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홍보팀장…호화·화려한 치적만 선전해”

진행 : 언론은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정권을 위한 선전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는데요. 노동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보기>시간입니다. 5일 이 시간에는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합니다.

2일자 노동신문에서는 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노동당 건설업적과 전통을 깊이 연구하고 채득하기 위한 중앙연구 토론회가 1일 인민문화 궁전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당 창건 70주년을 즈음해서 독일에서 경축집회가 열렸고요. 남아프리카에서는 사진전시회와 영화감상회가 지난달 24일에 열렸다고 소개했습니다. 북한 당국에서는 10일에 있는 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경축 분위기를 서서히 조성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시간에는 다가오는 노동당 창건일에 대해 북한 노동신문에서 선전하고 있는 내용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국장님 이제 북한의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이죠. 노동신문에서 당 창건일 준비에 대한 기사가 계속 전해지고 있는데요. 올해는 특히 더 많이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북한에서는 당의 역할에 대한 부분을 많이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느 당 창건 기념일과 달리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와서 열리는 첫 정주년 기념일이기 때문에 여느 때보다도 더 부각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죠. 그리고 지금 김정은이 집권 4년차가 되었는데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을 잘 치러서 김정은 정권이 당을 더 확실히 틀어쥐고, 당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의 통제력이나 지휘력을 좀 더 높이는 계기로 만들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죠. 또 주민들에게 당의 역할에 대한 부분을 더욱 부각시키는 등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을 맞으면서 노동신문과 방송 등 북한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체들을 통해서 더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봅니다.

2. 지난달에는 ‘어머니당’을 강조하는 논설에 이어 1일자 신문에는 ‘길이 빛나라 존엄 높은 조선노동당의 성스러운 70년이여’라는 특집기사까지 실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당 창건일과 비교했을 때 올해 노동신문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 중에 다른 점이 있나요?

김정일 체제에서 당 창건 50주년, 60주년 행사는 김정일이 후계자로 선정되면서 수십 년 동안 노동당을 직접 틀어쥐고 왔어요. 아버지 김일성이 노동당 총 비서였지만 김영주 다음으로 후계자로 선정되면서 바로 노동당 조직비서가 됐어요. 조직비서는 당 내부의 일을 다 맡아서 하게 돼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이미 김정일은 대학을 졸업하고 59년도 노동당에 들어가서 2,3년 후에는 조직지도부에 들어가 당을 평정하고 자신의 집권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일을 수 십 년 동안 해왔습니다. 그때 김정일은 제일 먼저 유일사상 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만들고, ‘어머니당’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국가의 전반적인 권한은 노동당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정일은 이처럼 무소불위의 노동당을 만들어 놓고 죽었는데 김정은은 이번이 처음으로 맞는 정주년 당 창건 기념일이기 때문에 할아버지와 아버지보다 당의 역할에 대한 부분, 당의 지위, 당의 이미지 이런 부분들을 주민들에게 좀 더 다가서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을 통해 김정은 정권이 앞으로 더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번 기념일은 김정은 체제와 권력 안정의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된다는 점에서 많이 다른 것입니다.

그 전에 당 창건 기념일은 그냥 김일성이나 김정일 영도를 부각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노동당 창건일 70주년 기념일은 김정은의 정권에 확실한 도움이 되는 좋은 표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가전체가 이 행사를 위해 1년 전부터 준비를 한 것이죠. 올해 초에는 김정은이 70주년을 맞아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노동신문 전면을 차지하는 구호까지 다 제시했었어요. 그만큼 김정은에게는 당 창건 70주년이 최대의 기회이기 때문에 여기에 아마 모든 것을 집중했다는 것이 전에 열렸던 것과는 다른 경우라고 볼 수 있죠.

3. 2일자 신문에는 당 창건 70돌을 앞두고 김일성 화보를 공개했고요, 중앙연구토론회에서 김기남 당 비서가 발표한 ‘조선노동당의 70년 역사는 위대한 수령님들과 경애하는 원수님의 활동 역사’라는 글도 전했는데요. 의도가 무엇일까요? 우상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까요?

노동당 창건일이 45년 10월 10일인데 이때는 국가가 만들어지기 전에 북조선임시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임시위원장을 김일성이 맡았어요. 그리고 남북한 공산당 본국이 있었는데 정당들이 합쳐지면서 당 연석회의에서 조선노동당을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김일성이 북한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가 됐죠. 그 때부터 북한 노동당은 김일성의 전위부대 역할, 전위당의 역할을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발표한 것도 위대한 수령님들과 원수님들의 활동역사, 노동당의 역사는 곧 수령의 역사였다고 말하는 부분이 바로 이거에요. 김일성의 정권안정 김정일, 김정은이 후계자가 되는 모든 과정을 당을 통해서 만들고 집행했잖아요.

