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굶는데 ‘김일성 100년’ 공사 한창”

북한 당국이 양강도 혜산과 삼지연을 연결하는 철도를 기존의 ‘협궤(좁은 철로형)’에서 ‘광궤(넓은 철로형)’로 넓히기 위한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16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일부터 갑자기 ‘당 사상 선전일꾼 돌격대(6·18돌격대)’가 들어와 혜산-삼지연 사이의 철길을 넓히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며 “지금은 11월 초부터 정식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돌격대원들의 숙소를 짓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삼지연 철도는 1980년대 중반 혜산-보천보 사이의 철도를 삼지연 연못가까지 연결한 것으로, 한 칸의 정원수가 38명 정도인 작은 열차만 다닐 수 있던 ‘협궤’였다. 원래부터 작은 열차만 다닐 수 있던 철도였던데다 1994년 대홍수로 철도의 많은 부분이 유실돼 최근까지 열차운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혁명사상을 선전하는데 삼지연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해 김일성의 생전부터 혜산-삼지연 사이 ‘광궤’ 철도공사를 시도했었다. 그러나 재정 형편이 열악하고 공사 환경이 험난해 지금까지 손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소식통은 “공사인원은 ‘6·18돌격대’ 3만 명과 각 기관 및 기업소, 농촌에서 동원될 인원 2만 명을 합쳐 5만 명 정도가 될 것”이라며 “공사 구간이 180리(약 70km)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산이 많고 험해서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현재는 돌격대 한 개 소대정도의 인원이 먼저 들어와 숙소를 짓고 있지만 10월 말쯤에는 모든 인원이 들어온다”며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돌격대가 맡아 공사를 진행하고 시내에서 가까운 곳은 기관 기업소나 농장들이 맡아 공사를 진행 할 것이다”고 전했다.

철도공사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반응은 환영하는 쪽과 걱정하는 쪽으로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공사가 진해된다는 소식에 장사꾼들은 돈을 벌 기회가 생겼다며 좋아하는 반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이제 주변 농장들에 도적떼가 많아질 것이라며 모두 근심을 하고 있다”며 “공사가 진행되는 구간들이 대부분 국경과 가까운 지역이어서 밀수를 해 먹던 사람들도 국경경비가 강화될까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철도 공사에 동원된 돌격대에게 들으니 ‘수령님(김일성)탄생 100돌인 2012년 전까지 공사를 완공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곧 겨울이 닥치는데도 불구하고 서둘러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평양 시내에 고층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고, 극장과 호텔들의 재단장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해 온 105층짜리 류경호텔 공사도 재개됐다”고 전한 바 있다.

LAT는 “이 모든 공사들은 김일성의 출생 100주년인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세계식량계획(WFP)이 200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1990년대 중반과 같은 최악의 식량사정을 경고하는 등 북한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러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