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남양 수해 사진 입수…“살림집 지붕만 남고 침수”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에 최근 홍수가 발생해 두만강변 제방(堤防)이 무너지고 마을이 침수된 사진을 데일리NK가 단독 입수했다.

지난달 31일 촬영한 사진을 보면, 두만강변에 위치한 남양 세관과 인근 역전서 약 200~300m 정도 떨어진 아파트가 고층까지 침수돼 있고 지붕이 낮은 집의 경우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물에 깊이 잠긴 모습이다.

북한에서 주로 홍수 피해를 입는 지역은 서해 부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해 부근에 위치한 남양에서 홍수가 발생한 건 이례적이다. 통상 장마로 압록강 물이 불어나는 시점이 서해 만조 시기와 겹치면서 신의주 홍수가 발생하고는 했지만, 조차가 적은 동해나 두만강 부근서 범람으로 인한 홍수가 발생하는 건 매우 드물기 때문. 특히 남양은 상대적으로 고지대인만큼 수해를 입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수해 이유를 두고도 강수량이 많았던 영향도 있지만, 두만강변을 따라 만들어둔 남양시 제방이 주민들의 텃밭으로 활용되면서 부실해진 탓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민들이 제방에 콩이나 강냉이를 심느라 잔디의 뿌리를 뽑고 흙을 파헤치는 일이 잦다 보니, 수위가 높아진 두만강 물의 힘을 제방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이 같은 홍수는 당국의 방치 아래 벌어지는 인재(人災)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측은 수방벽을 높게 설치해 높고 강 범람을 대비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둑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큰물엔 붕괴되기 십상이다. 안일한 대책으로 애꿎은 주민들만 홍수 때마다 피해만 입는 셈이다.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 북중 접경 지역에서 남양시 수해 모습을 포착, 사진을 보내온 중국 소식통은 “요 며칠 새 비가 너무 많이 온다. (남양시) 집이 거의 다 잠기고 쓸려 내려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 남양시와 인접한 중국 투먼과 훈춘(琿春), 연변조선자치구 등에도 수해가 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흘 새 300mm 가량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중국 당국도 투먼과 훈춘 등 4개 시 연안 주민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남양과 투먼 사이에서 이뤄지던 북중 무역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인근 아파트마저 물에 잠긴 상황에서 남양 세관 역시 침수 피해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대북 제재에도 북중 무역이 조금씩 활성화되는 움직임을 보여 왔으나, 이번 수해로 인해 이마저도 다시 주춤할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