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화로 南가족에게 안부전하는 北주민들 늘어”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 상황을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2월 11일 이 시간에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 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대부분의 지역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평양에서는 1kg당 5019원, 신의주 5000원, 혜산은 51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1980원, 신의주 1960원, 혜산 2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90원, 신의주 8260원, 혜산은 821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은 1320원, 신의주 1330원, 혜산 1300원으로 지난주와 같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0560원, 신의주 10500원, 혜산 109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6710원, 신의주 6550원, 혜산에서는 688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150원, 신의주 5000원, 혜산은 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네 장마당 정보 듣고 왔습니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보내드리는 국민통일방송을 듣고계시는 북한 주민 여러분, 음력설명절 즐겁게 보내셨나요? 음력설이 지나선지 날씨가 한결 따뜻해지고 있어서 북한 주민들도 조금은 덜 춥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리에 오늘 이야기 함께 나눌 강미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 전해주실 건가요?

네, 이야기에 앞서 바쁜 일상 속에서 보낸 음력설 즐겁게 보내셨을 북한 주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다시 한 번 드립니다. 올 한해도 많이 바쁘시겠지만 건강은 꼭 챙기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체제가 무서워하는 저희 방송을 통해서도 외부세계에 대한 정보도 많이 공유하시길 바라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북한 주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해드렸으니 이제 본론에 들어가 볼까요?

1-1. 네, 북한에서도 요즘은 설명절 인사를 전화로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먼 곳에 있는 친척들과 가족들과도 인사를 주고받기 힘들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변화된 거죠?

네. 사실 편지나 전보가 정상적으로 오가던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새해 축하장을 통해 신년 인사를 주고받고 했었는데 90년대 중반 이후 시작된 고난의 행군으로 전기가 부족하여 통신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열차수송도 마비상태가 일상으로 된 지금은 가족이라고 해도 먼 곳에 있는 식구에게는 안부를 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일 아침 타지방에 있는 식구들이나 친인척들에게 설날 인사를 전해드리는 등 일상적으로 통신교류가 이뤄지고 있어 주민들이 편하다고 합니다. 엊그제 통화한 북한 주민은 평양에 있는 딸애와 통화로 설 명절 인사를 보냈다고 하면서 아침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맛있는 송편이랑 만둣국을 해줘서 맛나게 먹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주민은 딸애에게 집에서 해먹은 명절음식도 알려주고 가족들은 지금 뭘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해줬다면서 이전 같으면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이 이젠 일상으로 되고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는데요, 듣는 저도 좋았답니다.

2. 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네요. 설날 아침 서로에게 안부를 전할 수 있어 주민들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 바로 손전화기(핸드폰)라고 할 수 있는 거죠?

네, 맞습니다. 저희가 일상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하고 늘 몸에 소지하고 다니는 손전화입니다. 손전화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안부를 전하는 것도 북한에서도 일상적인 것으로 되고 있어서 주민들이 얼마나 편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1. 북한 주민들 속에서 손전화가 유행되기 시작한 것이 2000년대 말부터라고 알고 있는데 현재 가입현황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요?

네 이집트의 오라스콤 회사가 지난 2008년 북한의 이동통신사업권을 획득하고 북한 체신성과 합작한 회사인 고려링크를 설립하여 북한 내 이동통신망을 제공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2000년대 말부터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손전화가 유행되기 시작했었는데요, 2009년엔 가입자 수가 8만 명이었었는데 2년 후인 2011년에는 50만 명으로 폭발적인 가입자 수를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200만 명, 2015년 12월 기준으로 280만 명의 주민들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일상적으로 명절 때에도 쉽게 먼 곳에 있는 가족 친인척들에게 안부를 전할 수 있는 영역이 그만큼 늘어났다고 봐야겠죠.