그래서 노동당의 70년 역사는 김일성, 김정일의 활동역사였다라고 말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김정은의 활동도 앞으로 노동당의 역사가 된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주민들한테 노동당은 곧 수령이고 수령은 곧 노동당이라고 하는 삼위일체의 맥을 계속 연결시켜주는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우상화에서 가장 전위 역할을 하는 것은 노동당이고, 수령의 정권독재 체제안정을 위해서 가장 힘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노동당이기 때문에 노동당과 수령, 수령과 노동당은 떼어낼 수 없이 인체로 말하면 머리와 몸통으로 비유해 강조하는 것이죠. 몸통이 튼튼해야 머리가 건강해진다는 것입니다.

4. 그럼 노동당 창건일과 관련해서 김정은에 대한 선전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북한 당국은 당 창건일을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당 창건일은 어떤 의미라 볼 수 있을까요?

북한에서 당 창건 기념일은 김일성, 김정일 생일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국가 기념일입니다. 예전에 그런 말이 있었어요. ‘수령이 없는 혁명을 생각하는 것은 태양이 없는 꽃을 바라는 것과 같다’고 비교를 많이 했는데 거기서 핵심이 당이라면 수령을 만드는 울타리가 바로 당이에요. 김정은 정권이 들어와서도 그렇고 삼대세습에서도 노동당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없기 때문에 아마 노동당과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 북한의 모든 중심에는 노동당이 있기 때문에 노동당은 곧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노동당에 의해서 이끌어간다, 노동당의 핵심에는 수령이 있다 등이 바로 이런 부분이에요. 그래서 예전에는 주민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당이 없으면 우리는 없다는 식의 구호도 있었어요. 또한 당이라는 것은 북한 주민들한테 생명선이라고 할까 그렇게 인식이 돼있고 실제로도 그런 역할을 해요.

주민들한테 내가 법질서를 어겼는데 당에서 용서해달라고 하면 권력기관에서는 용서를 해줘요. 그만큼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권력 정치조직이기 때문에 주민들한테는 한편으로 무섭기도 한편으론 따사로운 어머니당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 당을 통해서 자기가 발전할 수 있는 길도 열리는 등 이 세 가지가 만감이 교차하는 의미가 될 겁니다. 또 주민들의 핵심세력이라고 하는 전체 10%의 200만정도 인구가 노동당 당원이잖아요. 그래서 이 당 창건 기념일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그들 삶에도 중요한 의의를 가지게 하는 기념일이라고 보여 집니다.

5. 올해는 당 창건 70돌이 되는 뜻 깊은 해라고 북한 당국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당 창건일 행사 준비가 한창일 텐데요. 특히 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여 대규모 열병식이 주목됩니다.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아마 지금까지 북한이 준비했던 열병식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고 새로운 것도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 규모가 될 것이고 최고의 열병식으로 선보일 것 같습니다. 이미 1년 전부터 주민들을 동원하고 미림 비행장에서 연습도 했죠. 그 근처 부대들도 이미 집결을 해서 행진연습도 하고 예행연습도 하고 있다고 해요.

6. 북한 당국은 당 창건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싸일’을 발사할 것을 몇 차례 언급했었습니다. 하지만 매체를 통한 미싸일 발사에 대한 강조가 줄어들은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의도는 무엇일까요?

