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내부사진②] 여중생 열병식…‘뇌물 버스’…8월 평양

핵실험으로 전세계의 관심이 북한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데일리NK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안보리 대북결의안이 채택된 직후의 북한 내부 모습을 공개한다.

영상의 촬영시점은 미사일 발사 한 달 후인 8월 하순이고, 장소는 평양과 사리원 지역이다. 평양 주변을 촬영하던 촬영자는 평양시 서성구역 연못동에 위치한 3대혁명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과 열병식 훈련에 참여중인 여중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여중생들은 내년 2월 16일 김정일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진행되는 1분 30초의 열병식을 위해 1년 내내 강제훈련에 동원된다. 영상에는 여중생들이 발끝 하나라도 어긋나면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학생들을 다그치는 당 간부의 목소리도 생생히 담겨있다.

강도높은 반복훈련으로 인해 열병식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심각한 관절염이나 소화기 계통의 병을 얻게 된다고 한다.

3대혁명전시관 앞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줄이 수백 미터 이어지고 있다. 원래 규정대로라면 30분에 한 대씩 운행해야 하지만 2~3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버스가 도착하면 먼저 승차하기 위해 노약자, 유부녀, 어린아이까지 밀치는 모습이 보인다.

버스 줄을 새치기하기 위해 ‘줄반장(버스 줄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뒷돈을 건네는 모습에서 북한 사회 깊숙한 곳까지 뇌물 문화가 스며들었음을 알 수 있다. 정상적 사회 시스템이 무너지고, 뇌물과 권력을 통해 사회가 운영되는 것이 북한의 현 주소임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다.


3대혁명전시관 근처에서 열병식 훈련을 하고 있는 여중생들이다. 중학교 5,6학년인 여학생들의 나이는 16~17세다. 탑위에 있는 사람은 구역 청년동맹 열병식 준비위원 일꾼이며, 당간부다. 탑 아래는 훈련 음악을 담당하는 ‘장치기술자’다.

통제자의 말이 들린다.

“말하는데, 10행대 끝에서부터 두번째 나와라 일루. 나와라 일루. 앞에서 신호준 다음에는 까딱하지 말아야지 왜 움직거려? 나와라 여기. 동무네는 ‘나머지 훈련조’에 속해. 다 적어놓으라. 중대장들은….. (지적한 여학생을 향해) 남아서 훈련하라”

탑 위의 통제자는 학생들 오른쪽 어깨에 부착된 행렬표를 보면서 실수하는 학생들을 계속 지적한다. 이날 훈련은 보폭과 발끝 높이를 맞추는데 집중되어 있다.

김정일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되는 1분 30초의 열병식을 위해 이들은 1년 동안 강제 훈련을 받는다. 하루 연습은 총 12시간동안 진행된다.

오전 7시에 집합해서 2시간 훈련, 30분 훈련, 다시 2시간 훈련,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 12시부터 1시간 동안 점심을 먹고 다시 오후 훈련을 재개한다. 오후 훈련도 2시간 연습, 30분 휴식, 다시 2시간 연습 후 당일 훈련 총화를 마쳐야 끝난다.

6개월간은 각 구역별로 연습을 하고, 나머지 6개월은 ‘4. 25 여관’에 들어가 전체 연습을 진행한다. 4.25 여관은 평양시 교외 미림관문 부근에 있는데 중학생, 대학생, 청년동맹, 사회단위가 모두 모여 실전 리허설을 갖는 것이다.

미림여관에 들어가면 ‘서서 똥을 싸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도 높은 반복훈련에 시달려야 한다. 열병식 연습으로 다리가 굳어 변소에 가도 앉지 못한다는 말이다. 열병식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심각한 관절염이나 소화기계통의 병을 얻게 된다고 한다.

3대혁명전시관은 평양시 연못동(서성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화면에는 사진을 찍어준다는 간판이 보인다. 사진은 크기에 따라 3백원에서 1천 2백원까지 하는데 캠코더로 동영상 촬영도 해준다. 보통 사진을 찍고 크기에 따라 돈을 지불한 다음 3~4일 후에 다시 와서 찾아간다.

화면에 나오는 동그란 건물이 바로 3대혁명전시관의 제1관이다.