3. 네 북한 내 손전화가 가족들 지인들에게도 효도할 수 있고 존경을 표시할 수 있는 효자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손전화기의 가격은 어떤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처음에는 접이식 손전화가 나왔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손전화의 가격대는 여러 가지로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양강도 혜산 지역을 예든다면 싼 것은 800위안(元)이며 비싼 것은 2800위안~3000위안까지 한다고 합니다.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싼 것은 105만원 정도, 비싼 것은 350만원~400만원인데요, 한국 돈으로 계산하면 싼 것은 15만 원, 비싼 것은 51~60만 원 정도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 돈 60만 원으로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는 쌀을 산다고 가정해보면 약 800kg을 살 수 있는 돈이죠. 4인식구가 있는 가정이라고 가정해본다면 쌀 800kg은 1년을 살 수 있는 식량에 가깝거든요, 북한 주민들이 이렇게 큰돈을 투자해서 손전화를 구입한다는 것에서 식량난에서 조금은 벗어났다는 점이 읽혀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북한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손전화가 아닌 중국이나 한국 등 외부와 통화할 수 있는 중국전화기도 국경지역에서 성행하고 있어 일부 주민들은 한국에 가족에게도 설 명절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소식을 들으면서 정말 기뻤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아무리 주민들을 통제하고 검열을 강화해도 자유를 갈망하고 알 권리를 가지려는 주민들의 생각까지는 막을 수 없다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4. 네 북한 주민들이 손전화가 있어서 그리운 가족들과의 상봉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북한 내 손전화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 주민들의 손전화 가입절차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설명 가능한지요?

네, 북한 주민들이 손전화 가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기관책임자의 수표를 받아야 하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수표를 한국에서는 사인이라고 하죠. 이렇게 기관책임자는 물론이고 담당보안원 수표까지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관책임자와 담당보안원의 최종 수표가 있어야 휴대폰 가입 절차가 완료된다고 하는데요, 각 지역에 있는 이동통신기구 판매소에서 ‘이동통신등록신청서’를 신청한 후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동통신등록신청서는 기관책임자와 담당 보안원 승인도장 외에 신청자 이름, 성별, 난 날(태어난 날), 직장직위, 기업소명, 기업소 전화번호, 공민증(주민등록증)번호, 집 전화번호, 집 주소 등도 기재해야 되거든요, 이렇게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면서도 주민들은 손전화를 소유하려고 노력한다고 하는데요, 생활이 안정적인 데도 원인이 있지만 그보다 장사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합니다. 손전화는 개봉된 후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있다고 하는데요, 200분 무료통화라고 합니다. 장사를 많이 하거나 개인적으로 수다떨기 좋아하는 일부 주민들은 무료 200분이 다 떨어지면 12만원에서 25만 원 정도를 하는 유심카드를 구매해서 다시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 최근에는 북한의 스마트폰인 아리랑 타치폰이 등장하면서 주민들도 많이 좋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타치폰 이야기를 전한 한 여성은 ‘우리도 문명하게 살아보자’라는 말을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5. 북한에서 IT산업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어서 주민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 됐군요, 손전화 말고 다른 기기사용도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한국의 매 가정들에 집전화가 있듯이 북한도 일부 가정들에 집전화가 있답니다. 북한에서는 집전화 혹은 빛전화라고 하는데요, 케이블선으로 연결된 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생활이 넉넉한 일부 돈주(신흥부유층)들과 간부들 그리고 한국에 가족이 있는 일부 탈북자 가족들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빛전화로 여러 지역의 물가확인도 가능하고 안부도 주고받고 하는거죠.

6. 북한 손전화에 대해 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일부 주민들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는 주민들도 있더라구요, 얼마 전 통화를 한 주민의 말에 따르면 생활이 조금 괜찮은 보안원들과 간부들, 장사꾼들은 새로 나온 아리랑 타치폰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주민은 아리랑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인 줄 알았는데, 뜯어보고 내부에 적혀 있는 중국글을 보고 중국산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하면서 물 건너 온 것을 우리나라의 것이라고 버젓이 소개하는 것을 두고 주민들은 국가의 머릿속에 수입병이 들었는데 주민들보고 수입병을 차단하라고 하면 그렇게 되겠는가라며 비웃기도 했습니다. 결국 대중의 눈은 속이지 못한다는 뜻이죠. 

7. 그렇죠, 대중은 언제나 스승이라는 말도 있듯이 대중의 눈과 귀는 속이지 못하죠.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북한 손전화의 번호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한국의 손전화 번호는 대부분 010으로 시작되잖아요? 북한 손전화기 번호는 북한 내 통신망을 지원하는 고려링크 번호 191과 강성네트 번호 195로 통신사에 따라 앞 번호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고려링크는 이집트 오라스콤사(社)와 합작한 통신사로 평양 등 내륙 지역 통신망을 제공하고 북한 내 자체 통신사인 강성네트는 평안도를 제외한 양강도와 함경도 등 북부 지역의 통신망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북한의 IT기기와 관련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저는 다음 시간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