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내부영상④] 평양 뒷골목…어린 세대들은 죽어간다

데일리NK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한달 후인 8월 평양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입수해 긴장된 정세속 북한 내부 모습을 독점 연재하고 있다.

대낮 도로변에서 안전원(경찰)과 주민간 싸움이 벌어지고, 버스를 타려고 해도 뇌물이 필요하며, 김정일 생일 기념행사 90초를 위해 1년간 피땀어린 연습을 해야하는 여중생들의 모습까지. 이번 영상을 통해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 있었던 평양 주민들의 일상 생활이 외부세계에 있는 그대로 전달됐다.

연재의 마지막 순서로 꽃제비들의 모습을 모아봤다. 북한 전역에는 아직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나이의 아이들이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길거리를 떠돌고 있다. 이는 평양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촬영자가 찾은 평양과 황해북도 사리원 지역에도 어디를 가든 꽃제비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어린 동생을 업고 구걸을 다니는 모습. 지갑을 훔쳤다는 누명에도 말 한마디 못하고 눈물만 훔칠 수밖에 없던 억울함. 학교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이 아이들의 미래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심지어 성인이 될 때까지도 거리의 부랑아로 남아야 하는 이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은 찾아보기 힘들다.

평양을 다녀왔다는 남한의 이름있는 정치인과 지식인들은 뒷골목으로 쫓겨다니는 이 아이들의 존재를 과연 알고나 있을지 모르겠다.


촬영장소는 사리원 외곽이다.

길가에서 담배파는 처녀가 “~언니야 대담배 가져오라. 대담배~”라고 말한다. 대담배란 담배 한 개비를 뜻한다. 1갑에 1천 5백원짜리 ‘고양이 담배'(크레이븐)의 경우 한 개비에 1백원~1백50원에 판다. 생활이 어렵다보니 10대 중반의 소녀들도 장사에 나선다.

할머니는 길가에 앉아 있다가 손가방을 잃어버렸다. 순간 손가방이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꽃제비 아이를 발견하고 아이를 붙잡았다. 아이는 숲에다 옥수수 반토막을 감추려고 하다가 할머니 눈에 띄었다. 할머니는 아이를 의심하고 있다. 아이는 울면서 가방을 훔치지 않았다고 부인한다.

주변에 있던 담배장사 아가씨들(10대후반)은 방금 할머니 옆에 있던 양복입은 남자가 범인일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런 어린애들은 가방같은 물건은 훔치지 않는다며 아이의 무죄를 주장한다.

(할머니)“이걸 왜 숨기는가 하는 거야, 이새끼야, 그러니까 너가 그걸(가방을) 가져가지 않았나? 가, 지금 이 강냉이를 숨기려고 하니까 내가 널 끌고 오지 않았나? 너 끌고 간다 저기. 너 이제 사리원에 못와. 집없는 애 끌고 간다 말야, 빨리 대라. 누가 가방 가져갔나?”

(담배장사 아가씨)“여기 남자 하나 있지 않았나요? 새카만 모자에 사람..”

(할머니)“양복입은 사람 여기 있다가지 않았나? 여기 앞에 있었지 뒤에 있었나? 앞에 있었지”

(담배장사 아가씨)“남자들이 다 채가요. 아이들이 못 채가요. 애들이 못해요”

(할머니)“이 애가 여기 왔다갔다 말이야”

(담배장사 아가씨)“돌리기(소매치기나 좀도둑을 지칭하는 말)는 그렇게(아이처럼 남루하게) 입고 안 다녀요”

(할머니)“아니 야가 요 앞을 이렇게 지나가다…”

꽃제비가 앞에서 담배를 말아 피우고 있다. 30대로 보이는 이른바 어른 꽃제비다. 모자에는 약간의 잔돈이 놓여 있다.

사리원 역 앞에 장거리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버스마다 올라타서 동냥하는 꽃제비 아이들이 등장한다. 아이가 아이를 업어 키우는 모습도 눈에 띈다.

