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월드컵 본선진출] 北 축구 세계무대서도 통할까?

북한은 18일 오전 3시 리야드의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가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둬 조 2위를 기록, 지난 1966년 이후 44년 만의 본선행에 성공했다.

FIFA는 18일(한국시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북한 선수단이 인공기를 앞세우고 손을 흔드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배치하는 동시에 북한의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출전 당시 동영상 자료를 띄우기도 하는 등 북한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 본선 진출에 크게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세계랭킹에서 106위로 처져 있는 북한이 과연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13위에 해당하는 성적표는 그간 북한이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북한 축구가 어떤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 예선에 참가한 북한의 경기력이 아시아 예선 경기를 치르면서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 선수단은 지난 2008년 2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08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정대세를 축으로, 홍영조, 문인국 등을 2선에 배치하고, 박남철 등 빠른 스피드를 가진 좌우 미드필더를 활용하는 5-4-1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그러나 당시 조직력의 골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상태였기 때문에 최대 7~8명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극단적인 수비 형태와 긴 패스에 의존한 역습 등 단순한 흐름을 보였었다.

하지만 북한은 최종예선전부터 또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북한은 기존의 수비 일변도 전술에서 탈피해 수차례 카운터로 골을 결정짓는 공격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예선 1승5패로 탈락한 뒤 과제로 내세운 ‘해외 진출’과 ‘재일조선인’ 합류가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북한축구 관계자들은 홍영조를 비롯해 안영학, 정대세 등을 합류시키면서 전력을 한층 상승시켰다.

그 가운데서도 북한의 유럽파 1호 홍영조는 예선에서 북한 최다인 4골을 기록하는 등 본선 진출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허정무 감독도 “홍영조는 여러 면에서 참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인민 루니’ 정대세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많은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비, 후역습’의 북한 전술 하에서 제 몫을 다 해줬다는 평가다. 또한 안영학은 북한 선수들과 섞이지 못했던 정대세의 멘토 역할을 하는 등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력이 경기를 치를 때마다 나아지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본선에서는 이런 위력이 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공격 루트와 정대세가 고립될 수밖에 없는 원톱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어 아시아 팀보다 차원이 다른 수비라인을 자랑하는 타 대륙 본선 진출국과의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베스트11 외의 백업자원이 부족한 점도 매 경기를 힘들게 치르게 될 본선에 나서는 북한의 성공을 가로막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장기 합숙을 십분 활용, 조직력 극대화 및 전술 보완을 이룬다면 호성적도 기대해볼만 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대세와 안영학, 홍영조 등 해외파들이 틈틈이 훈련에 참가하며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다면 예상외의 호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북한의 최대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무대 경험 부족도 변수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경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1년 동안 평가전 및 국제대회 참가 등 많은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조금씩 키워가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제난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월드컵 준비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시아 예선 참가 기간도중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것과 더불어 44년만의 월드컵 진출이라는 성과에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 축구 대표팀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44년 전 ‘사다리 전법’을 앞세워 8강 신화를 써 세계를 놀라게 했던 선배들의 뒤를 이어 과연 남아공 무대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벌써부터 월드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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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