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中류윈산 눈치 보였나?…“군사력보다 인민애 강조”








▲ 북한이 10일 개최한 열병식서 3년 만에 육성 연설에 나선 김정은/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당창건 70년 주년을 맞아 북한군 2만여 명과 주민 10만여 명을 동원해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당초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신무기 등을 공개해 대내외에 군사강국이라는 것을 과시할 것으로 예측됐던 것과 달리 KN-08의 개량형 미사일만 공개했다.


다만 이날 김정은은 3년 만의 육성 연설을 통해 시종일관 인민과 청년을 위한 공화국 지도자라는 것을 어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정은은 3년 전과 달리 목소리에 힘이 실렸고 연설 내내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인민애를 강조했다. 때문에 대대적인 군사 퍼레이드인 열병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군사력 과시보다 김정은의 ‘인민애’ 선전에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열병식에 대해 체제 지도자로서의 자신감이 생긴 김정은이 평년 수준의 열병식을 진행하고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연설을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의 서열 5위인 류윈산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참석한 만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핵과 미사일 공개 보다 정상적인 국가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연설이었다고 분석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은 “이번 류윈산이 방북해 김정은을 만나면서 양국 간의 딜(거래)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류윈산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이 고도화된 핵과 미사일을 공개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류윈산이 보고 있는 만큼, 연설을 통해 정상적인 국가 지도자처럼 인민을 챙기는  것을 보여 주려 한 것”이라면서 “중국이 북한에 경제적 지원 등 선물 보따리를 가져가 김정은의 태도 변화를 이끌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도 “북한이 미사일과 핵 개발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지만 현재 완벽하게 공개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면서 “특히 류윈산이 방문한 상황에서 기술력도 완벽하지 않은 미사일과 핵 관련 무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 열병식에 참석한 중국 류윈산 상무위원과 손을 붙잡고 웃고 있는 김정은/사진=조선중앙TV 캡처


서강대 김영수 교수는 김정은 육성 연설에 대해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김정은 목소리에 많은 힘이 실렸다”면서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은 김정은의 체제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교수는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알리는 이번 열병식에서 ‘인민’이 강조된 것은 김정은 자신이 민심을 고려하는 지도자임을 알리려는 것”과 “인민을 강조하는 시진핑 등의 중국 지도자들과 같이 자신 역시 사회주의의 위대한 지도자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