화면에 차표를 파는 매대가 나온다. 연못동-순안(순안비행장이 있는 곳) 노선의 출발점인 곳이다. 화면에 나오는 사람들은 버스를 기다리느라 길게 줄을 서서 앉아 있다. 원래 규정대로면 30분에 1대꼴로 운행을 해야 하는데 시간은 지켜지지 않는다. 때로는 2~3시간동안 버스가 오지 않다가 2~3대가 연달아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대혁명전시관 앞에는 지하수 수도관이 있다. 평양의 일반가정에도 수돗물 공급이 원활치 않으며 수질 상태가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근방 주민들이 물통을 들고와 식수를 받아간다. 물통은 모두 중국산 플라스틱 통이나 페트병이다. 특별한 통제는 없다고 한다. 촬영시간은 한낮으로 사람들이 별로 없다. 하지만 아침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1백미터 이상씩 물을 뜨려는 사람들의 줄이 이어진다고 한다.

정류장 맞은 편에서 버스가 시동을 걸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선다. 버스는 앞문과 뒷문이 있는데 앞문은 군인전용 문이고 뒷문이 일반 주민들이 승차하는 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두 줄로 서서 버스를 기다린다.

경무대(북한의 헌병) 군인들이 군인줄에 줄서있는 사람들에게 대해 신분증과 외출증을 검사하고 있다. 군복을 입지 않은 사람들은 휴가나온 군인이거나 군인가족들이다.

화면에 완장을 찬 ‘줄반장’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전문적으로 ‘줄’만 관리하는 사람이며, 정식 직업이다. 차표는 차장의 책임이며 줄반장들은 순서에 맞게 사람들을 승차시키는 일을 하거나 새치기를 차단한다. 하지만 이런 줄반장들에게 5백원을 쥐어주면 당당하게 새치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버스표는 120원인데 줄반장이 받는 뇌물은 5백원이다. 새치기 줄 밖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줄반장에게 돈을 준 사람이거나 새치기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이다.

버스승차가 시작되자 줄반장들이 새치기를 통제한다. 줄 서 있는 사람들사이에서는 새치기를 지적하는 항의가 이어진다. 승차 줄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다음 버스에서 앉아가기 위해서 자기 순서를 지키고 있다. 줄반장과 미리 이야기가 된 사람은 슬쩍 버스에 올라타고 줄반장과 이야기가 안된 사람은 면박을 당하는 모습도 나온다. 줄반장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까지 밀쳐낸다. 버스가 한대 올때마다 이런 작은 소동이 일어난다.

정류장 맞은 편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들은 청진버스공장에서 생산된 북한산 버스인데 정규버스들의 운행이 끝난 저녁 시간에 1인당 5백원씩 받고 사설운행을 하는 ‘써비차’(사적영업을 하는 버스, 화물차를 통틀어 북주민들은 써비차라고 부른다. 써비란 써비스에서 유래된 말로 ‘서비스차’를 줄인 것이라 함) 들이다.

조선인민군 호위총국 10호 초소에서 검문하는 모습이다.

촬영자는 순안구역에서 연못동으로 나가는 버스에 타고 있다. 버스가 정차한 곳은 평양시 형제산 구역 간리초소 앞이다.

10호초소는 평양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검열하는 곳이다. 평양시민이 아닌 지방 사람이 여행증명서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며 물품검사를 하기도 한다. 단속에 걸리면 단위 집결소에 끌려가 강제노동에 처해지게 된다. 평양 외곽은 모두 호위총국 10호 초소에서 주민들을 검열한다.

검열원들은 대부분 10대 말~20대 초반인데 검사하는 주민들에게 존칭어조차 쓰지 않아 일반 주민들은 매우 싫어한다. 버스 승객이 많아 서 있는 사람은 밖으로 내리게 해서 검사를 하고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검열원이 버스에 올라 증명서와 물품을 검사한다.

간리(평양 진입 동네) 초소의 건물에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목숨으로 호위하자”는 구호가 걸려 있으며, 초소 인원은 일반 중대 인원보다 약간 적은 100명 내외라고 한다.

다른 버스가 도착하자 검열원이 다가가 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된 2층 버스다. 평양에만 유일하게 있는 2층 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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