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미국탓 北, 전술핵무기 한반도 철수 잊은 건가”

국제사회를 향한 김정은 정권의 거리낌 없는 핵 도발 망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71차 유엔총회에 참가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의 핵무장은 국가노선”이라고 했는가하면 “우리의 존엄과 생존권을 보호하고 진정한 평화를 위해 핵의 질적, 양적 강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늘 그랬듯이 미국의 항시적인 핵위협 때문에 부득이 핵무장을 택했고, 정당한 자위적 조치라는 말 역시 빼놓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마치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를 쓰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위협을 한 적이 없습니다. 리용호의 주장대로 미국이 북한을 침략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김정은 일가는 이미 오래 전에 망했을 것입니다. 미국은 오히려 주한 미군이 가지고 있던 전술핵무기를 지난 1991년에 몽땅 철수했습니다. 당시 남한과 북한은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를 타결했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1991년 12월31일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입니다.
 
1963년 한국에는 미군의 전술핵무기가 950기가 있었지만 이후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1991년에는 핵무기가 100여기 정도 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1990년 냉전이 끝나자 미국과 러시아는 핵 군축을 위한 ‘대통령 핵 구상’을 체결하고, 미국은 1991년 한국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를 모두 철수시키게 된 것입니다. 이 장면을 김일성과 김정일도 지켜봤고, 이를 확인했기 때문에 1992년 2월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발효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건 눈으로 확인 된 사실이고, 김일성과 김정일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이제 와서 미국 때문에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는데, 역사 공부를 제대로 했다면 이런 주장을 할 수 있겠습니까?
 
김정은의 지시를 받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그 대가를 상상도 할 수 없이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는 모습에 참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은 유엔 무대에서 이렇게 말하면 자신이 배짱 있는 지도자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국제사회는 철부지의 망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미국의 국방장관, 전 중앙정보부국장, 전 합참의장 등 여러 고위층이 잇달아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걸 김정은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말로만 괜히 까불며 으스대다가 진짜 한 방 얻어맞아 종말을 고할 수 있다는 걸 김정은은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