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방문기] 여성노동자 얼굴에 홍조는 왜?

▲신원에벤에셀(의류)에는 8백여명의 노동자들이 15개 생산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데일리NK

남북경협시민연대(대표 조항원) 회원과 교수∙민간인∙언론인 등 50여명이 6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개성공단 현장 방문을 추진한 시민연대는 이날 개성공단 현지에서 토론회를 개최, 남북 경협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남북경협이 북한 핵실험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며 “개성공단은 경제원리에 입각한 운영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개성공단에서 민간 차원의 토론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토론에 앞서 개성공단 내의 기업들과 공단 주변 등을 돌아봤다. 이날 개성공단 현장방문에 참석한 기자는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과 공단 모습을 사진에 담아 상세히 소개한다. 북한 당국은 공단 내 북한 노동자에 대한 사진 촬영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 시범단지에는 15개 기업이 입주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는 8700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의류∙식기도구∙양말 등을 생산하는 업체에 일하고 있다. 공장 및 건설현장 근로자를 포함하면 1만1천여명의 북측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성화물산(양말, 신발)에는 160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데일리NK

현장방문에서는 의류를 생산하는 ‘신원에벤에셀’을 비롯해 ‘성화물산’’태성화타’ 등을 방문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이전에 많은 방문단을 경험해서 그런지 이날 공장을 찾은 방문자들을 의식하지 않고 작업에 열중하는 분위기였다.

공장 안에 들어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을 보고 처음 느낀 것은 하나같이 얼굴에 홍조를 띠고 있다는 것. 탈북자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겨울에도 외부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얼굴에 홍조가 띤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경우 일반 북한 노동자들에 비교해 처우가 좋아 야외활동이나 식량 걱정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피부를 관리할 수 있는 화장품 등이 충분하지 않아 홍조를 띠고 있다는 것. 남측 노동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공장 안에는 ‘여성은 꽃이라네’ ‘휘파람’ 등 흥겨운 북한 노래가 흘러 나왔다. 보통 북한 기업소나 협동 농장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래를 틀어준다고 한다. 공장 내부는 남한의 여느 공장과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북한 노래만이 여기가 개성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그러나 흥겨운 노래와 달리 노동자들은 무표정했고 일하기 바빴다. 간간히 몇 명의 노동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견학하는 동안 거의 모든 노동자들은 묵묵히 일에만 열중했다.

공장 측 관계자는 “알다시피 북한은 통제사회이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공단 노동자들이 긴장을 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초기보다 현재는 분위기도 좋아지고 자연스러워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인 버스 운전사가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데일리NK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개성 주민들이다. 이들은 수 킬로미터 떨어진 개성시와 주변 마을 사람들이다. 이들은 매일 이곳으로 출퇴근을 한다. 출퇴근은 개성공업지구가 운영하는 남한 버스를 이용한다. 물론 이 버스의 운전은 북한 사람이 맡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와 같은 푸른색 차량이 개성 시내를 운행한다니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개성공단에 바로 인접한 북한 가옥, 건물이 허름하다. ⓒ데일리NK

▲개성공단 주변의 산은 민둥산이다, 산 뒤는 개성 봉동 마을 ⓒ데일리NK

▲북한의 산에는 다락밭(계단식 밭)이 즐비하다. ⓒ데일리NK

북한은 공단 주변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따라서 사진 촬영을 철저히 통제된다. 그러나 어렵사리 주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공단 주변은 그동안 알려진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주변 산은 나무하나 없는 민둥산이었고 마을이라고 해봤자 몇 안 되는 집들이 전부였다.

몇몇 집은 2층 집이었지만 건축된 지 30년 이상 돼 보였고 허름했다. 창문은 유리가 아닌 비닐과 볏짚으로 덮어 한겨울 찬 바람을 막아내고 있었다. 대부분의 집은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고 기와장은 불안하게 울퉁불퉁 얹혀 있었다.

개성공단의 현대적인 시설과는 달리 공단 주변의 마을들은 남한의 1970년대를 연상케 했다. 기자는 몇 백 미터를 사이에 두고 1970년대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을 본 한 탈북자는 “그나마 남한과 교류가 있는 개성 주변이기 때문에 나은 편”이라면서 “함경북도 시골 마을 같은 경우는 이루 말 할 수 없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개성공단에 일하는 개성주민들은 그나마 혜택 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다른 지역의 사람들보다 식량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공단에 출근하면 남한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는다. 북한의 열악한 식량사정을 고려한다면 진수성찬에 가깝다. 또한 북한 당국으로부터 임금 대신 식량이나 물품구입권 받아 필요한 것을 구입한다.

그러나 기자는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내내 이들이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남한처럼 노동의 대가를 전부 받지 못하고 풍족한 삶을 살지 못한다는 것보다,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을 하지 않음으로 해서 단지 굶지 않는 것에만 만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번호판에 평양이라고 쓰여있는 기업소 니산 버스가 개성공단 내에 주차되어 있다. ⓒ데일리NK

▲개성공단 내에는 ‘그린 닥터스’라는 병원이 있다. 이곳에는 남측 의사와 북측 의사가 있다. 사진은 북측 의사 ⓒ데일리NK

▲성화물산 내의 양말 검사 지침 공고가 이색적이다. ⓒ데일리NK

▲북한에도 귤이 재배된다. 사진은 하우스를 이용한 귤밭 ⓒ데일리NK

▲개성공단에서 남측 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북한 식당 ‘봉동각’ ⓒ데일리NK

▲개성공단 전경, 현재 공단 부대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데일리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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