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연일 호들갑…비날론·CNC가 뭐길래?

북한 선전매체들이 연일 ‘2.8비날론연합기업소’와 ‘희천공작기계공장’의 생산력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를 비롯해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국통일평화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우리민족끼리’까지 가세해 “2.8기업소에서 폭포처럼 비날론 섬유가 쏟아지고 있다”는 등의 선전 구호를 꺼내들고 있다. 


노동신문은 또한 이달 11일 김정일이 희천시내 공장들을 현지지도 하면서 ‘1만대 CNC공작기계'(‘CNC’컴퓨터수치자동제어 선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소식을 실었다.


이같은 북한 매체들의 동향은 최근 들어 2.8비날론연합기업소의 비날론 생산과 희천공작기계공장 ‘CNC’화가 중요한 정치적 성격을 띤다는 분석으로 해석된다.


함경남도 2.8비날론연합기업소에서 ‘폭포처럼 쏟아지는’ 비날론 섬유나 희천공작기계공장 첨단 과학, 기술화 된 ‘CNC’선반의 대대적인 선전 목적은 무엇일까?


북한은 산업의 60% 이상이 군수공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군수산업의 나라이다. 1990년대 초반 사회주의 국가들 사이 진영이 무너지면서 원료와 연료, 자재 부족으로 현재 북한 국영산업의 60%이상이 파괴되었다.


인민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생산하는 국영공장, 기업소, 회사 대부분이 동력인 전기부족, 자재와 원료부족, 노동자들에 대한 배급중단으로 문을 닫았다.


공장의 전력기계설비, 쓸만한 건물과 자재 등은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노동자들에 의해 상인들에게 암거래로 매매, 파손되고 파철로 팔려나갔다.


그나마 산업이 유통되고 상품이 생산되고 배급이 공급되는 곳은 군수산업 공장들이었다.


김정일은 90년대 후반기 수백만의 아사자들을 내면서도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소속 대외무역회사들에 최대한 권한을 주고 여기서 벌어들여 온 외화를 ‘제2경제위원회’ 군수산업의 자본으로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김정일은 국제적인 경제제재가 계속되면서 외화부족과 에너지 부족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럴수록 군수산업에 집착하는 특징을 보여왔다. 


북한 주민들속에서는 1990년대 후반기 식량난으로 대아사자들이 속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제2경제위원회’ 산하 대외무역회사나 군수공장 책임일꾼, 사무원, 직원이 되는 것이 최고의 로망이다. 군수공장들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제2경제위원회’에서 가끔씩이라도 배급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 ‘핵억제력’이 국제적으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제제재로부터 오는 외화의 결핍으로 자재와 원료, 연료의 수입이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군수산업에도 극심한 전기, 원료, 자재, 자금난이 악화되고 있다.  


군수산업에서 생산되던 상품들과 생산물이 줄어듬과 동시에 수백만 군인들의 먹고 입고 쓰는데 필요한 의복과 신발 등 생필품 부족이 군부대 내에서 하나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군수산업지대인 자강도나 평안북도 장마당과 시장들에는 현역군인들과 군수공장들에서 생산한 상품인 군복(내의류 포함), 군화, 비누, 치솔·치약 등 모든 종류의 군수품이 중국산 상품보다 싼값으로 거래되고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군부대 군인들도 비리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의복류, 생필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엄청난 물자난,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경제살리기는 다시말해 군수공업살리기나 다름없다. 군수공업이 그만큼 북한경제에 큰 영양을 미친다는 해석이다.


때문에 북한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군수산업이 잘 운영되면 그만큼 군부대 물자공급이 원활해지고 북한주민들 사이의 군수품 밀매유통도 활발해져 소비생활도 조금이나마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책제철소 철생산기지나 2.8비날론연합기업소에서 ‘폭포처럼 쏫아지는 비날론’ 과 ‘CNC’희천공작기계는 모두 군수산업에 절실히 필요로 되는 공업 부분이다.


북한 주민들은 ‘폭포처럼 쏫아지는 비날론 섬유’라고 하는 것을 TV 에서나 혹은 순천비날론 등 공장견학을 통해서 구경할 뿐 실제로 비날론 섬유로 만든 옷을 입어본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면 ‘폭포처럼 쏫아지는 비날론’은 다 어디로 갈까?


그리고 ‘CNC’컴퓨터수치자동제어 선반이 어떻게 작동하며 무슨 기능을 수행하는지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고 힘든 북한사회 일반주민들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는 곧 ‘자력갱생’의 상품인 ‘주체섬유’와 ‘CNC’ 공작기계에 대한 집중 선전이 화폐개혁으로 혼란스럽고 뒤숭숭한 북한주민들에 대처한 김정일의 ‘민심달래기 쇼’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또한 김정은에게 정권 세습을 물려주기 위한 정치적인 준비라는 관측도 있다. 이달 14일 한 외국인이 촬영해 연합뉴스에 제공한 평양제1백화점 앞 컴퓨터수치제어(CNC) 선전 포스터는 김정은의 상징으로 공식화된 ‘축포야회’, ‘장거리 로켓’ 등이 결합돼 있어 차세대 지도자로서의 김정은의 위상을 드높이려는 의도로 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