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인, 김정은 부대시찰에도 사기 하락…왜?

최근 북한 김정은이 다녀간 제380대연합부대 지휘부에 속하지 않은 일반 구분대 군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계훈련 시작 즈음에 관련 부대에 ‘최고사령관 시찰’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풍성한 배급을 기대했지만 별반 달라지지 않자, 사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달부터 시작된 동계훈련에 제380대연합부대 일반 구분대 군인들이 먹은 건 평시와 별반 다름없는 적은 양의 밥과 돼지고기를 끓인 멀건 국물뿐이었다”면서 “군단과 사단, 여단 지휘부 직속군인들은 풍성한 식탁을 마주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군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휘부 직속 군인들에게는 물자공급도 잘 되고 가족들이 날자(날짜)를 정해 갖가지 음식과 반찬들을 만들어 오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일반 구분대들에서는 아무 것도 차례지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신문 등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최근(보도일 기준 지난달 25일) 제380대연합부대 지휘부를 방문한 바 있다. 지난달 4일 제525군 부대 직속 특수작전 대대 시찰 이후 김정은의 군사 관련 행보는 지속되고 있다.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필수적인 군을 통제하면서 절대적인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정작 탈영과 절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북한 군의 기강이 많이 흐트러지고 있다. 식량을 둘러싼 부패가 군대 내에서도 만연해 지면서 간부들의 착복 문제도 심화돼, 일반 군인들에 대한 처우가 과거에 비해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군인들은 노래 ‘가마마차 달린다’에 나오는 ‘먹어야 힘난다네’ 부분을 반복해서 부르며 당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면서 “최고사령관 시찰도 별거 아니구나”라고 말하는 군인들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군인들 속에서는 “남조선 괴뢰군이 먹을 것이 없어 미군이 먹다 남은 음식 찌꺼지만 먹는다는데 우리보다 키도 크고 몸도 더 좋아 보인다” “이렇게 몸이 안 좋은데 최후의 승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비아냥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일반 군인에 대한 배급 부실과 그에 따른 기강 해이 등 김정은 체제 충성도에 대해 균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만,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혁명의 사령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사상 강요만 하지, 군인들 식생활을 개선 움직임은 없다”면서 “이에 군인들은 ‘적의 화구를 막으려고 해도 화구까지 갈 힘이 없을 것 같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부 군관들은 병사들의 이러한 심정을 이해하면서 후방물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문제를 호소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당국은 ‘자강력 정신’만을 강조하며 자체로 해결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