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월드컵 본선진출] 이근호 “정대세가 이겨달라…”

북한의 조선중앙TV는 18일 새벽 북한 축구대표팀이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결과를 낳은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사우디아라비아 전을 이날 저녁 8시47분부터 약 1시간25분 정도 녹화로 중계방송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중계한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이 경기에 앞서서 남조선팀과 이란팀 간의 경기가 1대1로 비겼다. 만일 이번 경기에서 비겨도 우리는 2등으로 본선에 진출한다”고 잠깐 언급했을 뿐 한국-이란전에서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어 북한이 월드컵에 진출한 덕을 봤다는 이야기는 말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남아공행이 확정되자 북한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얼마나 미더운 우리의 축구선수들입니까”, “우리 선수들에게 조국이 보내는 열렬한 박수를 보내줍시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앙TV는 44년만의 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 기쁨에 겨워 인공기를 어깨에 두르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북한 선수들과 환호하는 감독의 모습, 선수들이 감독을 헹가래하는 장면도 내보냈다.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도 이날 “우리나라(북한) 축구선수들이 국제축구연맹 2010년 월드컵경기대회 참가자격을 획득했다”며 “미더운 남자축구선수들이 이룩한 자랑찬 경기 성과는 온 나라를 기쁨으로 설레이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들은 “경기장을 꽉 메운 관람자들은 세계의 축구계를 뒤흔들어 놓은 조선의 여자축구와 함께 급속히 발전하는 우리 남자 축구의 모습에 경탄을 금치 못해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8일 북한 축구대표팀이 44년만에 2번째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북한이 사우디와 무승부에도 불구하고 본선 진출이 가능해진 것은 그 직전 경기에서 남한이 이란과 1대1 무승부를 거둔 덕이 큰 점에 대해선 간단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월드컵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 남한 축구 관계자 및 선수들에게 사우디(10일)전과 이란(17일)전을 꼭 이겨달라는 요구를 은근슬쩍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근호 선수는 17일 “북한 스트라이커 정대세로부터 (북한과 티켓을 다투는) 사우디전과 이란전에서 큰 점수차로 이겨 달라는 부탁 전화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이근호는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정대세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활약하며 우정을 쌓은 사이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도 지난 7일 “최근 북한 관계자로부터 사우디 및 이란에 꼭 이겨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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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