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운곡목장 AI 발병에 출입 전면차단…확산방지 총력”

북한 김정은 일가 및 고위간부 육류공급을 담당하는 평안남도 운곡지구 종합목장에 내려진 조류독감(AI) 관련 출입 통제가 강화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다른 지역으로 확진되지 않는 등 소강상태이지만, 미흡한 방역체계로 인한 피해 확산 우려로 바이러스 전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운곡지구 주석목장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으로 목장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외부출입과 친척방문까지 완전 차단됐다”면서 “특히 겨울방학을 맞아 다른 지역으로 간 학생들까지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24시간 목장경비를 맡고 있는 순천초소장(정문)과 안주초소장(후문)들은 보안원들에게 특별히 ‘목장간부 친척이라도 출입 불허’를 지시했다”면서 “외부에서 장사꾼들이 산을 넘어 들어오지 못하도록 이동초소 순찰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곡지구 주석목장은 내부에 6, 7개 마을이 있고 정문과 후문이 다른 시(市)에 있을 정도로 방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또한 면적에 비해 인구밀도는 적지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에는 축산목장, 온실농장을 비롯한 여러 지방산업공장 근무자와 가족들, 그리고 만수무강연구원 양성을 위한 만청산대학, 고급축산기술을 교육하는 전문대학과 중학교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소식통은 “내부 주민이 외부에 나갈 경우 공민증(주민등록증)이나 출생증을 초소에 제시하거나, 친척들이 방문하려면 출입증을 발급하면 됐지만 지금은 이 자체가 막혀 있는 상황”이라면서 “사람이 나가거나 들어올 수 없는 ‘외딴 섬’이 돼 버린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상인들의 이동 통제도 차단돼 주민들의 시장활동도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원래 이 목장은 ‘국가공급 우대 지역’으로 시장화가 다소 더디게 진행됐지만, 최근 자체적으로 계란 대량 생산을 통한 경영자금 마련에 나서면서 시장이 확산되는 추세였다. (▶관련기사 바로 보기:“김정은에 육류 공급 北목장, 계란 팔아 자체 돈벌이”) 

그는 “타지역 상인들은 초소에 뇌물주고 들어와서 외국산 물품과 육류를 비롯한 과일, 채소와 물물거래를 했었지만 이제는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장사꾼들은) ‘이번에 단속되면 기존처럼 벌금과 물품회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AI 관련 바이러스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다른 지역으로는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 주민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동의 자유 억압 정책’이 이번 사태에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은 “혜산이나 회령을 비롯한 북쪽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되지 않았으며, 인민반회의를 통해 포치(지시)된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 나온 북한 무역일꾼도 “아직 평양이나 신의주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철새 등 조류의 이동을 통해 감염이 확산된 다른 나라의 피해사례를 봤을 때, 상대적으로 방역이 취약한 북한 당국은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