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진보 정치인, 北민주화 외면한 채 자기모순에 빠져”

▲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은 지난달 27일 이종철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영상=유튜브 

‘가짜 진보의 청산’을 외치며 10여 년 간 북한민주화운동에 투신해온 이종철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가 오는 4월에 있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한다. 1990년대 초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이 대표는 북한이 인민을 위한 나라라고 오판, 주체사상파(주사파)에 들어가 한때 북한 정권을 추종했지만, 1990년대 후반 북한인권의 실상을 깨달은 이후 전향한 인물이다. 그는 북한민주화운동 이외에도 풀뿌리 지역 공동체 운동, 청년 지식인 운동에도 앞장서면서 한국 선진화에도 헌신해왔다.

이처럼 북한민주화 또는 시민운동가로 불려온 그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건,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정치권이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봐왔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운동 경력을 내세워 소위 진보 정치인을 표방하고 있는 이들이 북한인권 개선과 한반도 선진화에 적극 나서지 않는 등 되레 퇴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에 그는 시민운동을 통해 쌓아온 추진력과 실천력을 발휘해 정치 개혁을 이루고, 나아가 북한민주화와 한반도 통일의 기반을 구축해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데일리NK와 국민통일방송이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여전히 낡은 진보, 가짜 진보에 매몰돼 자기모순을 초래하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많다”면서 “자기 고백을 하지 못해 낡은 진보, 가짜 진보와 단호히 결별하지 않으면 진보로서의 가치와 위상을 세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진보 진영 내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진보 인사들 중 북한인권 문제 제기는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던데, 이는 과거 본인들이 민주화운동을 할 때 타도 대상으로 삼았던 군부 정권의 지배논리와 일치한다”면서 “과거에도 민주화세력이 사회 혼란을 야기해 북한의 남침 빌미를 제공한다고 주장한 이들이 있었는데, 그들과 대척점에 있던 진보 인사들이 이제 와서 왜 같은 주장을 되풀이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본인도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 잡고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결심했지만 그 방향이 북한의 독재 정권을 추종하는 것이었음을 알고는 생각을 바로잡지 않았느냐”면서 “지금 하는 일도 결국 대한민국에 진 빚을 갚고, 북한 독재 정권과 잠시나마 공범자가 됐었다는 죄를 씻기 위함이다. 여전히 가짜 진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 많이 착잡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금의 진보 인사들이 과거 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는지 초심을 되돌아보고, 그 때의 뜨거웠던 심장을 되살려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길 바란다”면서 “진보 세력이 그려야 할 미래는 통일 세상이자 민주 세상, 그리고 대동 세상이 아니던가. 북한 동포들의 해방과 한반도의 민주화를 이룰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손을 잡자”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북한 동포들이 자유와 민주의 샘물을 접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의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권은 당연히 이 문제에 제대로 부응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서울시 강서구는 그가 16년 간 다양한 지역 활동을 전개해온 곳이다. 스물아홉의 나이부터 강서구에서 북한인권운동과 풀뿌리 공동체 운동, 풀뿌리 지역 활동을 주도해 온 그는 현재까지 무료 집수리 봉사와 탈북 청소년 멘토링, 장애인 대상 무료 진료 봉사, 경로당 대청소 봉사 등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 대표는 “오랜 시간 해온 시민운동이야말로 국민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다는 점에서 어쩌면 정치와 가장 가까운 영역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그간 증명해온 추진력과 실천력, 사명감을 국회의원이 돼서도 십분 발휘해 국민과 호흡하는 정치 문화를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각 지역마다 총선을 대비해 선거 운동이 굉장히 치열하다. 대표님도 총선을 앞두고 정말 바쁜 나날 보내고 있다고 들었는데, 독자 분들께 최근 근황부터 전해달라.

“예비후보 등록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다. 강서구 곳곳을 활발히 뛰고 있다. 상가마다 다니면서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만나고,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골목을 다니면서 주민 분들에게 자문도 구한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정이 계속된다.”
 
-이번이 첫 총선 출마다.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뭔가.

“오랫동안 시민사회 운동을 해왔다. 그러면서 북한인권법조차 통과시키지 못하는 등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는 정치권에 대단히 개탄스러워 했다. 이밖에도 한국 사회가 직면한 주요 과제들에 대해 정치권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봤다. 그래서 직접 나서기로 했다. 정치권을 바꿔야한다는 생각 끝에 직접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이다.”

-이제까지 주로 북한민주화운동가, 혹은 시민운동가와 같은 호칭으로 불려왔다. 어떤 일들을 해 왔는지 소개해 달라.

