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최고존엄 형 독극물 살해 왜 침묵하나”

김정은의 배다른 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살해된 것과 관련해 전 세계 언론들이 연일 떠들썩하게 보도하고 있지만 유독 북한매체만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소식도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북한 입장을 대변해 온 “민족통신”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언론 등이 확인도 없이 마구잡이로 보도해 모종의 음모와 공작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엉터리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알다시피 김정남은 현재 권력의 최고자리에 앉아있는 김정은의 배다른 형입니다. 그동안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는 김정은과 관련된 문제라면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최고 존엄”을 들먹이며 요란하게 떠들어댔습니다. 그런데 최고 존엄의 “형”이 그것도 외국에서 독극물에 의해 살해됐는데 어째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단 말입니까. 물론 그 이유는 이 소식이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서일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남이 살해됐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 김정은이 지시해 죽였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권력을 위해서는 고모부까지 가차 없이 처형하는 김정은이 배다른 형 쯤 죽이는 것이 뭐가 대수겠냐는 생각을 갖게될 게 뻔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김정일의 가족관계, 그리고 어떻게 김정은이 후계자가 됐는지 알고 싶을 것입니다.

40대 중반의 맏아들 김정남이 있는데 그보다 13살이나 어린 셋째 아들 김정은이 어떻게 권력을 세습했는지, 배다른 형이라면 어머니가 다르다는 말인데 김정은의 어머니는 누구인지, 특히는 도덕의 화신이라고 선전했던 김정일이 옛날 왕처럼 여러 명의 여자를 거느리고 숱한 자식을 낳았는지, 여러가지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 김정은의 권력 승계의 정통성, 수령에 대한 우상화의 허구성에 대해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북한 밖에서는 다 아는 김정은 가족에 대한 정보를 정작 북한 주민들만 몰라서야 되겠습니까. 이번 김정남 살해 사건에 대한 소식을 북한에서만 유독 알리지 않는 것은 주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김정남 사건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지 말고, 외국의 언론들이 보도하듯 사건의 모든 내용을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