장거리 미싸일 발사는 어떻게 보면 그 발사한 것만으로도 굉장한 효과를 내는 것이잖아요. 여러 가지 이슈가 되는 부분인데 이번에 미싸일을 발사하게 되면 대외적으로는 열병식보다 미싸일이 더 부각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열병식은 열심히 준비했는데 장거리 미싸일이 더 알려지는 부분이라서 이번에는 미싸일을 쏘겠다고 말만 한 것 같고, 실제로는 이번에는 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지금 역대 최대의 규모로 많은 인력과 돈을 들여서 열병식을 준비했는데 이 열병식의 효과나 의미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을 할 것 같진 않아요. 저는 북한이 10월 10일이 지나고 나서 다른 효과를 낼 때 미싸일을 발사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7. 열병식이 열리는 평양의 변화도 눈에 띄는데요. 최근 평양 대동강에는 대형 유람선 무지개호가 띄워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변에 백화점도 새로 들어섰는데요. 최고지도자의 사업에 있어서 의문이 드는 점은 이러한 사업보다 북한 주민들은 식량난 해결이 우선과제 아닐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국가 지도자는 주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 의식주 문제를 국정의 최고 과제로 내세워서 주민들의 삶을 안정시키고 발전시키는데 집중해야하는데 김정일 때도 그렇고 김정은도 그렇고 먹고사는 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체제유지를 위한 것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대동강에 띄운 유람선 무지개호도 그렇죠. 저도 사진으로 봤는데 굉장히 호화스러워 보였어요.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당장 식량문제 해결보다도 이런 이벤트성 행사를 하고 이벤트성 모습을 보여줘서 북한 주민들의 삶이 마치 그 수준까지 올라간 듯 한 홍보효과를 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따라서 오직 자신의 치적, 정권의 화려함만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죠. 새로 만든 백화점, 유람선 등은 북한주민들이 정말 분개할 일이에요. 먹고사는데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잖아요. 지금 주민들의 대다수가 가난과 굶주림에 다음 끼니를 연명하는 것을 걱정스러워하는 마당에 이렇게 호화유람선을 대동강에 진수시켜놓고 그걸 주민들도 타라고 하는 부분은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그야말로 홍보팀장 같아요. 자기가 지도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홍보만 하고 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8.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요. 이렇게 각종행사에 동원되는 주민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주민들은 늘 이렇게 생각하죠. 이번 노동당 창건일에는 얼마나 고생해야할까. 이번에 제가 통화한 소식통에 의하면 주민들이 새벽부터 없는 도로도 청소하고 선전 포스터도 하고 선전 장소들은 청소도 하고 페인트칠도 해야 하니까 그 돈을 모으느라고 주민들에게 세외부담으로 10만원씩 내라고 하잖아요. 그것은 기본이고 또 다른 세외부담이 많아요. 조직별로 당 조직, 청년조직, 직맹, 여맹 등 여러 조직별로 거둬들입니다. 그래서 당 창건 기념이나 정주년 기념일이 오면 주민들은 등골이 오싹해지죠.

9. 그런데, 김정은의 행보에 있어서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당 창건일을 앞두고 김정은이 나선특별시 수해현장과 옥수수공장과 같은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곳을 현지시찰하며 민생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실제 주민들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저도 나선 수해 현장을 돌아보는 것을 봤는데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어랑 비행장을 통해서 배로 나선까지 들어갔어요. 그런데 김정은이 현지지도 나오는 날 나선시 책임비서도 전혀 몰랐어요. 김정은이 비밀 현지지도를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수해현장을 갔는데 수해가 굉장히 피해가 크단 말이에요. 그 전에는 홍수피해 소식이 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북한의 수백 만 대의 휴대폰을 통해 당국이 감시하고는 있지만 이 정도의 통화는 하거든요.

따라서 전화통화를 통해 이번 수해가 커서 당 창건이고 뭐고 없다는 식으로 말하면 김정은이 열심히 공들여 한 당 창건 기념일의 효과가 상쇄되고 이 수해현장을 그대로 놔두면 어머니당에 드리는 당 창건의 멋있는 선물이 효과가 없어지는 부분이라서 이번 만큼은 김정은이 마음먹고 수해현장을 직접 현지지도 한 것 같습니다. 또 옥수수가공 농장의 준공을 앞두고 공장을 시찰하는 것은 주민들이 우리나라에도 옥수수공장이 생겼구나라고 알 수 있도록 하는 부분들. 이것을 통해 주민들에게 김정은은 주민의 삶을 걱정하고 있고 주민의 삶을 위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가야 될 코스였다고 봅니다.

10. 노동신문에서 당 창건일과 관련해 선전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요. 이례적인 김정은의 행보를 비롯해 북한이 의도적으로 외부에 달라진 모습을 널리 알리려는 것 같습니다. 조금 과장된 느낌이 드는데요. 이러한 선전선동을 실제 주민들도 인식하고 있나요?

주민들은 다 알아요. 선전선동을 하는 부분들, 노동신문을 통해서 나오는 부분들은 거의 90%가 김정은의 업적을 추켜세우는 것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주민들도 울타리 체제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이라서 선전을 계속하면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우리 삶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갖게 될 수도 있어요. 주민들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북한체제의 선전수단에 대한 내용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죠.