“사회에 나온 게 2000년이다. 그 전후로 해서 북한인권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풀뿌리 지역 공동체 운동과 청년 지식인 운동도 병행했다. 올해로 16년째다. 때로는 다양한 활동을 동시에 진행했고, 때로는 한 가지에 집중해 활동하기도 했다.”

-왜 굳이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하면서 험난한 길을 걸어와야 했나. 혹시 대학시절은 어땠는지 물어봐도 될까?
 
“1990년대 초 대학에 들어가서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당시에만 해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 있었다. 또 군부 통치의 잔재가 약간은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렇다보니 사회 모순이나 부조리에 대해 자연스레 많은 사고(思顧)를 하게 됐다.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면 개인보다는 사회와 나라를 위해 일 해야 한다는 데 크게 고민을 했고. 물론 그러려면 자기희생이 수반될 터이니 여러모로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누군가 사회 정의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면 나서겠다고 결심했다.

당시에 이런 뜻을 이루려면 학생운동을 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사회를 개혁하겠다는 생각으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기도 했다. 소위 말하는 주체사상파(주사파) 운동을 하면서 북한을 추종하는 일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체포도 되고 감옥살이도 했다. 학생운동을 하다가 잡혀 투옥되고, 풀려난 후 다시 돌아와 학생 운동하러 나서고… 이런 일들이 반복됐다.”

-아무리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한들 북한 정권을 추종까지 했다는 게 놀랍다. 

“주사파 운동권은 한반도를 미국의 식민지로 인식했다. 한국이 일제로부터 해방 된 후, 미군정의 통치 하에서 국민의 뜻과 반대되는 정권이 들어섰다는 것이다. 또 그런 정권으로 인해 오로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현대사였다고 규정했다. 요약하면, 한국은 자주적인 국가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반면 주사파가 본 북한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소군정이 물러가자 자주적으로 일어선 곳이었다. 그리고 주체사상 하에서 통치 집단 또는 통치자가 국민과 혼연일체가 된 화목한 대가정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끝에 주사파는 북한의 통치 집단을 추종하기 시작했다. 전 한반도의 사회주의화를 위해 활동을 했고.”



데일리NK와 인터뷰 중인 이종철 現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우) / 사진=데일리NK

-그렇다면 주사파 운동가에서 북한민주화운동가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

“1990년대 중·후반기에 북한에 대기근이 발생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나 중국으로 갔던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동시에 북한에 대한 정보도 이전보다 훨씬 많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탈북자들과 만나 북한의 실상을 접하게 됐다. 그러면서 북한의 현실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걸 깨닫고는 고민 이상의 고뇌에 빠졌다. ‘뭔가 크게 잘못됐구나’ ‘처음부터 다시 짚어봐야겠다’ 이런 생각도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이제까지 공부했던 것들부터 사회와 역사에 대한 나의 인식들을 하나씩 짚어봤다. 그 결과, 잘못된 길로 가고 있었다는 걸 마침내 깨닫게 됐다.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기 위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사회 정의를 위해서 나를 희생했고 헌신했는데, 그것이 어쩌다보니 북한의 독재 정권을 위해 복무하는 길로 빠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큰 충격이었다. 지금 하는 일은 결국 대한민국에 진 빚을 갚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독재 정권과 잠시나마 공범자가 됐던 것에 대한 죄를 씻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과거를 생각하면 여러모로 많이 착잡하다. 만감이 교차한다.”
 
-그 이후 이제까지 해온 많은 활동들 가운데 눈에 띄는 몇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나의 고백’ ‘진보에서 진보하라’와 같은 책을 통해서 주사파의 잔재나 종북 세력의 실체를 밝히는 일을 했다.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나?

“여전히 낡은 진보에 갇혀 있는 종북 세력 중엔 과거 주사파 활동을 함께 했던 이들도 많다. 책을 통해서 그들에게 지금 하는 일이 잘못됐다는 걸 진심으로 알려주고 싶었다. 물론 전향할 당시에도 그들을 설득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결국 소수의 전향 인물들과 주사파 진영에서 떨어져 나와야 했다. 여전히 그들에게 낡은 진보의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

친북 활동을 했던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가짜 진보에 매몰돼 있는 운동권 출신 인사들도 많다. 그들은 가짜 진보, 낡은 진보를 구분해내지 못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짜 진보, 낡은 진보를 구분하지 못하면, 진보라는 가치가 결국 퇴색돼 버리고 만다. 가짜 진보, 낡은 진보와 단호히 결별해야만 진보로서의 가치와 위상이 바로 설 수 있다. 진보라는 가치를 위해서라도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 책 제목대로, 진보에서 진보해야 한다. 진보가 정체하거나 수구가 돼 버리지 않도록, 이제까지 잘못된 활동들을 해온 건 아닌지 문제제기를 하고 자기 고백도 해야 한다.

