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사회서 정상활동 못하게 해야 셈법 바꿀 수 있어”

미국이 북한과 거래한 중국 기업들을 제재 및 조사하는 등 독자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여러 제반 협의와 전략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훙샹그룹 제재’로 본격화 된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에 한국이 어느 정도 협조하고 있는지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독자 제재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의 지속적인 물밑 접촉이 이뤄졌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은 북핵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뤄오고 있다”면서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기 위한 제반 수단과 전략에 관해 철두철미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북한이 그것을 깨닫고 전략적 셈법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과 미국은 국제사회와 더불어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외교적 제반 수단과 전략을 활용해서 압박을 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미국의 최근 발표하는 독자 제재와 관련해서도 “정보 사항이라든지 외교적 민감성이 있는 것에 대해서 제가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한미 간에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반 협의와 전략을 협의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에 민생 목적으로 들어가는 철광석이나 석탄도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진행된 마당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 제재의 실효성이라든지 제재의 구멍, 이런 부분을 좀 더 확고히 하는 방안에 대해 한미 간에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그것을 토대로 안보리 추가 제재 결의 도출 과정에서 이사국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운 상황임을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로서도 5차 핵실험 이후 유엔 차원에서의 제재 조치 추진과 더불어서 독자제재, 그리고 국제사회를 압박해서 북한을 변화시키는 전략을 계속 검토하고 강구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하루빨리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북한을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로마 교황청도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성명을 최초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교황청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의 계속된 긴장상황에 대해 교황과 교황청이 우려하고 있다는 공식성명을 발표했다”면서 “교황청 외교차관도 27일(현지시간) IAEA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내 상황을 심각한 우려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12억 7000만 카톨릭을 대표하는 교황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최초로, 매우 이례적이며 주목할 만한 일로 평가된다”면서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교황청과 솔로몬 제도가 북한 핵실험에 대한 공식 입장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현재까지 97개국 및 14개 국제·지역기구가 규탄성명 등 입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