등 비교우위를 갖는 생산요소를 활용해 수출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특히 남측은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제의했으며 외국기업의 투자환경 조성에 협력할 것을 강조, 경협제도분과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이 합의서에서 경협제도분과위 신설과 함께 이러한 선언적 조항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신설된 경협제도분과위에서는 국제사회의 지원이나 북한의 수출 지원, 개성공단.해주특구의 투자유치 환경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규 부총리는 “중장기적으로 남북 경협이 확대.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구체적 의제들에 대해 그 취지와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그 부분들을 각 분과위에서 어떻게 다뤄나갈 것인지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북한의 세계은행(WB)이나 국제개발은행(IBRD) 등 국제기구 가입과 국제기구의 북한 개발자금 지원 등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 특히 총리회담도 정상선언의 의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합의서에 수출과 투자확대 협력 조항을 담았다는 것은 나름의 성과로 평가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북측에 제시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이나 외국기업 투자환경 조성에 협력할 것을 강조한 내용 등은 당장 수용되기는 어려운 것”이라면서 “남북경협이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