동시에 진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생산적인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 왜 진보를 선택했었는지 돌아보고, 지금의 모습을 초심에 비춰봐야 한다. 진보세력이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일은, 통일 세상이자 민주 세상, 그리고 대동 세상이다. 그리고 그 방안은 북한 동포들의 해방을 통해 전 한반도가 민주화 되는 것이다. 억압 받던 북한 주민들이 해방되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겠나. 뜨거웠던 심장을 되살려내고 이 시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다시 손을 잡자,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아도 보통 ‘인권’이라는 개념은 진보 진영에서 주로 내세우고는 하는데, 막상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뚜렷한 활동과 입장을 보이는 진보 인사들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런 현실에 대해 따끔한 일침 한 마디를 한다면?

“여전히 진보 진영 내에선 북한인권 문제를 두고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하는 의견이 있다. 심지어 예전에는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전쟁하자는 뜻으로 매도해버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과거 진보 운동을 할 때 타도 대상으로 삼았던 군부 정권의 지배 논리와 일치한다. 당시에도 한국에서 민주화운동을 한다고 하면, 사회 혼란을 틈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도록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주장에 저항했던 사람들이, 지금 와서는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이들은 국제사회에도 호소했다. 한국에서 억압 받는 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국제사회가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인권은 보편적인 가치라는 것, 국경을 초월해서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게 한국 민주화의 명분이었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가 한국의 민주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게 사실이다.

북한인권을 말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이들이 북한인권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하는 것인가. 이건 명백한 자기모순이다. 고통 받는 사람들 곁에 있겠다던 운동권들의 초심은 다 어디로 갔나. 진보 진영이 진정 민주화와 인권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북한인권을 두고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 북한 동포들이 고통 받는 현실을 먹구름처럼 가리지 말라.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한국사교과서 내에 잘못 기술된 부분을 바로잡는 활동도 했다. 어떤 취지로 전개하신 활동인지, 또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한국사교과서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문제제기를 했다. 한국사교과서 중 현대사 부분이 굉장히 편향적으로 서술됐다. 그렇다보니 대한민국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이어져왔는지에 대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인식을 갖지 못하는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 원인은 한국사교과서 집필진과 일선 학교 교사들, 특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에게 있다고 본다. 사실과 객관을 중심으로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편향된 역사관을 학생들에게 주입시켰다. 이념적 잣대로 역사가 재단되는 건 결코 옳지 못하다.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교과서 분석 활동을 했다. 한국사교과서는 2010년에 1차 검정 심의를 거쳐서 2011년에 검정교과서 6종으로 나왔다. 하지만 역사 서술과 관련해 논란이 일면서 2013년에는 다시 한 번 검정 과정에 들어갔다. 2014년 두 번째 검정판으로 8종의 교과서가 나왔고. 나는 검정교과서 6종과 8종은 물론 검정 과정도 분석해 보고서를 냈다. 다행히 내 분석이 꽤 많은 곳에 도움이 됐다. 한국사교과서가 올바르게 기술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다행이었다.” 

-시민사회에서 정말 많은 활동을 해온 것 같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렇게 시민 영역에서만 활동했던 운동권 인사가 과연 한국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본인이 갖고 있는 강점 중에 한국 정치를 잘해낼 수 있을만한 요소들로는 뭐가 있나?

“사실 시민운동이야말로 정치와 가장 가까운 영역이라 볼 수 있다. 정치·사회적 화두를 던지고, 국민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시민운동 아니겠나. 정치와 형태만 다를 뿐 많은 부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정치는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제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따라서 오히려 시민운동을 통해 충분한 역량을 쌓은 사람들이 정치권에 나가 더 큰 활약을 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추진력과 실천력 또한 시민운동가들이 확실히 갖춘 자질이고. 본인도 그런 부분에 훈련이 잘 돼 있다. 체화됐다고나 할까. 그래서 정치를 하게 되더라도 열과 성을 다해 강력한 추진력과 실천력을 증명해보이겠다.
 
