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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생일 선물 재료 징수…주민들 “선물 아냐”

곡식 강제 징수에 주민 반응 냉담…소식통 “다툼도 벌어져”
강미진 기자  |  2018-02-05 10:38



▲그동안 북한 어린이들이 김 씨 일가 생일에 받는 선물꾸러미 사진. 좌측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1977년, 1994년, 2008년, 2017년 선물꾸러미 모습.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 양강도에서 최근 김정일 생일(16일)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공급할 간식선물에 필요한 일부 재료를 주민들에게 징수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중순에 매 세대들에 (김정일 생일) 선물 마련에 필요한 깨와 두부콩을 각각 150g씩 바치라는 인민반회의가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바치는 주민들이 별로 없다”며 “그래선지 인민반장들이 직접 징수에 나서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쌀쌀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생일 선물 생산에 필요한 기본 자재는 대부분 중앙에서 공급하지만, 부차적인 재료는 생산을 담당하는 각 식료공장에서 부담해야 한다. 북한 당국의 ‘자강력’ 강조로 인해 지방 정부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각 지역 주민들에게서 부족한 일부 자재를 걷어내고 있다.

또한 주민들에게서 김정일 생일선물 재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흉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콩과 깨는 반타작도 못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자신도 넉넉하게 먹지 못하는 곡식을 이번 지시로 인해 바쳐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소식통은 “최근 양강도 주민들은 백암군에 건설된 영웅청년발전소와 삼지연 철길공사 등 건설 지원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자그마한 양이라고 해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이 없는 가정에서는 대놓고 ‘우린 선물 타는 아이도 없는데’라는 말을 내뱉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입심이 센 여성들 속에서는 ‘2월 16일 간식선물에 우리가 낸 깨와 콩도 포함됐으니까 100%선물이 아닌 것 아니냐’, ‘어떤 명목이든 걷어가는 데 (당국이)습관된 것’이라는 말들도 나온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생일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동사무소는 연일 인민반장들을 닦달해가며 징수에 몰두하고 있다.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면서 인민반장과 주민 사이의 다툼도 잦아지고 있다.

소식통은 “장사를 하다 망했거나 수확을 제대로 못한 일부 가정들에서는 ‘죽인다고 해도 못 내겠다, 있어야 내든가 할 것 아니냐’는 말로 거칠게 반항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체제가 선물정치로 ‘후대사랑’의 이미지를 선전하려고 하지만 자재부족으로 인한 징수에 ‘받기 불편한 선물’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그동안 북한 당국은 김 씨 일가의 생일을 맞아 전국의 탁아유치원과 소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 지역 식료공장에서 생산되는 사탕과자, 쌀강정, 콩 사탕 등이 포함된 간식 1kg을 공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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