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위 7보]北 개성공단 남북 은행간 직거래 첫제안

북한은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1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에서 ‘개성공단 내에서 남북 은행 간 외환거래를 하자’고 제안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측은 19일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투자 규모와 물자 반출입 제한을 없애고 개성공단 내에 북측 은행 지점을 설치해 자금결제를 원활히 할 것을 제안했다”고 남측 회담관계자가 말했다.

북측이 이러한 제안을 한 배경과 관련, 일각에선 우리측이 개성공단 노동자에 대한 임금 직불을 요구함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제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기업들이 북측 근로자 임금을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건네고 있기 때문에 임금이 근로자에게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따라서 남북 은행 간 외환거래가 가능해질 경우 북측 은행에 북측 근로자 계좌를 개설, 우리측 은행에서 북측 은행 계좌로 입금이 가능해진다. 이럴 경우 그동안 북측 근로자 임금 전용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직불을 요구하며 개성공단 내에 북측 은행 설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측은 절차가 복잡하다면서 난색을 표시해왔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남측의 우리은행 지점이 설치돼 있으며 입주기업 및 개성공단관리위원회의 계좌가 개설돼 있다.

그러나 북측이 지금껏 제기하지 않았던 사안을 갑자기 꺼내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로 외환거래가 자유롭지 못한 상황과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남측과의 외환거래가 이뤄진다면 국제금융 시스템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측 회담 대변인인 김중태 남북경제협력본부장은 “현재 개성공단에는 우리은행이 설치돼 있다”며 “우리은행과 거래할 수 있는 북측 은행을 설치하는 문제는 남북 간 ‘코레스 계약’이 돼 있지 않아 여러 가지 검토할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됐던 1차 전체회의는 기조발언문을 비롯해 식량차관 제공합의서(초안), 공동보도문(초안) 사전 교환문제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 오후 5시 30분에 열리게 됐다.

남측 회담대표인 진동수 위원장은 기조발언에서 “2·13 합의를 조속히 이행하는 것은 남북 경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확고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지름길”임을 강조하며 “2·13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남과 북이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 평화와 번영을 이루자”고 촉구했다.

진 위원장은 또 “5월중 열차시험운행을 실시하고 철도·도로를 개통해 정상 운영하고, 열차시험운행이 실시되는데 따라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협력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조치를 진행할 것”을 제의했다.

이와 함께, 해로를 통한 경협물자 운송이 물류비를 높이고 생산품 납기지연의 원인이 되는 것을 고려해 경협물자의 육로운송 문제를 협의할 것을 새롭게 제안했다.

아울러 남북 간 직선 항공로, 정기노선 설치 문제를 협의할 것과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통행·통신 등 현안 문제 해결과 한강하구 골재채취사업, 임진강수해방지사업, 상사중재위원회 가동 등을 협의하자고 제의했다.

북측 주동찬 위원장은 기본발언에서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투자 규모와 물자 반출입 제한을 없애고 개성공단 내에 북측 은행 지점을 설치해 자금결제를 원활히 할 것”을 제안했다.

주 위원장은 또 러시아 극동지역 자원개발 공동진출, 나진·선봉지구 원유화학공업기지 공동 건설,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의 조속한 이행 문제 등을 제의했다.

열차시험운행 문제와 관련해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할 것을 제안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측 주 위원장은 남측의 기조발언 이후 보충발언을 통해 “2·13 합의를 남북경협에 연결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회담장을 박차고 떠나 한동안 회담장 안팎 분위기가 싸늘히 식기도 했다.

지난 20차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이 요청한 쌀 40만t 제공문제는 양측 모두 기조발언에서 거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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