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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보안성은 3월 1일 ‘전력, 통신선을 끊거나 불법적인 마약거래 행위로 경제발전과 국방력강화를 저해하는 반국가적 파괴행위’에 대한 6개 항으로 된 포고문을 발표한 것으로 19일 국내 언론에 알려졌다.
보안성은 이 포고문을 어기고 적발된 중범은 사형에 처하고 가족도 추방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일인자는 김정일이다. 북한에서 마약재배와 밀매를 지시한자는 바로 김정일이기 때문이다.
[포고문 요약] – 전력선 통신선을 끊거나 파괴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 – 마약을 비법(불법)적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 – 전력선, 통신선을 끊거나 비법적인 마약거래 행위를 예리하게 살피고 제 때에 법기관에 신고 할 것. – 전력선, 통신선을 끊거나 비법적인 마약거래 행위를 한 자는 자백할 것. – 이 포고를 어기는 엄중행위를 한 자는 직위와 공로, 소속에 관계없이 사형에 처한다. – 이 포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령역 안의 모든 기관, 기업소, 단체(무력, 특수기관 포함)와 공민들에게 적용된다. |
북한에서는 1992년부터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마약사업이 국가적 공식 사업으로 본격 시작됐다. 그 해 8월 김정일은 양귀비 재배 사업을 ‘백도라지 사업’이라 명명하고 국제사회를 속이는 활동을 시작했다.
아편 생산의 핵심조직은 노동당 기관
아편 재배는 중앙당 39호 산하 지방외화벌이 기관 ‘5호관리부’들에서 진행한다. 김정일의 통치자금을 담당하고 있는 중앙당 39호실은 주로 남포시와 원산시에 거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한다.
각 도당 39호에서는 중앙당 39호실의 지시를 받아 지역의 특성에 맞는 외화벌이 물자를 생산 수집하도록 시, 군당위원회에 지시한다. 이것은 다시 산골지역 시, 군 5호관리부에 백도라지 생산계획으로 하달된다. 산골 지역은 집약적인 방식으로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외화벌이 원천이 양귀비 재배 외에는 별로 없다. 송이버섯과 같은 값비싼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기관, 기업소, 협동농장, 가두인민반(퇴직자, 비직장인) 주민들을 동원하여 채집, 수집하는 군중동원 방식이다. 따라서 산간지역에 위치한 5호관리부에서 집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외화벌이 품목은 아편생산뿐이다.
예를 들어 평안남도에서는 양덕군, 신양군, 맹산군, 북창군, 녕원군, 대흥군, 회장군, 성천군, 덕천시 등 산간지역에 아편생산 계획을 하달한다. 기타 온천군, 증산군, 평원군, 숙천군, 문덕군과 같은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조개, 전복을 비롯한 각종 수산물을 수집하여 외화벌이 원천을 마련한다.
각 시, 군 5호관리부에는 ‘100만 달러의 외화벌이 원천기지’를 조성할 데 대한 김정일의 지시가 있었다. 김정일이 “한 개의 원천기지에서 100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품목을 생산해서 무조건 바쳐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산간지대의 원천기지에서는 집약적으로 아편을 생산하게 됐다.
보통 원천기지에서 양귀비 재배 면적은 10~15정보(3~3.5ha) 이상이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평안남도 지역은 110~165정보(33~38.5ha)이상의 면적에서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해볼 수 있다. 보통 1정보(0.3ha)에서 생산되는 아편량은 1㎏에 해당된다. 따라서 한 개의 원천기지에서 10㎏ 이상의 아편을 생산하게 된다. 평안남도 지역에서만도 110~165㎏ 이상의 아편이 생산되는 셈이다.
결국 황해남도, 황해북도 평야지대를 제외한 전국의 산간지역에서 생산되는 아편은 770~1,155㎏(7개도×110~165㎏)이 된다. (위의 계산치는 평안남도에서 생산되는 아편의 양을 표본으로 한 것으로, 산간지대가 많은 양강도, 자강도, 함경북도는 양귀비 재배에 더욱 매달리고 있을 것으로 추측해볼 때 실제 생산되는 아편의 양은 위의 계산치보다 더 많을 것이다.) 어림잡아 1,000㎏(1톤)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것은 39호 산하 5호관리부 당기관에서만 생산하는 양을 말한다.