화면은 평양 서성구역으로 지하철 붉은별 역 앞의 공원이다. 공원이름은 ‘붉은역 앞 공원’이다. 공원에는 음료수와 과자, 담배, 빙과를 판매하는 매대들이 보인다.

한여름이 되어 공원의 나무들에 송충이가 늘어나자 근방의 인민학교(초등학교) 학생들이 송충이를 잡고 있다. 송충이를 잡을 살충제가 없어 어린 학생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인민학교에서는 ‘좋은일 하기 운동’이라는 미명하에 어린 학생들을 동원해 공공근로의 영역을 해결하는 일이 흔하다. ‘좋은일 하기 운동’은 정규 수업 외에만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며, 정규 수업을 빼먹는 일도 많다고 한다.

이날 동원된 학생들에게는 1인당 1kg씩의 송충이를 잡는 과제가 떨어졌다. 학생들은 나무젓가락과 나뭇가지를 이용해 송충이를 비닐 봉지에 담아 교사들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 어떤 학생은 나무에 올라가 송충이를 잡는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이날 동원된 학생들은 약 100여명 정도였으며 오전 내내 4시간 정도 송충이 잡기에 나섰다.

화면에는 공원을 떠돌고 있는 꽃제비들이 땅바닥에 앉아 있는 장면도 나온다. 꽃제비들과 학생들은 옷차림에서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평양에서는 인민반 별로 매달 5리터씩 맥주를 구입할 수 있는 맥주표를 나누어 준다. 이 표를 인민반에서 받아 이곳에서 확인도장을 받으면 1잔(500cc)을 5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뒷거래 가격은 400원인데 할일 없는 노인들이 이 맥주표를 모아서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에게 200~300백원에 판매한다. 도장을 찍는 곳은 선교구역 대흥동 거리다. 한번 줄 설 때 1장씩만 도장을 받을 수 있다.

써비차(일명 달리기 차, 돈을 받고 사람들을 태워주는 장사차량)가 출발하기 전에 짐과 사람 위치를 정리하고 있다. 짐, 민간인, 군인 등 빈자리가 없어야 차는 출발한다. 안전문제가 전혀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에서는 대형 인명피해가 나는 경우도 많다.

사리원 외곽의 농촌 도로에 화물차가 전복되어 있다. 한국에서 보내준 경운기가 화면에 지나간다. 차도에 서 있는 달구지와 부딪혀서 화물차가 전복됐다.

사고 수습을 하던 교통 보안원이 “3반 (작업)반장 새끼랑 6반 반장, 조장들 당장 (보안서에) 잡아 넣어라! 가둬 넣어라!(사람을 잡아서 구금하라) 다 잡아 넣어라!”고 고함을 치고 있다. 보안원은 차 도로에 농장 작업반의 달구지를 세워놓은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장소는 사리원 서리동의 시멘트 시장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시멘트가 kg단위로 소매되고 있다.

화면에 나오는 수레는 짐을 날라주는 짐꾼들의 것이다. 돈을 받고 짐을 날라주는데 거리와 무게에 따라 요금은 다르다. 소가 수레를 끄는 것이 인상적이다.

사리원 농촌에서 인민군 화물차가 미나리와 베이어 합판을 싣고 있다. 승리58화물차는 목탄차로 이용되고 있다. 시동을 걸자 연기가 운전석에 들어와 연기를 빼느라 잠시 소동이 벌어진다.

평양시 낙랑구역내 진료소에 붙어 있는 포고문이다.

포고문의 제목은 ‘포고, 전력선 통신선을 끊거나 마약거래 행위하는 자를 엄벌에 처하는 데에 대하여’라고 되어 있다.

내용은 전력선, 통신선을 끊거나 팔고 사는 행위를 절대로 하지 말라, 마약을 비법적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라, 전력선·통신선을 끊거나 비법적 마약거래 자는 법기관에 신고하라, 비법적으로 마약거래 한 자는 10일 내에 자수하라, 자수하지 않으면 사형에 이르기까지 엄벌에 처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포고문의 작성은 인민보안성이며, 주체 93년(2004년)으로 표기되어 있다(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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