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국민캠페인] “北인권법 시급히 국회 통과시켜야”

“한나라당은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한 의지를 갖고 있나?”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황진하 의원이 북한인권법을 발의하기는 했지만, 실제적으로 이를 통과시키기 위한 한나라당 차원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나라당이 과거 정부에서 대여 공격의 수단으로 삼아왔던 북한인권법을 정작 여당이 된 이후 정략적으로 판단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2008 북한인권국민캠페인’ 첫 날 행사로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제정의 필요성과 바람직한 추진방안’이란 주제의 포럼에서 “두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을 보면 과연 통과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만들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다”고 꼬집었다.

하 대표는 “한나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공격하는 소재로 북한인권 문제를 활용해 왔기 때문에 이전 정부에서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주장을 펴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여당으로 입장이 바뀌었기 때문에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황우여 의원의 법안의 경우 탈북자 구출과 지원에 25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정부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대북 라디오 방송이 국내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여기에 드는 예산만도 최소 70억 이상이다. 실제 방송을 하는 사람들과 면담도 하지 않고 전혀 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조항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미국의 북한인권법을 그대로 답습한 모습을 보이는데, 미국의 법안은 최초로 북한인권 개선에 대해 통과된 법안이란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실효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며 결과적으로 “이 법안들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토론을 활성화하자는 차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법안이 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장도 “절대 의석을 갖고 있는 정부 여당이 과연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킬 의지와 전략을 갖고 있는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북한인권법에 대해 각각 어떤 입장을 나타냈고, 찬반을 표명했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기록하고 공표해야 한다”며,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의원들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압박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홍성필 연세대 법대 교수는 이들 법안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정책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정책목표를 결정하는 등 미흡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교수는 “미국의 경우 북한인권법 이외에 양자, 다자적인 압력정책 등 많은 정책적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어 “인권이행 확보수단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북한인권사업의 주체에서 “업무 내용의 불명확성과 주관부서의 통일성 결여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여러 업무를 정부 부처에만 나눠 맡기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국가인권위원회나 통일부의 경우 정부조직법에 의한 한계로 인해 업무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北인권정책 정부가 나서기보단 민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홍 교수는 또한 “중앙의 통제기능(control tower)이 부재하고, 정권의 의지에 따른 정책변경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경우도 남북통합 시 중대한 인권유린 행위에 대한 책임 문제를 처리해야 할 기관인 법무부가 진행하는 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하 대표도 “북한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해야 하는 통일부나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정책을 끌고 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북인권정책의 추진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로 하는 것이 실질적인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북한인권법과 한나라당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한나라당 인권위원회 산하 북한인권개선소위원장)은 “북한인권법 제정은 시기가 언제가 될지가 문제이지 반드시 제정 될 것”이라며 “북한인권법 제정 필요성을 알릴 수 있도록 한나라당 나름의 활발한 대외활동을 추진하는 것 이외에도 당론에 의한 입법화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7대 국회 초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미국의 북한인권법 제정과 관련해 환영과 우려의 성명을 낼 정도로 대립했다”며 “이후 임기 내내 한나라당이 수차례에 걸쳐 북한인권 관련 결의안과 법안을 발의하고, 열린우리당이 이들 안건의 상정을 봉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7년 12월 북한인권에 관심을 표명했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한나라당이 2008년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18대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될 가능성은 과거보다 확실히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북한인권법 처리와 관련된 전망은 낙관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 황우여, 황진하 의원과 박진 외통위 상임위원장이 제정을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으나, 민주당이 당론으로 반대할 것을 천명해 통과여부가 미지수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 언론에서 북한인권법에 대한 정당 내부의 네트워크에 대한 조사를 벌였는데 민주당에서는 북한인권과 관련해 (반대하는) 강경한 입장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한나라당은 이 문제에 절박성을 느끼는 의원들이 절반도 되지 았았다”며, 이는 “총론적으로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대북관계에서 방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또 “이번 정기국회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이 불투명한 것은 ‘여야 경색’ ‘남북 경색’ ‘6자회담 경색’ 등 ‘관계 경색’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경제살리기’가 정부 정책의 우선 순위이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부담의 회피’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