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성 수감시설 확장…북송 탈북女 늘어난 결과”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강제 송환되는 북한 여성들이 급증하자 최근 북한 당국이 여성 수감시설을 지속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30일 1960년대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전거리교화소(12번 교화소) 실태’ 보고서를 통해 수감자 수 증가 여부와 수감시설 환경 상태 등 전거리교화소의 변화상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중 국경지대인 함경북도 회령시에 위치한 전거리교화소는 1980년부터 1983년 사이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수감자는 1990년대 1300명에서 현재 약 500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수감자 중 20%가 여성이며, 이 중 80%는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경우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여성수감자가 늘어나면서 2009년 2∼8월 본 시설 인근에 별도의 부속건물(여성수감시설)을 건설했다”면서 “이번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그것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또 “전거리교화소 과밀현상과 여성수감시설 지속적 확장, 인근 구리광산과 경공업 시설, 그리고 탄광의 수감자 노동력 착취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HRNK는 북한 당국에 수감자들의 영양 상태 개선과 구리광산 등 작업장의 보건·안전 환경 개선, 구리광산 인근 수질오염 문제 해결, 전거리교화소를 비롯한 모든 수감시설에 대한 국제적십자사(ICRC)의 접근을 허용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올해 초에도 전거리교화소 내 여성수감동에 수감됐던 탈북민 최민경 씨가 북한인권을 위한 초당적 의원 그룹(APPG)과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가 영국의회서 공동주최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 2주년 국제대회’에 참석해 관련 증언을 내놓은 바 있다. (▶관련기사 : “40도 고열에 잠시 몸 못 가누자, 시체실로 던져졌다”)

최 씨는 2008년을 기점으로 신설된 전거리교화소 내 여성수감동에 최초로 수감됐던 인물로, 고난의 행군 당시 탈북했다가 2008년 중국 공안(公安)에 검거되면서 북송됐다. 국제대회에서 최 씨는 “당시 전거리 교화소에는 여성 1000명이 수감돼 있었고, 따라서 50명을 수용하는 감방에 여성 300명이 수감돼야 했다”면서 “1년 간 300명이 한 방에 빼곡히 앉아 서로 기대어 잠을 자며 생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교화소 내의 위생이나 환경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결하고 식량도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수감자들이 전염병에도 자주 걸리는 등 건강상태가 ‘최악’이라고 말했다. 특히 “본인도 2차 열병이 돌 때 전염이 돼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열이 42도까지 올라가고 물도 못 마실 지경이 돼 가만히 누워있었는데 아직 의식이 붙어 있는 본인을 누군가가 시체실로 던졌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