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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신고에 “알아서 해결” 말만하고 철수한 北보안원

소식통 “돈 되는 사건만 적극 개입…충격에 정신병원행에도 변명만 급급”
김채환 기자  |  2017-09-13 17:15



▲북한 공안 당국이 가정폭력을 방치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편집=김성일 기자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보안원(경찰)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에 출동한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철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이 여성은 30분 동안 남편에게 무차별 두드려 맞았고, 신음 소리에 보다 못한 이웃이 담당 보안서에 신고했다. 그러나 출동한 보안원은 여성의 몸 상태를 살피기보다는 “가정싸움은 본인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이후 남편은 아내를 더 심하게 때렸고, 결국 이 여성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으로 정신병원으로 이송되는 비극이 벌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4일 회령시에서 한 주민이 안해(아내) 이 모 씨를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당시 신고를 받은 담당 보안원은 폭력 중지만 지시할 뿐 남편에 대한 처벌은 없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후 이 모 씨는 남편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 정신 이상 징후가 나타나 정신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 ‘왜 보안서가 저런 사람을 그냥 놔 두는가’는 말이 오고가자 ’부부싸움에 우린들 뾰족한 수가 있겠나’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인민보안성을 국가와 인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여긴다. 보안원들에게 사회질서를 바로 잡고 치안을 유치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는 것. 하지만 보안원들은 정작 사건 취급 시 발생하는 이익에 따라 자세와 태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안원들은 뒷돈(뇌물)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면 절대 손을 안 대고, 실리가 맞지 않으면 누가 죽어 나가도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남편에 대한 구속 조취 등 다양한 대책을 세워 피해자가 정신병원까지 가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인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 게 아닌 견장 단 장사꾼들”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보안원 사이에서도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해 있다. 때문에 가정 폭력 피해자들이 사법기관의 시급한 대책마련을 바라고 있지만, 무시하곤 한다.

북한에서도 관련 법·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2012년 개정 형법을 보면, 사람에게 폭행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노동 단련형에 처하거나(폭행죄) 자기의 보호 밑에 있는 사람을 학대괄시한 자는 1년 이하의 노동 단련형에 처한다(학대괄시죄)고 되어 있다. 또한 2010년 12월에 채택한 여성권리보장법 2조에서는 남녀평등 원칙을 천명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이에 대해 탈북민 한 모(40대 여성) 씨는 “가정폭력을 휘두르면 꼬빠꼬(단련대)에 보낸다고 엄포만 놓을 뿐이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는 건 아니다”면서 “거리에서 싸움이 나도 구경만 하는 것이 보안원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민보안성은 김정은 세습권력 유지 강화에만 힘쓰고 북한 주민을 감시하는 사찰기관일 뿐”이라면서 “보안원들도 실제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에는 조그마한 관심조차도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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