더불어 사명감도 매우 중요하다. 정치를 하려면 자신보다는 타인과 집단, 공동체, 국민, 국가를 먼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순수한 마음을 기초로 갖고 있지 않으면, 정치하는 게 쉽지 않다. 그동안 북한민주화운동가이자 시민운동가로서 사명 속에서 살아왔다. 그런 면에서 스스로 준비된 정치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아울러 정치라는 건 대중과 호흡하는 일이잖나. 다양한 이해와 요구들 속에서 공동의 답을 찾아나갈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회구성원들의 삶이 윤택해지도록 제도와 규칙, 법률을 재정비해야 하고. 그러려면 국민이 정치가 만들어내는 것들에 공감하고 따라야 하는데, 그 전제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곧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게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진심을 갖고 접근한다면 가능할 일이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늘 염두에 두고 길러온 자질이기도 하고.”

-출사표를 낸 강서 지역에서도 많은 활동을 해 온 걸로 안다. 이제까지 강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어떤 일을 추진해왔나?

“강서구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16년이 됐다. 스물아홉에 강서구와 인연을 맺고 북한인권운동과 풀뿌리 공동체 운동, 풀뿌리 지역 활동을 병행해왔다. 특히 열린사회강서양천시민회 등 시민단체를 이끌면서 다양한 사회사업을 전개했다. 무료로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고쳐주는 집수리 활동이 대표적이다. 어림잡아 200가구를 수리했다. 또 몸이 불편하신 장애인 분들이 치아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무료 진료 활동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강서구에는 탈북민들이 많이 사는데, 탈북 아동과 청소년들이 학교 공부를 따라가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대학생을 주축으로 한 언니·오빠 멘토들이 탈북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교육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때에 따라 구정과 의회 감시 활동도 전개했고, 정치 발전을 위해 성명이나 논평도 발표해왔다.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토론회도 열었다.

작년부터는 (강서발전시민포럼을 주축으로) 더 많은 활동을 했다. 강서구 경로당 대청소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왔고, 엄마학교 2.0이라는 워크샵을 열어 지역 학부모들과 교육 발전을 논하기도 했다. 또 생존 수영 아카데미라는 걸 열어서 강서구의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생존 수영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최근 선거운동을 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이거 하나는 꼭 해결해 달라’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들을 것 같다. 앞으로 강서 갑 지역 발전을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아무래도 “잘 살게 해 달라”는 주문이 많은데, 본인도 절감한다.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생생히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명함을 돌리면서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면 오히려 “내가 부탁드린다”는 말이 돌아온다. 가게를 접고 싶지 않은데 월세를 겨우 내고 있다는 상인들이 많다. 얼마를 벌고 안 벌고를 떠나서 가게 유지라도 해야 하는데, 적자까지 생기니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은 법안 하나조차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되레 ‘갑질’이나 ‘특권’ ‘비리’ 이런 말들이 나오니 정치 불신이 심화되는 것이다.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이 분노로 표출되는 걸 보면 많이 안타깝다.
 
어떻게든 이 나라 경제 살려내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이 먹고 살 수 있게 하고, 또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 혁신부터 필요하지 않을까. 부패한 정치가 자꾸 문제를 만들지 않나. 건강한 정치 문화를 만들어 국민들이 편히 자기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서구만 보더라도 광역 철도라든지 경인 고속도로, 주변 공원화, 상권 살리기 등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작게 보면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산 중턱에 화장실이라도 하나 설치해드리는 것이다. 이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나. 예산 걱정들을 하는데,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예산만 줄여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주민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게 뭔지 파악해 이를 해결해가는 것이다. 현재 (예비 후보로) 뛰고 있는 강서구, 특히 화곡동은 예전부터 개발 문제와 관련해 굴곡이 많았다. 젊은 사람들도 많이 살고 있는데, 문제는 결혼 후 애가 태어나면 이 지역을 떠난다는 것이다. 지역 문화와 환경을 개선해 어르신들이든 젊은 사람들이든 오랫동안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20대 총선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으로서, 그리고 긴 시간 북한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온 사람으로서 한국 국민들과 북한 주민들에게 비전과 포부를 밝혀본다면?

“북한 동포들이 자유와 민주의 샘물을 접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의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당연히 이 문제에 제대로 부응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정치 세력이 형성되는 데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싶다. 

정치 혁신, 반드시 해야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절망하고 개탄해 마지않는 이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것도 머지않았다. 정치만 바뀌면 된다. 후진적 형태에서 정치가 벗어나면 대한민국, 선진국 된다. 20대 국회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야 하다. 본인 역시 동참하고 싶다. 절망의 정치를 희망의 정치로 바꿔서 국민들을 미소 짓게 만들겠다. 참신하고 개혁적인 젊은 청년 이종철을 강서구에서 키워주시고 선택해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