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리설주, 9개월 만에 등장…“애민지도자 선전 포석”



▲ 북한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우리의 공군) 비행 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 – 2016’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전했다. 리설주가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사진=연합

북한 김정은이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우리의 공군) 비행 지휘성원(지휘관)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2016’을 참관한 자리에 리설주가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통신은 구체적인 대회 개최 날짜는 밝히지 않은 채 김정은의 군 관련 행보 소식을 전했다. 이번 참관에는 부인 리설주가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설주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 28일 김정은을 따라 평양 보통강변에 새로 건설된 미래상점을 방문한 이후 9개월 만이다.

리설주는 2012년 18회를 비롯해 2013년 22회, 2014년 15회 등 김정은과 함께 공개활동을 진행하는 등 왕성한 행보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수행 횟수가 7회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들어 3회에 그쳤었다. 북한 공식 매체의 보도를 기준으로 올해 리설주가 참여한 행사는 지난 2월 15일 열린 ‘광명성 4호’ 발사 성공 환영연회와 같은 달 16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3월의 미래 상점시찰 동행뿐이었다.

김정은이 리설주를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내세운 것은 외부에서 제기되는 ‘김여정 견제에 밀렸다’는 등 각종 설(說)을 잠재우고 ‘은둔’이나 ‘비밀’ 같은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2017년도 신년사 발표를 한 달 가량 앞두고 내부적으로 한 가정의 아버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애민지도자를 선전, 체제 공고화 과시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데일리NK에 “연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을 포용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어머니’ ‘가정’ ‘따뜻한 지도자’를 호소함으로써 북한 인민들의 충성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개된 사진 속 리설주는 초상휘장(배지)은 달지 않았지만 검정색 슈트 차림으로 비교적 차분한 복장을 착용했다. 화려한 브로치를 착용하는 등 화려한 신식 옷차림을 선호해온 리설주가 ‘자본주의 날라리풍 조장’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이미지 정치’를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