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부영상] 북 장마당에 마네킹·하트 가격표 등장

▲ 선교시장 입구 ⓒTV아사히 화면 캡쳐

일본의 TV아사히는 9일 저녁 북한 전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시장의 최근 모습을 담은 영상을 방영했다. 이 영상은 북한의 지하 저널리스트 이준 씨가 촬영해 공개한 것이라고 한다.

이 날 공개된 영상은 평양과 청진, 함흥의 시장에서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상거래 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그 중에서도 지난 8월말 촬영했다는 평양의 선교시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 지방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판매되는 물건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여성들의 일상복은 화려한 색에 꽃무늬가 그려져 있고, 레이스 장식도 있다. 마네킹에 걸려 있는 옷도 발견할 수 있다. 가격표도 하트 모양으로 부착되어 있다. 손님들은 그 자리에서 옷을 직접 입어보기도 했다.

식료품을 파는 가게에서는 앞치마도 두르는 등 청결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당국에서 허가한 시장이 아니어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버스 정류장 등지에서 봇짐을 풀고 장사에 나선 여성들도 보인다. 이중에는 김일성 배지를 달고 있는 사람도 있다.

고급 아파트 근처나 공원 근처에서도 소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 이 곳에서는 사과나 수박 같은 과일이나 도너츠 등과 같은 간식거리도 판매하고 있었다.

2003년까지 평양에 거주했다는 한영주(35) 씨는 “선교시장은 일반 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며 “영상을 보니 예전보다 불법적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시장 주변이 복잡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마네킹에 입혀진 옷에 하트모양 가격표가 부착되어 있다. ⓒTV아사히 화면 캡쳐

“2003년만 해도 단속원들의 통제와 환경미화사업으로 주변이 깨끗했는데 지금은 통제가 불가능 할 정도로 장사를 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옷차림이나 신발을 봤을 때 그때보다 생활 수준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일본 아시아프레스의 저널리스트 이시마루 지로 씨는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평양에서도 시장 경제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좀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 스스로의 의지로 경제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북한에서는 시장경제가 확대되고 있다”며 “시장의 힘이 북한 사회 전체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당국 차원에서 막을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한 시장은 평양보다는 덜 활기찬 모습이다. 사람들의 복장도 평양보다는 무채색에 가깝다. 앞에 챙이 달린 야구 모자를 쓰고 장사를 나온 여성들도 눈에 띄었다.

함흥 지역에서는 시장 주변을 배회하는 꽃제비들도 많다.

영상에는 촬영자가 ‘가족형 꽃제비’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포함되어 있다. 가족들은 시장 근처 쓰레기장에서 쓸만한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북한 내에서는 최근 늘어나는 빚 때문에 집을 처분하고 가족들이 모두 거리로 나앉은 ‘가족형 꽃제비’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노래를 부르고 돈을 구걸하는 꽃제비 아이와 역 앞에 누워있다 관리인에게 끌려가는 노인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사마루 씨는 가족형 꽃제비의 증가 양상에 대해 “북한에서도 자본주의에서 볼 수 있는 ‘파산’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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