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웜비어, 모교서 눈물의 장례식…“北구금 애초부터 잘못”



▲22일(현지시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시신이 안치된 관이 장례식장인 오하이오주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 밖으로 운구되고 있다. /사진=연합

정치 선전물을 훔쳤다는 이유로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돼 의식불명 상태로 고향에 돌아갔지만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그의 모교에서 시민장으로 엄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장례식은 이날 미 오하이오 주(州) 신시내티 인근 와이오밍에 있는 웜비어의 모교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에서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북한 관리와 비밀 회동했다고 밝힌 포트먼 의원은 “이 학생은 처음부터 구금돼서는 안 됐다”면서 “이번 일로 악과 선, 사랑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있었다면 오늘은 우리가 웜비어와 유족들에 대한 넘치는 지지를 통해 선과 사랑을 보여주는 날”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롭 포트먼 상원의원(공화)을 포함한 상·하원의원들, 존 설리번 국무부 부 장관 등 고위 인사도 참여했다. 웜비어 송환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웜비어의 부모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이날 장례식은 웜비어의 가족과 친지, 고교 동창 등이 참석했다. 22세 나이로 비명에 간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도 장례식을 찾았다. 현지 언론들은 2500명이 장례식장을 찾았다고 추산했다.

아울러 유대교랍비인 제이크 루빈이 주관한 장례식은 웜비어의 형제들과 친구들이 추도사를 했으며, 재학시절 웜비어와 함께 축구팀을 한 동창이 첼로로 추모곡을 연주해 눈물바다가 이뤄지기도 했다.

대학 동창인 오언 로빈슨은 “비극적인 사건이 없었다면 웜비어도 우리와 같이 졸업하고 사회진출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버지니아대도 이번 일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장례식장이 끝난 뒤 웜비어의 관은 ‘고잉 홈’(Going Home)을 연주와 함께 스프링 그로브 묘지로 운구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묘지로 가는 도로 주변에는 와이오밍 고등학교를 상징하는 흰색과 푸른색 리본을 곳곳에 내걸어 그를 애도했다. 운구 행렬과 마주친 주민들은 두 손을 모아 웜비어인 ‘W’를 만들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장을 찾은 시민들 모습.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