군부에서도 대대적인 아편생산
인민무력부는 크게 3개의 외화벌이 기관을 가지고 있는데 양귀비재배는 기본적으로 인민무력부 25총국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부력부 25총국은 지구별로 편성되었는데 각 도마다 하부 부서를 두고 있다. ■제1지구 : 함경남북도 지역 ■제2지구 : 양강도, 자강도지역 ■제3지구 : 평안남북도 지역 ■제4지구 : 강원도지역 ■제5지구 : 평양시, 남포시 지역 ■제6지구 : 황해남북도, 개성시 지역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와 같은 기관들에서도 지역별로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품목을 수집하고 자체 생산한다. 그 품목 중에 아편생산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산골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에 해당되며 노동력은 군부대 군인들이다.
북한에서 한 개 리의 경작지 면적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산간지역에서는 보통 400~500정보(120~150ha)이다. 만약 여기에 양귀비를 심는다면 이곳에서 생산되는 아편은 400~500㎏이 된다. 제1지구에서 아편을 생산하는 것처럼 다른 지구(2, 3, 4지구)에서도 아편을 생산한다고 할 때(제5지구, 6지구는 제외 : 여기에서는 양귀비를 재배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 양은 대략 1,600~2,000㎏ 이상이 된다. 결국 인민무력부 25총국에서는 1,600~2,000㎏의 아편을 생산하는 셈이다. 평균적으로는 1,800㎏(1.8톤)이라 추산해두자.
지방 외화벌이 사업소, 협동농장도 생산
지방의 외화벌이 사업소와 협동농장은 소규모로 아편을 생산한다고 하지만 이것 역시 만만치 않은 양이다. 이곳에서의 아편 생산규모는 1~2정보(0.3~0.6ha)로써 1~2㎏에 해당된다. 북한의 산간지역에는 100여 개의 시, 군이 있으며, 그 한 개 시, 군은 다시 13~15여 개 리로 구성되어있다. 한 개 리마다 양귀비 재배지가 하나씩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외화벌이 사업소는 5호관리부와 마찬가지로 각 시, 군에 한 개의 기업소를 두고 있다. 이는 행정위원회 소속으로써 지역의 인민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아편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같은 지방의 외화벌이기관, 협동농장에서 생산되는 아편을 추산해보면 대강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시, 군 협동농장에서 생산하는 아편 : 100개 시, 군 × 13~15개 리 × 1~2㎏ = 1,300~3,000㎏ (평균 2,300㎏)
– 시, 군 외화벌이 사업소에서 생산하는 아편 : 100개 시, 군 × 1~2㎏ = 100~200㎏ (평균 150㎏)
이것을 모두 합치면 1,400~3,200㎏의 아편이 생산된다. 평균치로는 2,300㎏에 해당된다. 이것은 해당 관할 구역의 5호관리부로 들어간다. 5호관리부에서 위탁생산을 한다고 보면 된다. 아편생산에 대한 대가는 중국 또는 일본의 수입산 의류나 식용유, 설탕 등을 외화벌이 사업소와 협동농장에 준다.
따라서 중앙당 39호실에 집결되는 아편량은 위에서 추산한 5호관리부의 평균 생산량 1,000㎏과 지방의 외화벌이 기업소, 협동농장에서 생산한 2,300㎏을 합쳐 대강 3,300㎏으로 추산해볼 수 있다.
대략 1억 달러 어치 아편 생산
북한에서 생산되는 아편량을 종합해 보면 중앙당 39호실에 집결되는 아편 생산량(2,170~4,355㎏)과 인민무력부 25총국으로 집결되는 아편 생산량(1,600~2,000㎏)을 합쳐 3,770~6,355㎏ 쯤 된다. 평균으로 치면 5,100㎏이다.
이것을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마약퇴출운동본부의 2003년 4월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적발된 생아편의 소매가격은 1g에 1만원, 경기도 성남에서 적발된 생아편의 소매가격은1g에 3만원이다.
이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적게는 377억~1,131억 원 (3,770㎏ × 1~3만원) 이고, 많게는 635.5억~1,906.5억 원 (6,355㎏ × 1~3만원) 이다. 이것을 평균치로 보면 1,271억 원이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1억 달러 수준에 도달한다. 물론 이것은 아편생산량을 비밀에 붙이고 있는 조건에서 정확한 계산이라 할 수 없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정보를 근거로 한 최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정확한 근거가 있는 한 인민보안성은 북한인민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필요도 없다. 범인은 김정일 한사람이다. 추방대상도 그의 가족들이다.
이주일 기자(평남 출신, 2000년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