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비정부 영역에서도 북한을 외면하는 시대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정부 차원의 경제, 외교적 제재뿐 아니라 비정부 영역에서도 북한 당국의 핵,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북한에 등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의 제재 따위는 끄떡없다며 호기를 부리고 있지만, 뒤에서는 국제사회에 지원을 구걸하는 비굴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비정부기구인 국제핵무기폐기운동에 돌아갔습니다. 지난 10월 6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국제핵무기폐기운동을 선정하며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노력에 새로운 방향성과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단체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실현하고자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들이 연합하여 2007년에 출범했으며, 현재 100여 개국 소속 300여 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정부기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북한은 이 단체에 가입돼 있지 않습니다. 노벨위원회는 국제핵무기폐기운동에 노벨평화상 선정을 밝히면서 “몇몇 국가들은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고, 북한이 전형적인 예가 되고 있으며 핵무기를 구하려는 시도는 실재적 위험이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들의 연합인 유엔안보리뿐 아니라 비정부 기구인 노벨위원회에서도 북한 핵위협의 불법성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경제, 외교 분야에서 스포츠 교류의 제한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호주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반대한다며 북한의 19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입국을 불허했고,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도 10월 5일로 예정됐던 북한과의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예선 경기를 무기한 연기해 버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모두 북한 당국의 계속되는 핵, 미사일 위협 때문이었습니다. 오는 1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동아시안컵 축구대회가 열리는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 팀이 출전하게 되면 주최국인 일본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프랑스의 로라 프레셀 스포츠 장관이 “한반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북한의 위협으로 인해 자국 선수단의 안전이 우려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강경한 핵보유 의사를 밝히며 거친 언행을 계속하고 있지만, 비공개적으로는 국제사회에 손을 벌리며 지원을 구걸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기간에 김정은과 북한 외무상 리용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저속한 막말을 퍼부으며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리용호는 비공개적으로 유엔개발계획과 유니세프 관계자들을 만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행태는 김정은의 지시가 없으면 불가능한 것으로, 앞에선 호기를 부리며 베짱이 두둑한 척 하지만 뒤에선 구걸을 지시하는 그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하겠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경제, 외교 등 정부의 공식적인 영역을 넘어 민간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상징성과 스포츠 분야의 북한 기피 현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데 김정은은 또 다른 도발을 계획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결과는 참혹한 파멸로 이어질 테지만 김정은은 중국으로 도피할 계획과 비밀탈출 경로까지 완비해뒀다니 걱정이 없을 겁니다. 이래저래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으로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주민 여러분의 애절한 시름이 눈가를 밟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