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당국 의존않고 직접 비닐하우스 제작 채소재배”

진행 : 매주 북한 경제에 대해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이젠 7월도 다 가는데요. 요즘 북한 주민들의 식탁을 풍요하게 해주는 채소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데요. 밥상을 마주한 북한 주민들이 잠시나마 웃을 수 있게 하는 채소들이 장마당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자리에 강미진 기자 나와 있는데요,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끼니때마다 갖가지 반찬들과 찌개 등으로 먹는 걱정을 별로 하지 않는 한국 국민들은 제철채소라는 말이 귀에 설게 들릴 수도 있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철따라 수확하는 채소에 미소가 필 수밖에 없답니다. 철따라 채소가 생산되는 품종이 있는데요, 제철이 지나면 먹기 힘들 정도이기 때문에 채소가 나오는 철이면 갖가지 반찬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부들의 얼굴에 웃음이 피는 거죠. 일부 국경을 끼고 있는 지역들에서는 중국산 채소들이 나오긴 하지만 제철이 아닌 탓에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도 해서 극소수의 주민들만 구매하게 된답니다.

그러니 생활 여건상 구매하기 어려운 주민들의 마음이 좋지 않았었죠. 이런 주민들에게 제철 체소의 등장으로 채소가격이 하락하고 싼 가격에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행 : 그렇군요, 주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밥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제철 채소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네,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던 90년대 중반 이전에는 채소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었는데요. 하지만 식량난을 겪기 시작한 95년 이후부터 식량을 절약하려는 목적으로 채소에 대한 요구가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됐답니다.

북한의 내륙지방인 평안남북도 지역에서는 4월 중순이면 수확하게 되는 채소들이 등장했고 전국적으로 월동용 배추나 무를 가을(수확)하기 전에 일찍 먹을 수 있는 채소종자들이 새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시금치나 갓, 빨강무 등 봄날에 나는 채소들은 춘궁기 초기에 들어서는 주민들의 밥상에 큰 도움이 되는데요, 한여름에 맛볼 수 있는 상추도 주민들의 식탁을 맛깔나게 해주고 있는데요, 상추 한 잎에 쪽파 하나를 얹어놓고 고추장을 찍은 다음 밥 한술 떠올리고 싸서 먹으면 더위도 날아가고 자연의 맛도 느끼고 힘든 일정도 한순간은 잊혀진답니다.

진행 : 최근엔 날이 너무 덥잖아요. 또한 200일 전투 동원에도 시달리고 있을 텐데, 이럴 때일수록 주민들은 제철 채소를 많이 찾을 것 같아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또 한여름 제대로 된 냉방장치가 없는 곳에서 종일 일을 하는 주민들의 뜨거운 속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빨강무 김치도 인기가 있는데요, 보통 빨강무는 7월 초나 중순에 가을을 하게 되는데 물김치로 만들어도 특유의 빨강색으로 색상이 곱게 나오거든요.

또한 이 시기엔 봄 갓도 유명하답니다. 빨강무 김치에 갓 몇 개만 넣어도 김치가 쩡하고 시원해서 더위를 달래려는 주민들이 너나없이 만들어 먹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시금치나 상추, 빨강무, 갓 등이 없어져갈 무렵인 7월 말~8월 초엔 양배추 가을이 시작돼 주민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답니다. 뽀득뽀득 씹히는 맛이 강한 양배추김치는 주민들이 즐겨 만들어먹는 김치인데요, 양배추 생산을 많이 하는 양강도, 함경북도에서는 초가을 김치로 사랑을 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의 밥상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채소 이야기에 제 마음도 덩달아 행복해지는데요, 최근에 주민들이 즐겨 먹을 수 있는 채소가 양배추이겠네요?

기자 : 시기적으로 보면 그렇죠,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달라진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초봄에 처음 먹게 되는 시금치로부터 갓, 근대, 상추, 쑥갓, 호박 등 시기적 영향을 받는 북한에서는 철따라 맛보게 되는 채소도 각양각색인데요, 철이 지난 채소는 다음해가 되어서야 맛을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이전 같으면 제철이 지난 채소는 먹어볼 수도 없었는데 최근에는 철이 지난 채소나 제철이 아닌데도 생산되는 채소들이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비닐하우스로 비철 채소농사를 지어 수익을 올리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현재 실정은 어떤가요?

기자 : 북한 내부 주민이 전한 데 의하면 최근에는 자그마한 비닐하우스를 만들어서 여러 채소들을 재배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양강도에서는 농장들에서도 온실농사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온실농장에서 이른 봄에 생산되는 오이나 배추, 토마토, 시금치 등 갖가지 채소들을 종류별로 심어서 주변 주민들에게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수익으로 농장에서는 비료나 연유 등을 해결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편 이렇게 온실에서 재배한 채소들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은 자체로 자그마한 비닐온실을 만들어 가정에서 필요한 채소들을 재배해 먹기도 하고 일부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나라에서 주는 것이 없으니까 알아서 자체로 생활을 개척해나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력에 다시 한 번 감탄을 보내게 됩니다. 아마 국민통일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주민들도 저의 목소리에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국경지역에서는 중국에서 들여오는 채소들도 장마당을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고 하네요.

진행 : 네, 북한 주민들이 자체로, 또는 중국을 통해서 들여오는 것으로 비철 채소들을 맛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는 수입산보다 국내산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기자 : 적절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한국에 정착한 후 국내산을 사랑하는 것은 남이나 북이나 같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는데요, 한국 국민 대부분이 유기농을 선호하기도 하고 그 중에서도 국내산을 더 선호하잖아요? 아이들에게도 유기농을 먹이려는 보모들이 많고, 노년의 부모님들에게도 국내산 유기농 제품을 선물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북한 주민들도 중국산보다 국내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답니다. 단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이 없는 품목들은 예외가 될 수도 있다는 점 다시 상기시켜 드립니다. 이런 것은 채소뿐만 아니라 과일종류도 마찬가지고 다른 상품들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리고 국내산 중국산을 떠나서 상품의 질도 가격이라든가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쌀과 같은 곡류 그리고 식용유, 과일 등은 국내산을 더 선호한답니다. 영양가나 맛으로 봐도 국내산이 더 좋다는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죠. 언젠가 북한을 다녀왔다는 외국인을 만났던 적이 있는데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을 만나면서 북한 과일이 정말 맛있다는 이야기를 늘 들어왔던 그 외국인은 북한 방문 당시 사과를 요청해서 먹었다고 하면서 맛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맛났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과일이 맛있으니까 다른 것도 맛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봤다고 했던 그 외국인의 밝은 얼굴이 생각납니다.

진행 : 네, 지금까지 북한 장마당에서 철에 관계없이 등장하는 채소들로 주민들의 얼굴에 잠시나마 미소가 번지고 있다는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라도 채소들을 구매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북한 장마당 물가동향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통상적으로 보릿고개로 불리는 7월이면 쌀 가격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250원, 신의주 5360원, 혜산 5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1kg당 평양 1380원, 신의주 1250원, 혜산 1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212원, 신의주 8260원, 혜산은 8285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50원, 신의주는 1200원, 혜산 1205원으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0700원, 신의주 10500원, 혜산 100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6500원, 신의주 7200원, 혜산에서는 755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000원, 신의주 5550원, 혜산은 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