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정상회담] 최대의제는 6자회담과 경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5일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준비가 됐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핵 6자회담이 장기 교착된 상태에서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에 북한 배후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이런 의지 표명이 향후 한반도 주변 정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철저한 조사후 6자회담에 대한 입장을 정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이를 이해한다면서도 동시에 6자회담 조기 재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히는 등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북.중 정상회담 후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사실 시기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이 지난달 29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의 전화통화를 통한 6자회담 재개 논의, 그리고 3일 워싱턴에서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 개막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 6자회담 문제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가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7일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 이달 24∼25일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예정돼 있는 등 6자회담 주요 당사국간에 ‘대화 일정’이 지속돼 이번 회담에서 뭔가 돌파구가 마련될 경우 6자회담 재개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6자회담 참가의지를 밝힘으로써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세워줄뿐더러 국제정치무대에서 중국의 위상과 역할을 크게 높여주고 중국은 그 반대급부로 경제협력과 경제원조를 약속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의 우선순위를 높이라는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을 내세워왔고 미국은 그런 약속을 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온데다 천안함 배후설도 명확히 해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 준비가 됐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지가 있다.


다만 중국은 김 위원장의 진전된 발언을 미국에 전해 북미 양자접촉을 성사시키고 6자예비회담을 거쳐 본회담으로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이미 북미대화→예비회담→본회담의 3단계 수순을 6자회담 관련국에 통보한 바 있다.


천안함 문제와 관련, 그간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관례로 미뤄볼 때 두 정상 간에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대신 정상회담에 앞선 실무협의에서 북측은 중국측에 천안함 침몰사건과 무관하다고 해명하면서 그럼에도 남한 정부 주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의 국제무대로 이 문제가 비화할 경우 중국의 협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하고 ‘북.중 연대 강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측은 한국 측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천안함 침몰사건에 북한 배후설이 비등한데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을 ‘허용’한 점으로 미뤄 이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저울추는 북한 쪽에 기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김 위원장이 베이징 방문에 앞서 무려 이틀동안 다롄(大連)과 톈진(天津)을 방문, 항만과 산업시설을 시찰할 정도로 경제개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에서 경협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내 중국통으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의 초대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라진항 개발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실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로 국제적으로 고립된데다 지난해말 화폐 개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돼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역시 경협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얻을 게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국은 이미 지린(吉林)성의 창춘에서 지린, 두만강 유역을 2020년까지 경제벨트로 이어 낙후지역인 동북3성의 중흥을 꾀하자는 이른바 ‘창ㆍ지ㆍ투(長吉圖) 개발 계획’을 추진중이고 이 계획의 핵심인 ‘동해 출항권’을 얻으려면 북한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북한은 이미 라진항 제1호부두 10년 사용권을 중국의 기업에 줬으며 추가 논의를 진행하는 등 양국간 경제협력이 긴밀해지고 있다. 중국측은 작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을 통해 창지투 계획을 통한 양국 경협 카드로 북한을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3남 정은으로의 후계문제를 거론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뇌졸중 등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북.중 양국이 그간 노동당 대 공산당 차원에서 서로 최고지도자를 추인해왔고 후 주석 후임으로 유력한 시 부주석도 그런 까닭에서 내부 절차를 거쳐 2008년 6월17일 방북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방중에서 김정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데다 북한에서도 김정은이 공식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후계구도 논의가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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